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윌리엄의 이발사
웬델 베리 지음, 신현승 옮김 / 산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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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의 세 배를 주고 사도 아깝지 않은 보석 같은 책. 강처럼 잔잔히 흘러 마음을 적시는 순박하고 진실 된 이야기들. 제목은 원제를 그대로 살렸어도 좋았겠으나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의역이었던 것도 같다. 포트윌리엄 시리즈가 연작으로 여러 권 있다는데, 국내 번역본이 더 없는 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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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 시전집
마종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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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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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상곡
팀 오브라이언 지음, 이승학 옮김 / 섬과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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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오브라이언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30대에 <카차토>를 썼고, 40대엔 <그들이>를 썼다. 두 작품 모두 조카들에게 대를 물려 읽히고 싶을 만큼, 고전의 경지에 오른 걸작이다. 70대엔 이런 익살 맞은 작품을 쓰실 줄이야. 촌티를 벗지 못한 어수룩한 인물들이 좋았다. 미워할 수 없는 푼수, 앤지 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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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파수꾼을 떠나며
조이스 메이나드 지음, 이희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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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감정적으로 동요가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씹거나, 뒷목을 잡기도 했다. 작가의 경험(알콜 중독자 부모, 오래 앓아온 섭식 장애 등)과 내 경험이 공명하는 부분이 많아서 였으리라. 어린 나이에 만나는 어른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영향력은 너무도 지대해서 무서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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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 카드 1 - 팡팡 와이드 코믹스
박진석 글, 최지민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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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는 친밀감을 더해 ‘석형‘이라 부르던 이의 기억을 이 책으로 나마 어렴풋이 더듬어 본다. 이승훈의 ‘비 오는 거리‘란 명곡을 알게해 준 석형. 걸핏하면 머릴 쓰다듬던 커다란 손. 큰 키. 사라져서 찾아보면 어김없이 길 고양이와 놀고있던 석형. 너무 일찍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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