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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행복한 출근길, 제목만으로도 직장인들을 설레게 하는 말 같다. 혹은 아주 먼나라 사람의 일처럼 무심하거나.
매일 아침 힘겹게 눈을 뜨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어떤 즐거움도 나를 위한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직장인들에게 출근시간은 고된 노동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하물며 행복하기 위해 출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법륜스님은 번뇌에 빠진 모든 중생(직장인)들을 구제하고자 이런 책을 쓴 듯 하다. 스님은 회사를 다니며 겪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을 통해 자기 수행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실업청년자들이 늘어나고 경제가 어려워지니 직장인들에게 직장생활은 예전보다 더 숨통을 조이는 곳이 되가고 있다.  몇해 전 IMF위기때 수많은 사람들이 명예퇴직을 강요당하고 감원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쓰디쓴 과거가 있다보니 현재 직장인들의 심정 또한 그때처럼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 위태위태할 것이다.  몇 십년만에 물가가 폭등하다보니 먹고 살기가 예전보다 빠듯해진 직장인들에게 회사 역시 그들을 보채고 닥달한다. 회사생활이 피곤해질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그런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그 지옥같은 곳을 뛰쳐나온 사람중에 하나이고보니 밥벌이를 위해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하는건 당연한데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않다. 그런데 어디를 들어가도 나와 다른 사람들이 아웅다웅하고 회사는 이익을 위해 직원들을 쥐락펴락하는 곳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 결국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면 나의 마음가짐을 바꾸라고 스님은 말씀하신다. 부처가 절에만 있는 것이냐 부처는 바로 내 마음안에 있는 것이라는 유명한 이야기처럼 지극히 불교적 방법이라고 여겼지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은 한결 편안해지고 있었다.  
 

여러분이 정신을 차리고 잘 살펴보면 직장은 즐거운 곳도 아니고 괴로운 곳도 아니고 그냥 그곳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거기 가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그곳이 즐거운 곳이고, 거기서 나오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그곳이 지옥입니다. .....(중략) 그런데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나서 그곳은 즐거운 곳이 되기도 하고 괴로운 곳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나로부터 일어나는 것이지 직장으로부터 오는 것은 아닙니다.     -p.44
 

내 생각이 바뀌어야 직장생활이 즐거워질 것이고 그 직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출근길의 발걸음이 즐거워질 것이라는 뻔히 알고 있음에도 행해지지 않는 이치를 스님은 수도 없이 강조하신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스님께서 직장인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고쳐먹는 것에 성공했으나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그 곳을 과감히 떠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물론 그 말씀만 깊이 새겨 "안녕히 계십시오"를 남발해서는 안 되겠으나 난 그 한마디에서 큰 용기를 얻었다. 그 말을 꺼내기 전에 몇십 번, 몇백 번 고민하고 떳떳하게 자기수행을 해야겠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종종 회사생활을 하면서 자신이라는 존재를 잃어버리곤 한다. 돈에 얽매이다 보니 회사생활이 즐겁지 않고 즐겁지 않은 일을 매일 하다 보니 '사는 게 무엇인가'라는 원초적이지만 절박한 심정의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게 된다. 스님은 그에 대해 가장 중요한 해답을 주신다. "자신을 돈에 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일을 해도 돈 내고 하면 놀이고, 돈 받고 하면 노동입니다. 우리는 노동 따로 하고 놀이 따로 합니다. 그런데 노동은 돈 때문에 할 수 없이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돈의 노예라고 하지요. 인간은 돈도 필요하지만 자기 행위의 주체가 되면 즐거움이 생기고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데 행위가 속박을 받으면 거기서 괴로움이 생기는 거예요. 지금 여러분은 돈에 매여 있는 겁니다.   -p.84


책의 서문에서 스님은 직장에서의 삶과 자신의 행복한 삶이 별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괴리감을 맛보는 것이라고 하신다.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바꿔 즐겁게 함으로서 주변사람들에게까지 그런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해주면 회사생활이 편안해질 것이다. 그리고 하루 하루가 자신의 인생이라는 구절이 인상깊었다. 무의미하게 직장에 출근했던 오늘도 결국은 내 삶의 일부라는 걸 깨닫는다면 결코 헛되이 보내지는 않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 행복하게 출근하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이 사실을 먼저 깨우쳐야 할 것이다.


하루하루의 직장생활이 여러분 자신의 인생입니다. 지금 내 삶의 하나하나가 그대로 내 인생이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지금의 생활을 내 삶의 소중한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십시오. 그러면 업무도 좀 편안해집니다.  그리고 절대 자신을 과대 선전하지 마십시오. 과대 선전하면 여러분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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