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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의 충격 - 책은 어떻게 붕괴하고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전자책의 충격>이 번역된 과정은 남다르다. 역자가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트위터를 통해서였고, 출판사 사이트에 가서 이를 ‘다운’받아 아이폰에서 읽었으며, 모든 번역 과정은 오직 아이폰과 노트북 상에서 이루어졌다. 책을 처음 접하고, 읽고, 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잉크와 종이로 만들어진 책은 개입할 틈이 없었다.
무엇인가 달라지고 있다. 15세기 ‘첨단기술’로 무장되어 독일 마인츠에서 첫선을 보였던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 이후 이토록 책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 책을 생산하는 쪽이나 소비하는 쪽 모두 이 변화에 대해 무엇인가를 알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알아봐야 할지 막막하다. 변화의 실체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니 대비책을 세우는 것도 명쾌하지 않다.
<전자책의 충격>은 책이 겪는 변화의 최전선에서 보내온 속보와도 같다. 변화의 주연 배우들인 아마존의 킨들과 애플의 아이패드를 내세워 현재 일어나는 변화의 핵심을 신속히 파악하게 해 준다(1장). 그리고 그 변화에 무엇보다도 빠르게 대응하는 미국과 일본의 새로운 출판 환경을 군더더기 없이 전달해 준다(2, 3장).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과거를 올바르게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된다(4장). 전통적인 일본 출판 시장에 대한 한계 분석은 우리의 출판 시장에 적용해도 큰 무리가 없다. 그렇기에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 출판 시장에 대한 예측(5장)도 우리 출판 시장과 동떨어진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책에 덧붙여진 50쪽의 보론은 이 책의 완성도를 한껏 높여준다. 국내 출판 관계 인사 다섯 명의 글로 이루어진 이 보론은 전자책에 대한 논의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다.
전통적인 화학 반응이 아닌, 전자의 흐름을 통해 탄생하고 소비되는 책은 과연 어떤 운명을 개척해 나가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면, 이 책부터 시작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