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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세계사 - 오늘, 우리가 사는 세계를 한눈에 꿰뚫는 현대사 명장면 25
김윤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1월
평점 :
세계사라는 제목이 있고 책의 각 장의 서술방식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만, 내용 자체는 시민의 상식 또는 시민의 교양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을 보면 근대를 거쳐 현대로 오면서 세계를 변혁시킨 여러가지 생각들을 따라가면서 이해하는 과정을 거듭하고 있다. 산업혁명과 미국, 프랑스 혁명에서 시작하여, 중세에서 근대로 변화하면서 인류의 정신을 발전시킨 마르크스, 프로이트, 다윈의 생각이 언급된 후 다시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여러 형태의 혁명들이 소개된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혁명 정신들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68혁명과 대처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68혁명은 정치적인 변혁이나 국가체계를 바꾼 혁명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내용을 바꾼 중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적, 경제적, 정치적인 혁명은 다른 나라에서 오랜시간에 걸쳐 언든 혁명적 성과를 짧은 기간 동안 이뤄내었지만 68혁명 같은 과정은 아직 거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생각하다. 우리 주위의 문물은 선진화되었지만 아직까지 보수적이고 구태의여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 내부에 너무 많은 갈등 요인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언젠가는 68혁명같은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찌보면 온라인 상에서 비슷한 과정을 이미 겪고 있다고도 생각하는데, 이 경우 일부 나이층만 그 과정을 거치게 되어 갈등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사회 전체가 기득이나 권위주의를 버리고 각각의 개인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려면 앞으로 갈 길이 무척 먼 것 같다.
대처주의는 미국의 레이건, 부시 그리고 최근의 트럼프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를 의미하고 우리나라도 현재는 그 그늘 아래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대처의 정책이나 신자유주의에 대해 그리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대처의 정책은 장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탐욕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를 지지하고 칠레의 피노체트를 후원하는 사람이 어떠한 정의감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만델라가 대통령이 된 후 취한 화해와 통합의 과정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겪어야할 화해와 갈등 해소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훌륭한 성과이지만, 그에 앞서 잘잘못을 철저히 가리고 잘못을 저지른 자들의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지난 잘못에 대한 자기반성 과정이 없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상식이나 교양을 쌓고 재미도 얻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지만, 자라나는 학생들이나 청년들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전공공부나 스펙만 쌓고 제대로된 독서를 하기 어려운 세대들에게 이 책에 담긴 내용만큼은 머리와 가슴에 담고 살아가라고 부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