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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 -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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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강신주 작가가  우리나라에 파시즘의 징조가 있다고 경고하는 메세지와 함께 <비상경보기>를 출간하기도 했는데,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트럼프 당선 등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최근의 프랑스 대선에서도 극우세력 후보가 당선권에 근접하여 그 기세가 강해지는 듯 했지만 다른 후보의 당선으로 다소 약해지는 것 같다. 이 책 <폭정>도 미국 내에 발생하고 있는 파시즘의 징조를 경고하고, 역사적 교훈을 통해 파시즘 또는 폭정의 위기에 빠지기 않기위한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저자가 제공하는 폭정을 막아내기 위한 스무가지 교훈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는 교훈이 읽는 사람마다 다를 것으로 느껴지는데, 내게 가장 와닿았던 내용으로 "다섯번째 직업윤리를 명심하라"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9년 동안 개발이나 세월호 참사의 원인 등에서 관련 전공학자등이 학문적 진리를 외면하고 정권과 자신의 이익만을 쫒았고, 현재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직업의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공동의 이해관계를 위해 언제나 지켜야 할 규범과 규칙을 지닌 집단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교훈들도 대의에 기여하라 , 일당 국가를 조심하라, 준군사 조직을 경계하라, 세상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 등 비슷한 내용이 많이 있다. 그 밖에는 제도를 보호하라, 세상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 진실을 믿어라, 최대한 용기를 내라 등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교훈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자신이나 눈 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대의를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이 폭정을 막는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파시즘의 징조가 보이는 이유는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앞서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판을 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제는 다시 우리를 생각하면서서로를 아끼고 도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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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 - FACT CHECK
JTBC 팩트체커 오대영 기자 외 지음 / 반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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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선고를 끝나고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달하는 이 시기에 이 책을 접하게 되니, 작년 연말부터의 촛불시위와 탄핵정국이 주마등같이 눈앞에서 흘러 간다. 그 당시만 해도 탄핵(하야 또는 퇴진)이 전국민이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생각하지만, 탄핵 선거 이후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지금은 나라를 팔아먹어도 한 당만 지지한다는 35% 콘크리트층이 다시 나타나고, 바른정당의 국회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야반도주하는 상황까지 나타나면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인용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적이 일어난 것 같이 느껴진다.


이 책의 주인공인 JTBC 뉴스팀도 탄핵정국 시기에는 가장 정의를 위해 가장 애쓰는 투사였지만, 현재는 대통령 선거 뉴스 관련하여, 또는 JTBC사주의 정계진출이나 출마여부 관련해서 공정보도가 문제가 되기도 하면서 이들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는 등 이 들의 모습도 빛이 바래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책의 주요한 내용을 JTBC가 다루었던 시기에는 분명히 이들의 시각이 가장 옳았기에, 우리나라의 최현대사인 탄핵정국의 기록을 JTBC의 시각을 통해 기록한 것은 무척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시기의 사건의 흐름은 뉴스를 그 당시에도 무척 열심히 보았기에 비교적 잘 알고있지만, 이 책을 통해 그 당시의 사건의 흐름을 다시 살펴보고 그와 관련한 팩트를 헌법으로 체크하는 과정을 통해서 지난 시기의 우리나라에서 권력을 가진 집단들이 국민이나 헌법에 대해서 국민을 위한다거나 헌법을 수호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나 권력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대상으로 여긴다는 것을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현재의 정국이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상식과 몰상시의 대결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헌법을 따르는 것이야말로 민주국민의 상식이고, 헌법을 자신의 이익과 권력 추구의 도구로만 여기는 것을 몰상식이라고 보아도 될 듯하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정가에서 언급되던 개헌 논의야 말로 헌법을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여기는 사고방식에서 나온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뜻에 반하는 청와대 수색거부나 대통력기록물 지정 관련 이슈 등도 역시 같은 사고 방식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 뜻을 따르고 헌법이 만들어진 철학을 이해하고 수호하는 정당이 집권하고 나라를 이끌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당 등 정치집단이 아닌 일반국민들도 헌법을 대하는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헌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행 헌법도 무척 선진적인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는 좋은 헌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인이나 국민들의 수준이 이런 민주주의를 이루는 정도까지 발전하지 못하고, 봉건왕조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직까지 무조건적인 복종같은 개념이 덕목으로 여겨지는 것 같은데 작년부터의 촛불혁명과 선거혁명을 통해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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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 자아의 8가지 그림자
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변지영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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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을 바탕으로, 8가지로 구분하여 정신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원인들에 대한 책이다. 뇌과학에 관한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읽었던 책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서술방식이나 재미는 훨씬 좋았던 것 같다. 


