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병동 홍신 엘리트 북스 68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홍가영 옮김 / 홍신문화사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다음으로 읽어야 할(기한이 정해진) 책들이 쌓여있어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읽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쫓기는 심정으로 읽었다. 참다 못한 책이 ‘어이! 난 그렇게 서둘러 읽힐 책이 아니야!‘ 항변하듯 속도를 조절해주었기에 망정이지... 덕분에 올레그의 퇴원 날, 그 영겁같은 하루에 묶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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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5-08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해 연말 토마스 만의 <부덴부로크가의 사람들>을 다 읽은 뒤의 ˝마음 상태˝와 비슷하다. 마음이 몹시 애잔하고... 책에 나온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삶이(악인, 선인 가릴 거 없이) 실제로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생생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실제 삶에서는 깍쟁이처럼 나 먹고살기에 여념이 없어 타인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하기 일수인데, 이런 책들을 읽고 나면 없던 인류애가 마구 샘솟는다. 책을 읽은 뒤 감상을 치밀하게 기록해두지 않는 탓에 이 감상은 금방 또 새로운 책이나 일상에 의해 덮히고 바래고 심지어 거의 잊혀지겠지만, 그래도 이런 정겹고 애잔한 ˝마음 상태˝에 계속 빠져들기 위해서라도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책을 읽어야겠다.
 
게으름뱅이 정신분석 1 - 개정판
기시다 슈 지음, 우주형 옮김 / 깊은샘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새 책을 끊임없이 사고 있지만, 읽고 좋았던 책들을 다시 꺼내 읽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단박에 표면으로 떠오르는 부력을 가진 책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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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세계 - 2004년 퓰리처상 수상작
에드워드 P. 존스 지음, 이승학 옮김 / 섬과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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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달에서 나온 책들 중 가장 좋았다. 고급 양장본으로 수선해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진짜 미친 소설이다. ‘아기는 어떤 갈채로서가 아니라 몸이 감당 못 할 만큼의 행복을 배출할 유일한 방법으로서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아기(엘우드)의 몸짓이 이 책을 읽은 내 감상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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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4-27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 아래 새 것은 없지만’ 지금 보는 것은 어제의 그 빛 아래에서가 아니다. 낡은 지도처럼 알려진 미국 노예제의 세계, 그 면면이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것은 다루어지는 사실이나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인물들의 “첫 날과 마지막 날,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날을 그들의 ‘신’으로서 바라”보는 역설적으로 인간적인 형식 때문이다. 흑백, 남녀, 선악, 자연과 초자연의 이분법과 예상가능한 온갖 트라우마를 무심하게 건너버리는 문장이 리듬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텔레파시를 품은 채 다가오고 우리는 다시 나아간다. “우주는 시종일관 괴상한 짓을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자란 사람들이 이야기를 전하는 또 하나의 방식”(에드워드 존스), 바로 문학! - 소설가 김남주님의 평을 읽으니 내 한줄평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아무튼 진짜로 끝내주는 소설이다! 섬과달은 에드워드 P. 존스의 다른 책들(단편집)을 속히 출간해주십시오...

초록비 2026-04-27 09:43   좋아요 2 | URL
이 책 예전에 사놓고 아직 못읽었는데, 당장 읽고 싶어지는 리뷰네요.

국진이빵 2026-04-27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록비님 감히, 당장 읽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ㅎㅎ 저로서는 완전히 취향의 정곡을 찔려버린 책이었습니다!

초록비 2026-04-27 09:59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당장 읽어보겠습니다! ㅎㅎㅎ 워낙 유명한 잗가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당장 읽어보라고 쿡쿡 찔러주는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 같네요 ㅎㅎ
 
한밤의 읽기
금정연 지음 / 스위밍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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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물성(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 하루면 다 읽을 수 있는 두께)이 산뜻하고 부담 없어 좋았다. 기대 이상으로 (책 속 표현을 빌어) 몰래 먹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나 역시 퇴근 후 주로 밤 시간을 쪼개 책 읽는 직장인이라 항상 피곤한데, 이 책으로부터 큰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계속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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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섭 지음 / 북갤럽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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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 읽은 <고리오 영감>과 뜻밖에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주인공이 시골에 부모 형제를 두고, 성공의 꿈을 품고 도시로 상경한 청년이라는 점. 다수의 잡인과 소수의 현인(강남주, 신명 약국 주인)들 틈에서 좌절과 번뇌를 반복한 끝에 더욱이 출세의 야망을 다지게 되는 결말도. 성칠아,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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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4-10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또한 리얼리티가 엄청나다.(갓창섭!) 그 자체로 한 시대의 만화경을 이루는 경지에 달한 필력 덕분에 극중 화자가 겪는 곤궁과 번뇌를 독자도 마치 제 입 속의 혀처럼 느끼며 같이 통감해야 한다는 점이 애로라면 애로겠지만, 이런 고통이라면 두 팔 벌려 평생이라도 겪겠다고 달려들 만큼 뭉클하고 애틋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