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2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도전 미생 2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미생 2권은 17수부터 33수 까지를 담고 있다. 17수의 사직서 장면에서 눈길이 잠시 멈추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직장인으로 이런 갈등의 순간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 있을까? 자신과 가정을 위해 참고 참고 또 참는 우리의 모습이 겹쳐진다. 박 대리는 장그래의 훈수(묘수, 혹은 꼼수는 정수로 받는다)로 별 것 아닌 가난한 껍질을 벗어버리고 화려한 날개를 단다. 바둑은 때때로 너무나 운명적이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21~22수는 시크한 커리어우먼의 애환이 그려지는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돌아서는 맞벌이 시절의 내 모습도 저기에 있다. 마음이 짠하다. 저 때 즈음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지만 아이의 미소 한 방에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한 시절이었다. 이후부터는 인턴의 딱지를 떼고 계약직 사원이 되기 위한 단체 및 개인 P.T 시험과정이 그려진다. 물론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 장그래는 시험을 통과한다. 그래야 그림이 계속 될 것이므로…….^^

 

(사직서를 낼까말까 망설이던 그 모습...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나오다가 아이의 눈높이에서 배꼽인사를 하는 커리어우먼... 이 장면... 바로 우리네 삶의 한 모습이더라...)


1권의 감상을 올리고 나니 몇몇 벗님께서 바둑을 모르는데 읽을 만하냐는 덧글을 다셨다. 한 수에 한 화(話)가 그려지는 이 책에서 정식 바둑대국에 대한 설명은 그 한 수 외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장그래가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 바둑의 이치(棋理)를 풀어내고 있을 뿐이다. 바둑을 모르는 분도 보고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묘한 바둑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제 1회 응창기배 제 5국에서 조훈현 9단이 일방적으로 이긴 게 아니었다. 막판에 섭위평 9단은 흑 대마를 잡기 위해 노림수를 둔다. 조훈현은 일대위기를 잘 타개하고 승리를 낚아채는데, 이런 과정이 웹툰에서는 장그래가 겪는 직장생활의 난관과 돌파로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흔히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바둑판 위에 우주가 있고 삼라만상이 있고 인생무상이 있음을 이번 기회에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2권을 보고나니 뒷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하다. 특히 장그래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여주인공 안영이와 어떻게 엮일지, 그래에게 술 한 잔 마시자는 유치원 선생님은 또 어떻게 풀어나갈련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외에도 여러 인물들의 조연적 연출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궁금하여 포털사이트 다음의 '만화속세상' 웹툰코너(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miseng )에 들어가 몇 화를 더 봤다. 사이트 속의 웹툰과 책 속의 그림은 같으나 글을 박스 속으로 넣음으로써 외형상 조금 다르다. 손님 접대 소장용으로 적당하다 싶은데 언제 또 후속 책이 나오련지... 퍼뜩 나왔으면 한다.

 

 (버틴다는 것... 완생으로 나아가는 것... 2권의 마지막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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