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김민숙 지음 / 예담Friend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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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는 책을 선물 받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아이를 우등생으로 키운 한 어머니의 기록이다. 저자는 그저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이자 주부라고 하지만, 느리고 산만하고 때론 바보라고 놀림을 받던 아이를 전교 1등 수재로 거듭나게 한 엄마이다 보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나자 몇 가지 느낌이 우후죽순 떠오른다. 두서없이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면, 우리네 '엄마표 교육'의 분투가 눈물겹다. 스토리는 달라도 동생가족의 자녀교육과 유사하다. 맹자의 맹모삼천지교가 생각난다. 아이는 엄마의 거울이다. 아이의 능력은 부모가 결정한다. 결국 아이의 교육은 부모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등등... 이런 생각 속에서도 '과연 부모의 노력만으로 아이가 다 잘 될까?' 하는 의문부호를 찍게 된다.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풀어보자. 언젠가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우리나라에 왔다간 이후, 그는 연설 때마다 우리나라 부모와 학생들의 교육열을 소개하곤 했다. 우리의 교육열은 이렇게 미국의 대통령도 인정할 만큼 대단하고 , 우리 아이들의 수준도 세계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년마다 진행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2010년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15살 학생들의 읽기와 수학 능력이 교육 선진국인 핀란드를 앞섰다고 한다. 그동안 열세였던 과학도 2006년보다 무려 8계단이나 올라 일본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런 성과에 대해 OECD는 주기적인 학업성취도 평가와 정규수업 이외 방과 후 교육활동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는데, 그건 실상을 잘 모르는 입바른 분석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진정한 힘은 '엄마'이다.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새벽부터 밤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아줌마'의 위력을 모르니 공교육이 잘되어 좋은 성과를 내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아파트 같은 라인의 초6 아이는 학원을 10개가 넘게 다닌다. "빡빡한 일정표가 질려 힘들지 않아?" 하고 물었더니 자기 친구는 14군데를 다닌다며 괜찮지만 피곤하다고 답을 한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다. 믿기 힘들지만 사실이다. 아이의 교육 때문에 어머니가 직장이나 하던 일을 그만두는 민족은 한국인과 유대인 밖에 없다고 하는 말도 들리니 우리의 교육열이 이래저래 대단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교육열과 성과에 비례하는 실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거리이다. 사교육비의 과도한 경제적 부담, 얽매인 획일적·강제적 교육에 의한 창의력·상상력의 상실, 의사나 변호사만 꿈꾸는 똑똑한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교육이 '진짜교육'인지 정말 모르겠다.

 

아무래도 돈 있는 집안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높은 수준의 다양한 체험학습을 꾸준히 받다보니 그 경험 축척에 의해 보통 아이들 보다 조금씩 앞서나가는 게 현실이다. 물론 공교육에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맞춤형 교육이 될 수는 없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슬프지만 이런 작금의 현실에서 엄마와 아이의 노력만으로 전교 1등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교육당국이나 많은 부모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홍보(?) 가치가 아주 높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책을 읽어도 아마 많은 학부모는 "그래도 있는 집 아이가 나을 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당연하다. 같은 의지와 열의를 가지고 있다면 아무래도 있는 집 아이가 더 나을 것이다.

 

이야기의 방향을 다시 틀어보자. 처음 이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은 책의 내용이 내 동생집 이야기의 70% 수준이라는 거다. 그래서 동생에게 "너거 집 아이 공부시킨 거 책으로 한 번 내자. 자료 좀 준비해 봐라."고 이야기 했다. 동생은 IMF 구제금융 받을 때 굴지의 기업에서 사람 짜르는 일을 했다. 마음 약한 녀석이 그 일을 못내 마음 아파하더니 그만 지가 그만두고 말았다. 그 뒤로 쭈~욱 업자가 되고 말았다. 있는 돈 다 까먹고 아이들 공부는 정말 사교육 없이 두 부부가 번갈아 가면서 시켰다. 책은 전부 도서관에서 빌려 읽혔고 영어공부는 선교사 비슷한 분에게 공짜로 배웠다. 그런데 큰 녀석이 두각을 나타내더니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과고에 들어갔다. 둘째는 더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생의 프라이버시상 더 깊게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결국 부모의 의지가 아이를 밝고 똑똑하게 키웠다고 나는 믿는다. 가난은 다소 남루함이겠지만 좌절은 아니라는 걸 동생에게서 확인했다.

 

먹고 살기도 바쁘고, 아이를 가르칠 능력도 없다고 하겠지만, 마음이 통하면 눈물과 땀의 대가를 얻어낼 수 있는게 교육이 아닐까 한다. 떠밀리는 삶 속에서 아이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에 이런 말이 있다. "공부에는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엄마의 사랑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관심과 사랑으로 자녀를 믿어주는 것이 자녀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란 말도 기억에 남는다. 크게 부담 없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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