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돈을 모으는 재미에 산다?

한국의 부자들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3년 2월

한국에서 부자되는 X파일을 고스란히 담아놓았다고 해서 소문이 난 책이지요. 전 이 책을 읽기 전에 더난출판사의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를 읽었습니다. 두 책을 비교하자면, 내용은 거의 비슷하지만 실제 사례를 좀더 많이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부자들을 좀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두 책의 내용을 따지고 보면 별반 차이가 없어, 역시 부자 되는 습관과 부자들의 성향은 매한가지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시작과 더불어 독자가 직접 '부자 테스트지'에 점수를 매기도록 하고 있는데요. 책을 읽기 전에 자신이 부자가 되는 길의 어디쯤 와있나를 점검할 수 있어 매우 유용했습니다. (^^ 참고로~ 저는 부자에 발을 들여놓은 2단계입니닷. >.< 뿌듯해욧~!)

부자가 되기는 참 어렵지만 부자로 다가가는 방법은 꽤 쉬운듯 보입니다. '수입의 50%는 저축하라.' '먼저 저축하고 나머지를 써라', '재물이 많다고 다 쓰지 마라', '현금을 좋아해라' '목표를 가져라' 등등 누구나 다 알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내용입니다.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습관, 그것이 자신을 부자의 길로 이끈다는 저자의 결론은 누구나 공감할만 합니다.

부자인지 아닌지 가늠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돈씀씀이를 보면 된다는군요. 부자들은 돈을 모으는 재미에 살지만, 일반 사람들은 돈을 쓰는 재미에 산다구요. 순간 제가 후자에 속한 것 같아 찔렸습니다. 또한 부자들의 소비습관도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첫째, 필요없는 물건은 사지 마라. 대부분은 필요없는 물건들이다.
둘째, 필요한 물건은 싸게 사라. 기를 쓰고 싸게 사라~.
셋째, 품위를 유지시키는 값비싼 물건은 적정한 범위에서 구입하라.

입니다. 너무 좋은 말이라서 읽자마자 외워버렸어요. 요즘 이것저것 사고 싶은 물건이 너무 많았는데요. 한번 생각하고, 두번 세번 생각하니, 정말 필요없는 물건들이 너무나 많더군요. 또 싸게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비싼 곳을 찾아가 제 값 다 주고 사는 사람은 바보라며, 부자들 중에는 골프채를 10만원이라도 비싸게 주고 사면, 도저히 배가 아파서 잠이 안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보통 사람들과 부자들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그들이 돈이 없어서 그러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싸게 살 수 있는 물건을 비싸게 사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는 거죠. 맞는 말이죠? 그렇다고 비싼 물건을 사지 못하는 것은 수전노라는군요. 절약할 것은 하면서 적정범위에서 비싼 물건을 사라고 하는군요. 세상에서 가장 바보는 살 능력이 없는데도, 값비싼 물건을 사놓고 즐거워하는 사람입니다. 신용카드로 빚에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생각나 안타까웠습니다.

당신이 돈에 대해 잘 모르고, 어떻게 돈을 쓰고 아끼고 투자해야할지 막막하다면, 이 책이 기본교과서가 되어주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적은 돈을 잘 굴려보지 않은 사람은 큰 돈도 결국 못굴린다는 어느 부자의 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앞으로 매일 돈의 흐름을 정리해야겠군요. ^^

결론은!! 좋은 책입니다. ^^ 추천합니다.

서재를 결혼시킨다는 행복한 고민.

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저자의 집은 수천 킬로그램에 달하는 책들이 쌓여있어 가정집이라기 보다는 헌책방을 연상케 합니다. 독서광 가정에서 자라 책을 매개로 남편과 만나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은 뒤에도 책에 둘러싸여있는 앤 패디먼의 일상은 정말 행복해보입니다. 하물며 이 책 제목인 '서재 결혼 시키기'는 얼마나 매력적인지~~!!!.저도 나중에 그런 매력적인 고민을 할 수 있다면 ^^ ~ 지금부터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찾다찾다 못찾아서 찾은지 1년이 넘은 오늘에서야 다 보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빨리 읽고보자는 성취감에 책장을 넘겼지만, 넘기면 넘길 수록 '마치 즙이 많고 잘 익은 과일의 맛을 음미하듯' 천천히 읽고 싶어지더군요.

