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은희경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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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작가의 작품은 4~5 권 정도 읽었는데, 여성의 삶을 소재로 하는 페미니스트적인 요소가 있는 빛의 과거같은 작품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데, 최근에 읽은 태연한 인생이나 이번에 읽은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그와는 달리 남성작가의 작품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태연한 인생의 기본 주제는 여성의 인생이었지만 이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남성의 삶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 스토리와 유사하여 남성작가가 쓴 소설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의 이야기들은 여성들은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을 유형의 남성상이나 이공계에서 접할 수 있는 개념을 이용하여 소설로 만든 (‘의심을 찬양함같은 작품) 작품들이 등장하여 무척 흥미로왔다.

 

특히 의심을 찬양함에서 다른 소재는 최근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확률이나 불확실성을 소재로 하여 있어 무척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런 개념이 어렵거나 흥미가 없다면 이런 소설은 너무 실험적이고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껴도 작가의 의도는 어렵다.) 내가 가장 먼저 접한 은희경 작가의 작품이 중국식 룰렛이었고 이 작품이 출간되고 작가가 출연한 팟캐스트 등에서 작가는 어떤 상황을 상상하면 등장인물의 대화가 저절로 시물레이션된다는 말을 한 것을 들은 기억이 나는데, 나만의 생각일지는 몰라도 작가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실험을 많이 시도하였고, 이러한 흔적이 최근 접한 작품들 속에 남아 있다고 느꼈다. , 다른 작가들보다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작가라고 느꼈고, 해설이나 작가의 말 등을 찾아 일으면서 작가를 좀 더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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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다양한 우주가 필요하다 - 삶을 아름답고 풍부하게 만드는 7가지 우주에 관하여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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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동시에 MIT에서 교수직을 맡은 저자의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과 인문학 틈새에서 발생하는 저자의 사유가 담긴 책이다. 1, 2부에 담긴 우연과 대칭은 과학적 성찰이 담겨있고 여러 과학법칙 위에 존재하면서 우주의 존재형식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는데, 학생시절부터 꾸준히 접한 내용이라 어찌보면 무척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주의 신비, 생성원리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는 내용이었다. 최근 영화나 문학 분야에서 멀티버스의 개념을 활용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 책에서 다룬 우연의 개념은 똑같은 세상이 여러 개 존재한다는 영화 속 멀티버스와는 다르게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 우주의 발전이 다르게 진행되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서는 인류가 등장하는 단계까지 오게 되었고, 다른 우주에서는 우리가 사는 우주와는 다른 물리화학 법칙이 지배하고 이에 따른 다른 존재 방식의 생물이 탄생했을 수 도 있고, 영원히 생물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3부 이후의 내용은 과학과 종교가 서로가 배꾸지 못하는 틈을 채워주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반복되고 있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우주의 존재는 무한하지만 사람이 평생 접하면 살아가는 대상은 우주의 극히 일부분이고, 이와 달리 인류의 사고는 우주를 담을 만큼 클 수 있어 과학이 다루는 대상과 인류의 사고는 서로 매꾸지 못하는 틈이 분명히 있고, 종교가 그 역할을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과학자이면서 종교를 대하는 저자의 태도는 긍적적으로 생각되지만, 현실의 종교는 인류의 욕심이나 이기심이 강하게 반영된 내용이 많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다. 공학을 전공하여 과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 중 하나로 살고 있는데, 삶의 의미나 가치를 과학을 통한 경제 활동 이외에서도 찾기 위해 저자와 비슷한 고민을 계속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석학의 책은 무척 반갑고도 고마운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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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랜드 엘레지
아야드 악타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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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날개에는 트럼프 이후의 미국을 다루었다고 해서 트럼프가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정말 짧은 시간 동안 시대의 변화를 예측하는 작품을 써 내었구나 예상하며 책을 읽었는데 현시대의 특성을 다루었다는 데서 아주 틀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과장된 광고였던 것 같고, 굳이 이런 홍보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홈랜드 엘레지는 파키스탄 출신의 이민자 2세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트럼프 시대의 서막을 알린 힐빌리의 노래와 함께 이 시대의 특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책의 내용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미국이란 나라에서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힘겨움을 다룬 책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기독교와 연관을 맺고 살기 때문에 이슬람 문화권 출신은 더 힘겨울 것이고, 특히 911 이후 자신들을 보는 미국인들의 시각이 견디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와 더불어 미국을 좋아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저자의 아버지와 미국문화에 정착하지 못하고 평생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어머니를 통해 두 문화 속에서 방황하는 저자의 정체성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미국 경찰에서 차량상태가 좋지 못한 것을 지적받은 후 그의 추천으로 정비업소를 찾아갔더니 그 경찰과 인척이면서 저자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바가지를 씨우는 에피소드였다. 타국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의 고달픔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고 그 이후에 미국의 자본주의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완전히 그 사회 안에서 정착하지는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 타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의 삶은 잘 묘사되었지만, 저자의 아버지와 트럼프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트럼프 시대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오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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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화 장기투자 법칙 - 4000만 원으로 시작해 40억 만든 가치주 복리 혁명
임인홍(오일전문가) 지음 / 길벗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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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가속화 장기투자 법칙은 내가 읽은 투자 관련 서적 중에서 내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책이다. 마치 내 생각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저자의 투자방법론에 대해서는 100% 동의한다. 그럼 왜 저자는 4000만으로 40억을 만들었는데 왜 나는 그렇지 못했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를 잘 활용하면 앞으로는 투자성과가 훨씬 좋아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첫 번째 이유는 자기 투자에 대한 확신이다. 저자는 자신의 직장이 저평가되었다고 생가했을 때나 코로나 시기 등에서 주식담보 대출을 받아 투자할 정도로 확신에 차 있었으나, 나 자신은 주식에 대한 투자비율이 전체 비율에서 그리 높지 않았다 (코로나 시기 주가 상승에 대해 비교적 확신이 있을 때조차도)

