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예쁜 말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9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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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자오선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코맥 매카시의 작품으로 국경 삼부작 시리즈중 찻 번째이다. 핏빛 자오선과 유사한 시대적, 지리적 배경이지만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분명해지고 배경에 대한 묘사도 분명해져서 핏빛 자오선의 현실인지 꿈속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판타지스러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서부 모험소설의 온전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훨씬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작과 유사하게 시 같은 아름다운 배경묘사 문체와 함께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 등으로 코맥 매카시가 미국의 최고의 작가 중에 한 명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까지 읽은 어떤 소설보다 가장 아름다운 문체를 쓰는 작가라고 생각하고, 원서로도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다.

 

스토리도 무척 흥미로운데, 소년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16세의 존 그래디가 부모와 갈등을 피해 친구 롤린스와 가출하여 멕시코로 가고, 사고뭉치 블레빈스와 만나 함꼐 지내다가 다툼 끝에 총격전을 치르기도 하고, 한 목장에 정착하여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말을 다루는 일을 하면서 목장 주인의 딸과 사랑을 하기도 하지만, 한 순간 그 행복이 깨지고 감옥에 갇히는 등 갖은 고생을 하게 되는데, 정말로 질풍노도의 시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청춘의 이야기이다. 결코 행복하거나 아름다운 결말은 아니지만 가혹한 운명 속에서 소년이 성장하는 모습을 정말 잘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작가의 국경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에서 첫 번째 작품의 등장인물과 두 번째 작품의 등장인물이 나온다고 하니 어서 나머지 두 작품도 어서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고 다른 분들께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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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온다 - 일본의 부상, 한국 경제의 위기
김현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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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역임한 김현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의 최근작으로, 잃어버린 30년이란 경기침체를 딛고 성장하고 있는 일본경제와 점차 경제가 침체되면서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우리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는 책이다. 저자의 과거를 조명하면서 위의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어 경제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아베 전 일본수상과의 친분과 과거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원래 알던 것과 매우 다르게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자신의 외조부의 정책을 이어받았고 중국 대신 일본이 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그의 전략이 현재 미국의 국제전략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과 과거 한--일 동맹이 이루어진 2차례의 경우에 대한 정치적 뒷 이야기도 흥미로왔다. 하지만 지난 한--일 공조체계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기 상황을 강화시켜 일본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이었고 현재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지난 경우처럼 한--일 공조체계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만의 독자적 행보가 있었을 때 우리나라의 성장이 가능했던 점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저자가 경제보좌관 시절 추진했던 신남방정책의 경우 미중무역분쟁으로 우리나라 중국시장을 잃을 경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곳이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며, 중국과의 신냉전을 주장했던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이 모두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시 중국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역시 독자적인 외교 및 경제 행보를 가야 할 것이다. 저자가 주장한 것처럼 우리 민족은 일본과 달리 순종의 민족이 아닌 도전의 민족이므로 당장 현재의 위기도 도전적으로 극복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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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력 시대 - 재야생화되는 지구에서 생존을 다시 상상하다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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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혁명을 예견한 제레미 리프킨의 새로운 책인데, 기존가 그가 펴냈던 많은 책 내용이 모여있고 전체적인 내용은 성장에 집중한 산업화 시대의 경제 대신 균형과 회복을 강조한 내용으로, 유사한 내용은 이미 도넛 경제학 등의 책에서 이미 많이 주장되었다.

 

글로벌 그린 뉴딜이란 책을 써서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필독서로 만들었지만 정작 유용한 내용은 거의 없어 아무말 대잔치라고 평한 분의 서평이 생각나는데,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과거 그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는 책을 읽고 그의 비전이 이루어지는 미래사회를 기대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자주 실감하는데 그의 새로운 책이 출간될 떄마다 이와 관련되는 내용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주장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이슈몰이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주장을 위한 회복력의 시대를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한 내용은 4장에서 분산형 동료시민정치라는 이름의 대의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데, 민주주의의 종말이라고 할 만큼 양극화가 심해진 현대사회에서 이점이 과연 가능할지 의안한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단지를 만들려고 할 때마다 주위 주민들의 동의를 받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왜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한지, 또 무슨 이유로 반대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갈 길이 어려워도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에 대한 비전을 꾸준히 해주는 것만으로 저자는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실천 방법을 찾기가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므로 이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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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이후의 경제철학 - '좋은 삶’을 원한다면 어떤 경제를 선택해야 하는가
홍기빈 지음 / EBS BOOKS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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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플레이션, 그리고 그 이후 경기침체까지 이어지는 현재의 경제 위기 속에서 해결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인 홍기빈 박사는 라디오 방송이나 팟캐스트, 유튜브 등에서 경제사나 세계 경제를 윰머를 섞어가면 무척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국내에 출간된 많은 훌륭한 대안 경제학 관련 책을 번역한 분이라 이러한 주제에 대한 좋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으로 생각되었다.

 

저자가 자본주의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그 혜택을 전 인류가 받지 못하고 오히려 계층 간의 갈등만 커지고 경제활동에 참여한 노동자 계층은 오히려 소외되는 이유를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이라는 경제학의 기본가정이 오히려 사회 속의 경제에 거꾸로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사업)을 하는 본래의 목적인 인류의 행복보다는 경제 자체에 매몰되고 말았다고 진단하면서 새로운 경제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이론이나 철학이 있지만 저자는 특히 스웨덴의 에른스트 비르포그스의 사상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인류의 본성이 무엇인지는 어느 누구도 모르므로 한가지 궁극적인 목표를 제시하기 보다는 당대의 주요한 이슈를 해결하는 방안에 치중하는 점진적 개혁방안을 제시했는데 무척 인상적이면서 훌륭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의 경제를 개선할 수 있는 고민을 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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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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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하는데 사용되는 많은 기교나 테크닉을 익혀 글 쓰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은 책이었는데, 영어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기법이 많아 우리말에서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느껴져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또한 문학적인 글에만 사용될 수 있는 기법이 많아 일반적인 글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직접 글을 쓰기보다 문학작품을 읽을 때 사용된 수사법을 발견하고 그 숨은 의미를 알아내거나, 영문학 서적을 직접 읽거나 번역을 할 때 참조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영문학의 경우 독해를 통해 얻은 의미와는 다른 의미를 전하는 글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어 번역이라는 작업이 결코 싶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전에 영어 회화 방송에서 셀린 디옹의 Power of Love라는 노래를 소개하면서 그 의미가 사랑의 힘이 아니라 Powerful love라고 하는 강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여기서 사용된 수사법이 이사일의 (hendiadys)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 기법을 사용한 수 많은 글의 의미를 제대로 알 길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수사법보다 훨씬 다양한 수사법을 영어에서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정말로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산 넘어 산이라는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 특히 소리와 연관된 운율 등에서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우리말에서는 최근 랩에서 라임을 맞추는 등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영시외국어로 쓴 시를 이해하거나 쓰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원래 생각했던 복적과는 다른 결론을 얻게 된 독서였지만 의미있는 경험이었고, 영어를 한찬 공부하는 학창시절 접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도 함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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