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송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름 유명한 화가의 전시회가 열리면 찾아가 관람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지만, 올바른 미술 감상법이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화가의 일생과 그가 살았던 시대 배경을 잘 알면 봄 더 작품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라 짐작해 왔다. 이 책 ‘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은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은 정해진 틀이 없다고 하며 다른 기준으로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참신한 시각도 있었고 작가에 대해 잘 알수록 작품을 잘 알 수 있다는 기존의 시각과 그리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 내용도 있었다.
이 책에서 접한 내용 중 가장 흥미를 끈 것은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바’이다. 이 책에서 인용한 호주의 한 박사논문에서는 최신 컴퓨터 기술과 사진술을 이용하여 그림이 그려진 상황을 재현한 결과, 기존에 이야기되었던 이 그림이 가지고 있던 피곤한 여성의 모습과 자본주의의 은밀한 타락상을 보여주던 남성의 모습은 사라진다. 개인적으로도 이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을 때면 빛의 방향을 생각하면 그림에 나타난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아마도 위 논문의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의 앞부분에 나온 빈센트 반 고흐의 ‘신발’에 대해서도 우리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해석에만 치중하였는데, 마이어 샤피로나 자크 데리다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는데, 이를 통해 저자는 작품의 의미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저자는 이를 롤랑 바르트의 ‘저자의 죽음’이란 말로 표현하는데, 저자의 죽음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독자의 탄생’이어야 한다는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한, 제목에 연연하기 보다는 제목을 없애고 ‘무제’로 바꾸면서 작품은 온전히 감상자의 것이 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미술감상을 할 때 나름의 느낌으로 감상을 하기 위해 해설을 듣지 않는 편을 성호하면서도 제목은 꼭 읽으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제목에서도 자유로와 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작가가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수확이다. 조지스와프 벡신스키라는 작가로, 프란시스코 고야나 프랜시스 베이컨을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한 작품이 이 책에서 소개되었는데 에이리언같은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할 만큼 SF적인 면도 흥미롭다. 폴란드 출신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이러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치르고 있는 현세대의 인류들에게도 시사하는 것이 많을 것 같다.
저자가 미술교육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와 관련된 글과 함께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는데, 모리스 샌닥의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와 사연이 소개되어 무척 흥미로왔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그림책을 읽어 주었지만 사실 샌닥의 그림책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가 이런 그림 책을 그린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이런 것을 보면 감상이 온전히 감상자의 몫이라기 보다는 저자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는 뜻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