 

두 번째 이유는 더 근본적인데, 저자는 지속가능하고 주식 친화정책을 쓰는 기업 위주로 투자하여 그 결과 우리나라의 주요 금융지주나 석유가스 기업에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고, 나의 경우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세계의 노력에 따라 정해진 미래라고 생각하고 배터리와 반도체에 주력하였다. 나의 경우도 1~2년까지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으나 올해 들어 트럼프의 당선과 더불어 IRA법안이 흔들리면서 상황이 안 좋아졌고, 그 이전에서 대기업의 기업분할 이슈 등으로 기대했던 것과 다른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석유가스업의 쇠퇴가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해왔으나, 저자가 제시한 석유가스 기업의 지속적인 이익과 주주친화정책을 보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동안 이 기업들이 좋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생각되었다. 더구나 트럼프의 당선으로 정책의 방향마저 바뀔 것 같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정책적 판단에 확신을 갖게 되었더라도 주주 친화정책과 지속적인 이익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배운 것 같다. 또한, 저자는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해 그리 좋지 않은 평가를 주었는데, 현재 상황에서 보면 정말 훌륭한 인사이트였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도 투자를 위한 여러 가지 팁도 소개되었는데, 내 생각에는 이 책에서 제시한 종목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이 분야 위주로 투자를 한다면 분명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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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송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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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름 유명한 화가의 전시회가 열리면 찾아가 관람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지만, 올바른 미술 감상법이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화가의 일생과 그가 살았던 시대 배경을 잘 알면 봄 더 작품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라 짐작해 왔다. 이 책 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은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은 정해진 틀이 없다고 하며 다른 기준으로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참신한 시각도 있었고 작가에 대해 잘 알수록 작품을 잘 알 수 있다는 기존의 시각과 그리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 내용도 있었다.

 

이 책에서 접한 내용 중 가장 흥미를 끈 것은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바이다. 이 책에서 인용한 호주의 한 박사논문에서는 최신 컴퓨터 기술과 사진술을 이용하여 그림이 그려진 상황을 재현한 결과, 기존에 이야기되었던 이 그림이 가지고 있던 피곤한 여성의 모습과 자본주의의 은밀한 타락상을 보여주던 남성의 모습은 사라진다. 개인적으로도 이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을 때면 빛의 방향을 생각하면 그림에 나타난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아마도 위 논문의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의 앞부분에 나온 빈센트 반 고흐의 신발에 대해서도 우리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해석에만 치중하였는데, 마이어 샤피로나 자크 데리다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는데, 이를 통해 저자는 작품의 의미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저자는 이를 롤랑 바르트의 저자의 죽음이란 말로 표현하는데, 저자의 죽음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독자의 탄생이어야 한다는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한, 제목에 연연하기 보다는 제목을 없애고 무제로 바꾸면서 작품은 온전히 감상자의 것이 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미술감상을 할 때 나름의 느낌으로 감상을 하기 위해 해설을 듣지 않는 편을 성호하면서도 제목은 꼭 읽으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제목에서도 자유로와 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작가가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수확이다. 조지스와프 벡신스키라는 작가로, 프란시스코 고야나 프랜시스 베이컨을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한 작품이 이 책에서 소개되었는데 에이리언같은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할 만큼 SF적인 면도 흥미롭다. 폴란드 출신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이러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치르고 있는 현세대의 인류들에게도 시사하는 것이 많을 것 같다.

 

저자가 미술교육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와 관련된 글과 함께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는데, 모리스 샌닥의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와 사연이 소개되어 무척 흥미로왔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그림책을 읽어 주었지만 사실 샌닥의 그림책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가 이런 그림 책을 그린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이런 것을 보면 감상이 온전히 감상자의 몫이라기 보다는 저자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는 뜻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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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영 2025-03-12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성어린 서평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