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침체
타일러 코웬 지음, 송경헌 옮김 / 한빛비즈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도래하고, 이전과 다른 장기적인 저성장에 대비하여 욕망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들이 눈에 띄었고, 그 견해들의 레퍼런스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렇게 이리저리 헤매다 타일러 코웬의 거대한 침체를 읽게 되었고, 위 의견들을 출발시킨 핵심 레퍼런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에 대해 가장 경제적이고 선명하게 설명한다.


  저자 타일러 코웬은 조지메이슨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동대 시장 경제 리서치 센터에서 감독으로 있으며, 뉴욕 타임즈등 유수의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인기 칼럼리스트이고, Alex Tabarrok과 Marginal Revolution이라는 인기 있는 경제학 블로그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동명의 온라인 교육기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미국내에서 복지에 초점을 맞춘 좌파와 감세에 초점을 맞춘 우파와 달리, 70년대 이후 정체된 기술 혁신으로 저성장은 막을 수 없는 것이 되었기 때문에 경기 성장에 기반을 둔 복지와 감세에 비판적인 거리를 두며, 장기적인 저성장에 대비해야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타일러 코웬은 책에서 "쉽게 따는 과일"이란 비유로 저상장 시대와 이전 시대를 가른다. 저성장에 돌입하기 전 "미국 경제는 17세기 이래 쉽게 따는 과일 - 무상 토지, 수많은 이민자,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무상의 토지로 풍요로움을 확보하고 이로인해, 영리하고 야망을 가진 이민자들-능력 좋은 노동자들을 대거 유입시킬 수 있었고, 그와 함께 발전한 운송수단과 통신수단의 발전으로 인해 경제 규모의 확장과 그에 맞추어 국민들에게 "근대 국가에 대한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또한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계속 건설된 산업시설은 상대적으로 이동성이 결여되었고, 때문에 큰 자산은 쉽게 세금과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거대 산업을 중심으로 노동자-국민은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었고, 국가는 그에 대한 세금을 거두어 들이며 자연스럽게 규모를 키워 나갔다. 이런 급격한 성장에 관료주의가 크게 성장하였고 과학적인 관리의 필요가 대두되었고, 데이터 관리 및 문서화가 발달하였다.


  코웬의 말처럼 "쉽게 따는 과일"들이 지천에 널렸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세계 2차대전은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발생하였고, 미국의 영공은 평화로웠고, 그 전쟁은 미국을 선두로한 연합국의 승리로 끝났다. 많은 분야의 기술 발전은 재빠르게 미국민의 삶의 양태와 질을 바꾸어 나갔고, 그에 발맞추어 가계 평균 소득은 -1940년대에의 가계 평균 소득은 1970년대에는 두배나 상승- 가파르게 올라갔고, 이와함께 강력한 국가에 대한 믿음은 국민들에게 미래를 담보 삼아도 된다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그러니까 타일러 코웬은 거대 기업 또는 입법자들의 그릇된 선택으로 오늘이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술 발전사, 산업사, 미국 역사 등을 가로지르며 미국민의 마음에 굳건히 서있는 믿음으로 좁혀들어간다. 그 믿음이란 미래를 담보로 삼은 "실제보다 부유하다"는 생각들이다. 이 생각들은 기술 혁신이 정체되었단 문제를 가볍게 만들고, 그 무지에서 출발한 낙관적인 태도가 금융위기를 도래했다고 말한다. 믿음의 기반이 상실되었음에도 그 믿음은 멈추지 않았고, 좀더 큰 리스크들에 뛰어들어 그것들을 파헤치며 성장을 찾아헤맸다는 것이다.


  그 믿음들은 어제와 달라진 오늘과 미래를 간과했다. 타일러 코웬은 좌파와 우파 모두 '기술 혁신'의 정체를 간과한 체 미래로 향하는 헛깨비만 세울 뿐이라고 한다. 또한 GDP로 측정되는 상정 또한 GDP 산출 방식의 한계는 물론 그 상장 수치 또한 이전과 비교할 바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기술 혁신인 인터넷 산업은 이전 산업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한다. 거대한 반향과 수익을 이끌어내는 대부분의 인터넷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직원 수는 이전에 성장을 이끌었던 산업들과 큰 차이를 이룬다. "돈이 되는 참신한 아이디어는 희소하여 그런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를 갖는 소수 사람들에게는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보상이 큰" 시대, 그 참신한 아이디어로 사회 전반의 성장을 이끌어갈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타일러 코웬은 이 저상장이 언젠가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 설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그 주축에 미국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 여기는 듯하다. 중국과 인도가 급격한 성장으로 축적한 부를 과학과 공학산업에 투자하며 다음 단계의 기술 혁신을 이룩한다는 것, 아직 유아기나 마찬가지 인터넷 산업이 성숙해지며 -지금처럼 현실 도피용으로 사용되며 저성장 시대의 진통제로 쓰이는 것에서 벗어나- 수익 창출과 과학적 발전 창출에 이바지 하지 않을까라며 예상한다. 그리고 희미한 낙관적인 미래에 대한 예상은 과학에 대한 투자, 과학의 지위 상승에 기반을 둬야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미국민들에게 위치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낙관적인 미래를 믿게하던 기반은 정체되었고, 패권국으로써 미국의 지위는 전과는 다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치 이념적 선택에 사활을 걸기보다, 어제와 달라진 오늘과 미래를 맞이하는 개인의 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분간 미래를 담보 삼는 일을 멈추고 성장의 동력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과거 기술 혁신을 동력삼아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제국들을 언급하지만, 희망을 걸 곳이 거기뿐이라는 것을 언급하고 "다시 어려운 문제로 돌아간다"며 책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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