국내에 출간된 책에 대한 책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책이 한국에도 출판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저는 이광주님의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 조희봉님의 <전작주의자의 꿈> 두 책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는데, 거기에 또 한권이 추가되는군요. 이광주님의 책은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책의 역사나 책 주변의 역사를 주로 서술했고, 조희봉님은 헌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려갔다면, 이 서재 결혼시키기는 편집장이자 주부인 앤 패디먼의 일상사와 책을 잘 버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너무나 개인적이나 절대 개인적이지 않은 독서광의 일상은 정말 ^^ 친근하기 그지 없습니다.

메뉴판을 보고 오자를 바로잡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가족. 자투리 책장 이야기. 음식의 묘사가 너무나 리얼해 결국은 간식을 먹고야 말았다는 이야기. 현장에서 책 읽기, 책 속표지의 헌사, 아끼는 책을 찾아 사방을 해메던 이야기.. 하나같이 애서가가 거의 공통적으로 겪는 일상의 이야기를 너무나 적나라하고 너무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았습니다. 그건 앤 패디먼의 이야기이자 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장 따뜻하고 애착이 가는 내용들이죠. 게다가 저자는 너무나 박식하고 결코 재지 않습니다. 그녀가 에세이마다 써놓은 주옥같은 인용구은 하나하나 금방 읽기에 너무나 아까울정도에요. 정말 정말 일독을 권합니다. 별 다섯개도 모자란 책입니다. 단~! 당신이 애서가라면~! 책에 관한 책에 관심이 많다면요.

물론 미국책이고 하나같이 오래된 책들이지만, 이 책 뒤에 한 챕터를 잡고 떡하니 들어서있는 책에 관한 책 리스트도 정말 값진 수확입니다. 조지 오웰의 '서점추억'을 꼭 한 번 읽고싶네요.국내에는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의 기술이 있습니다. 너무 말이 길었나요?끝으로 한구절만 소개하겠습니다.

'영국의 비평가 홀브룩 잭슨은 이렇게 썼다. '책은 음식이며 도서관은 몇 개의 접시에 실려 나오는 고기 요리다. 우리는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좋아하거나 필요해서 먹는데, 대부분은 좋아해서 먹는다.''

편리한 생활 속에서 느끼는 공허함.

언제나 소박하게
존 레인 지음, 유은영 옮김 / 샨티 / 2003년 9월

조금은 소박하게. 언제나 소박하게. 이 말만큼 사람들이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가 또 있을까요? 언제나 소박하게 살 것을 다짐하지만, 그러기엔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은 유혹의 손길이 있습니다. 새로 나온 스테레오, MP3, 디지털 카메라, 핸드폰, 맛있는 음식, 새로 나온 영화, 쫓아가야하는 유행들 말이죠. 저자는 이와 비슷한 다른 책처럼 '소박한 삶의 즐거움과 이로움'을 역설하고 있는데요, 그 첫번째는 책을 들 때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하얗고 가벼운 재생지를 사용한 페이퍼 백이거든요.

글을 읽다가 눈에 박혀, 가지고 있던 종이에 끄적거린 구절이 있었는데,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사람들은 편리한 기계와 논스톱 쇼핑 등이 편리할 뿐 아니라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좋다고들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것들로부터 얻은 시간들을 쾌락과 사치에 낭비하고 있다. 촛불을 켜고, 큰 소리로 책을 읽고, 시 구절을 음미하면서 보내는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

아..정말 그렇죠? 아마 인간이 기계를 발명할 때 그런 심정이 아니었을까요? '이런 허드렛일을 기계가 대신해준다면, 필사 대신 워드프로세서를 쓴다면, 연탄을 갈 시간에 보일러를 튼다면... 이렇게 남는 시간에 가족들과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아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을거야.'