대부분의 뇌과학 책이 그런 것처럼 깊은 지식이나 발견은 나오지 않는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이 분야가 연구를 위한 노력이나 희생에 비하면 얻는 것은 너무 적은 것 같다. 결국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이 뇌에 대해 그렇게 연구를 했지만 뇌에 대해 사람들이 아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300~400 페이지 정도되는 뇌과학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으면서 내용이 없다는 경험을 한 결과 이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주저하게 되었는데, 이 책의 경우는 뇌과학보다는 뇌의 질병에 의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ㅅ연을 중심으로 되어 있어 흥미를 끌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고통받는 모습들이 일반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벗어나 있고 그 고통의 정도도 엄청나서, 읽으면서 마음이 무척 무거워 진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이 책을 읽은 직접적인 목표가 아니라, 자기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나 자신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정체성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정체성의 혼란이나 정신병으로 인한 고통이 평소에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맨 처음 생각했던 목표는 거의 달성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된 병 중에서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이나 또는 별개의 물체라고 생각하는 BIID (Body Integrity Identity Disorder, 신체통합성장애)는 기존에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증세였다. 사람이 (자신의 뇌에 발생하는 문제로 인하여) 자신의 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인식 못하는 증세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우리의 신체가 오랜시간에 걸쳐 진화를 통하여 이루어진 상태라 어느 한도까지는 나름 최적화된 태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런 문제를 보면서 (당연한 것일수도 아니지만) 우리의 몸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뇌과학이나 나 자신의 정체성 같은 문제는 역시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발전이 너무 더딘 분야지만 앞으로는 획기적인 발전이 있어서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뇌로 인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어서 치유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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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펙트
페터 회 지음, 김진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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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호평을 받았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책으론 읽지 못하고 영화로만 본 적이 있는데,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영화에서는 못 느끼고 평범한 영화가 되었다는 일반의 평과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로 원작을 읽을 기회가 없었다가 같은 저자의 다른 작품, 주인공은 다르지만 전작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겨 무척 기뻤다.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자마자 여 주인공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는데, 주인공 수잔을 통해서 미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클레오파트라가 얼굴의 생김생김보다는 지성이나 자신감으로 역사상 최고의 미녀의 위치에 올랐다는 사실을 드디어 이해할 수 있었다. (약간은 재수 없을수도 있지만) 빠른 머리회전과 지성, 그리고 모든 행동거지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은 드라마 셜록에서 베네딕트 컴버비치가 보여주는 모습과 무척 비슷하다고 느꼈다. (드라마 셜록도 스토리보다는 셜록의 캐릭터때문에 인기가 올랐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주인공 수잔이 더 매력적인 모습이 된 것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공학적이나 물리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맥가이버같은 모습이 덧붙여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뭔가 남자를 밝히는 듯한(?) 이야기 중간중간의 주인공의 말들, 예를 들면 '여자의 인생에는 수리공 최소 여섯 명쯤은 있어야 한다는 등의 말도 재미를 더해준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매력에 한 가지를 더하면, 이 책의 제목인 수잔 이펙트가 있다. 다른 사람이 수잔을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솔직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다른 작품에서도 이와 비슷한 황당한 능력을 가진 인물을 진지한 작품 속에 넣어서 오히려 흥미진진한 작품을 만든 경우가 있는데, 바로 <리스본행 야간열차>이다. 이 책에서도 분명 황당한 능력인데 주인공의 뻔뻔하면서도 당당한 모습과 잘 어울려져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는 스릴러이니 당연히 영화로도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헐리우드에서 똑똑한 여성으로 나왔던 미스 슬로운의 제시카 차스테인, 미션 임파서블 5의 레베카 페르구손, (나이가 좀 적은 것 같지만)제이슨 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같은 배우들이 떠오르는데 멋진 영화로도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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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은 어떻게 인류를 구원하는가
김대식.다니엘 바이스 지음, 박영록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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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을 위한 교육과 산업 발전을 위한 창조성의 역할 등에 대한 KAIST 김대식 교수와 이스라엘 과학계의 대부 다니엘 바이스의 대담이 담긴 책인데, 제목이 너무 과장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AI와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가 현재 하고 있는 직업의 50% 정도는 기계가 대체하게 된다는 전망으로부터 출발해서 장래의 직업을 위해 창조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책이 시작되는데, 이 이야기의 발단 자체가 나중에 잘 살라라면 공부 잘 해야한다는 천민 자본주의적 시각에서 출발한 것에 비해 제목은 인류의 미래를 논하는 것처럼 지어졌는데, 책 내용은 인류의 장래같은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 책 중간중간에 창조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겠지만, 현재는 없다는 저자의 말이 2~3번이나 계속 반복되는 등, 저자의 시각이 창조력을 경제적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듯하여 다소 실망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추가적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뇌과학자 중 한 사람과 이스라엘 과학계의 대부가 만나서 창조력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뇌과학에 대한 지식도 거의 사용되지 않고 그 밖의 과학적 지식에 대해서도 나오지 않는 등, 일반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내용인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러한 점을 제외하면 창조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방법이나 산업계 등에서 창조력이 발휘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 등에 대한 논의 자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었다. 간략히 말해서 창조성을 발휘되기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실패했을 경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 창조성이 발휘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모아지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수직적인 지위체계, 질문이나 토론보다는 복종을 강요하는 군대문화 등이 창조성을 발휘하는데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이스라엘의 경우는 그와 반대로 탈무드나 토라 등을 통한 토론 교육에서 출발하여 군대에서도 토론이니 제안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이 놀랍게 느껴졌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왔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우리나라 정부나 기성세대의 생각은 너무 고루하기만 하다. (4차산업 관련 자격증 제도를 만든다는 등의 정책발표가 있었다.)  세상은 엄청나게 바뀌고 있지만 우리사회의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문화나 사고 방식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의식과 비슷하게 80년대 정도에서 머물러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데, 정치뿐만 아니라 많은 것이 바뀌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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