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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geon (Paperback)
파트리크 쥐스킨트 외 지음 / Penguin / 1989년 6월
평점 :
러시아사를 공부할 때 러시아의 19세기에 대해 한 교수님이 말씀하시기를 "19세기는 러시아 일반인들에게 악몽이었다. 아마도 프랑스 혁명시기의 프랑스인들도 그리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루하루가 새로운 하루하루였고, 자신과 자신의 주변환경이 계속해서 변화함으로써 일상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 규칙적인 삶에서 벗어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라고 말씀하였지요.
그러한 일상적인 삶과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큰 심리적인 차이가 있는지 이 소설에서 절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같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혹은 자주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자전거의 브레이크를 잡는 것이 의식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초보운전과 숙련된 운전자의 차이도 이와 같다고 생각됩니다. 초보운전의 경우에는 짧은 시간에 모든 상황과 제어를 해야한다는 의식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등에서 땀이 방울 방울 떨어지지요. 하지만 이러한 운전이 일상이 되어버리면 핸들의 조작과 기어의 조작 등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됩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하루 중에서 의식이 굉장히 깨어있다라고 생각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의 행위들의 대부분은 익숙한 것들의 연속이지요.
이 책에서 주인공은 어느날 그러한 일상(loutine)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갑자기 의식이 깨어나게 되지요. 이 책은 그러한 날의 주인공의 심리를 그리고 있습니다. 한번 읽고 나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소설이지요. 저는 파트리트 쥐스킨트의 다른 소설보다 이 소설이 더욱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추천하는 국내 단편 소설 : 김영하 [엘레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