하지만 우리는 예전의 다짐을 잊은 듯합니다. 대신 그 기계에 얽매어 쾌락을 즐기는 시간이 더 많지 않은가요, 더욱 세상이 각박해지지는 않았나요? 가끔 시골에 가면, 도시에서 즐겁기만 한 생활이 다 소용없음을, TV, 컴퓨터와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또 한구절을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은 매일 조금씩 얻지만,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은 매일 조금씩 버린다.'

열 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보다 먼저 나온 책?

나도 부자가 될래요
수지 모건스턴 지음 / 청솔 / 1991년 11월

이 책은 보면 볼 수록 참 재미있는 책인데요, 절판되었다니 아쉽기만 하네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보고 경제 관념을 키우게 된 책입니다. 돈이 궁한 스테이시가 아이들을 상대로 여러 가지 소사업을 벌이면서 용돈을 법니다. 하지만, 그 '장사'들은 호황을 누리다 싶으면 스테이시의 미숙함에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죠. 소위 ^^ 부도가 나서 점포정리를 했다고 해야할까요?

아이들의 세계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돈을 벌기 위해 스테이시는 여러가지 사업계획을 추진하는데요. 쉬는 시간을 이용해 스테이가 샌드위치를 만들어다 판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가장 돈을 많이 번 장사였지만, 쇼핑백을 두개씩인 학교에 들고오는게 너무나 힘들어서, 또 '매점'이라고 하는 '간사한' 경쟁업체가 스테이시의 단골고객을 끌어간 까닭에 그만두긴 했지만요.

요즘 소위 아이들을 위한 경제 동화가 인기라고 하는데요. 용돈을 벌기위해 아이들이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실패를 하면서 깨우쳐가는 산 경제 개념을 간접적으로나마 이 책을 통해 경험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왜 스테이시가 돈을 그렇게 열심히 벌어야 했는데, 책에는 나오지 않았던 것 같네요. 목적의식을 가진 경제의식도 더불어 아이들에게 심어줬으면 합니다.

'buy가 믿다'라는 뜻이 있는 거 아시나요?

ez TEPS - Vocabulary
이기문 지음 / 아카데미문화사 / 2001년 12월

텝스교재를 사러 밖에 나가면 쌓이고 쌓여있는 교재들 중에 어떤 것을 골라야하나 고민이 되는데요. 토플이나 토익과는 달리 텝스는 아직 시행된지 오래되지 않았고, 기출 문제들도 철저히 보안에 붙여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텝스준비 문제집을 샀다고 해도 막상 시험을 보면 문제집에서 풀어던 것과 난이도와 경향이 달라 고민하셨던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이 책은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부분은 비슷한 철자로 혼동되기 쉬운 단어들을 알파벳 순으로 묶어서 정리해놓았구요. 두번째 부분은 다의어(한 단어가 여러 뜻을 담고 있는 경우)를 정리해놓았습니다. 사실 혼자서도 정리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여기 있는 단어들은 잘 안 쓰이는 단어보다는, 어렵지만 많이 쓰이는 단어를 위주로 정리되어 있어서 신문잡지를 읽을 때나 문제를 풀 때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구요. 공부하다보면 저자가 얼마나 경험이 풍부한가, 세심하게 신경써놓았는가 알 수 있습니다. 단어들의 뜻 뿐 아니라, 단어가 사용된 숙어와 자주 쓰이는 문장들도 함께 제시해 놓아, 한 번에 관련공부를 하기도 좋습니다.

단어와 함께 있는 blank 문제는 배운 단어를 금방 적용해 볼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연습문제에 간혹 틀린 답안이 많이 보여서 개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그림이 없어서 좀 지루할 수도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시구요. 아무래도 영어책이 자기 맘에 들어야 공부를 하게 되잖아요. 어떤 영어책이든 여러 모로 꼼꼼히 살펴보시고 주문하세요. 어휘집으로는 손색없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