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약한 남자
리차드 포드 지음, 한기찬 옮김 / 프레스21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여자에게 약한 남자>, <질투>, <서양인들> 세 편의 중편이 실려있다. 세 편 모두 고르게 좋지만 <서양인들>은 페이지마다 걸려 넘어지는 압도적 수작이다. 난 정말이지 리처드 포드가 싫다. 이 빌어먹을, 남일 같지 않은, 꼬리 긴 동질감은 더 싫고. 이런 책이 절판인 건 더더욱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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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5-31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속 화자들이 제아무리 여색을 탐하고, 변덕스럽고, 망상 자가분열증후군 말기에 겉과 속이 다른 구라쟁이 중년 남자일지라도, 독자인 특권으로 나는 화자의 속내를 수박 속 파먹듯, 씨까지 야무지게 발라먹을(훤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괜찮다. 독자인 나를 기만할 수는 없으니까. 그들 모두가 그저 잔망스럽고 애틋하고 귀여울 따름이다. 이 책은 조만간 감상을 길게 적어야겠다.

국진이빵 2026-05-3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투>는 청년 화자가 주인공인데, 침대에 누워 방 불 켜기도 귀찮아 휴대폰 후레시 비춰가며 읽다가 결국 일어앉게 만듬…
 
보라색 커튼
김유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작가의 자전적 소설. 정신 병원이 배경인데다 화자의 정서 또한 암울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응달에 기어드는 볕 같은 위로를 받았다. 내 양친의 기질을 합쳐서 빼다박은 화자가 측은했고, 마음이 눅눅한 시기에 읽어 더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선물로 주어놓고 금방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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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5-2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처음 읽은 장소(이제는 없어진 대전 탄방동 24시 복층구조 베이커리 카페, 빵과 커피 맛 둘 다 평균 이하로 형편없었지만 -낮 동안은 줘도 안 갈-올빼미 독서가 가능한 유일한 장소였어서 자주 감)와 시간(자정 무렵), 책을 읽는 동안 서서히 휩싸인 신체적, 심적 동요, 책을 덮은 뒤 남겨진 마음 상태(깊고 어둡고 적막이 흐르는 심해를 속수무책으로 떠다니다 내 몸 하나 겨우 누일 만 한 섬에 기어올라 볕을 쪼이는 듯한)까지도 애틋할 만큼 나에게는 각별한 책이지만, 이 감상과 공명은 오직 내 것일 뿐, 타인에게는 이 책이 전연 무감하게 읽힐 수 있으리란 소침에서 기인한 후회.

국진이빵 2026-05-2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팡이 쓸어서 지금은 버렸지만, 작가의 단편집 <어메이징 그라스> 속 몇몇 단편들도 좋았다.
 
나의 특별한 동물 친구들 - 폭식하는 알바트로스와 히치하이커 애벌레
제럴드 더럴 지음, 김석희 옮김 / 우리학교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야생동물을 보호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도 받은 동물학자 더럴이 1930년대에 그리스의 작은 섬 코르푸에서 가족(엄마, 큰 형 래리, 작은 형 레슬리, 누나 마고, 애완견 로저)과 섬에서 만난 주민들, 동물, 곤충들과 함께한 어린 시절을 회상하여 쓴 책. 진솔하고 유쾌하며, 풍요와 신비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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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5-2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초에 읽은 책들 중 유일하게 별 다섯을 매겼다. 읽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국진이빵 2026-05-27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 구성원 중 큰 형 래리는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를 쓴 소설가 ‘로렌스 더럴‘로, 제럴드 더럴은 소설가인 형의 제안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데 형 못지 않은, 심지어 더욱 맑고 순수하고, 보다 전인적인(인간의 세 가지 심적 요소인 지성, 감정, 의지가 원만하게 균형 잡힌 인격을 지닌) 인간미가 느껴지는 필력을 뽐낸다. 필력도 결국 유전의 힘인가...
 
나는 잠의 국경에 다다랐다 봄날의책 세계시인선 9
에드워드 토머스 지음, 윤준 옮김 / 봄날의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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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표지판, 아름다움, 노인풀, 내가 처음 여기 왔을 때는, 롭, 벚나무들, 저 어둠 속 눈밭 위로 등의 귀퉁이를 접었다. 어떤 시는 원문이, 어떤 시는 우리말 번역이 더 좋았다. 날씨, 계절 무관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든 목가적인 풍경이 보이고 들리고 맡아지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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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환상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송기정 옮김 / 민음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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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자업자득 고행을 겪고 거지꼴로 (마차 짐칸 얻어타고, 걸어서) 귀향한 뤼시앵은 끝끝내 정신을 못 차린다. 3편은 채권채무, 법, 소송 관련 설명이 많아 살짝 정신 사납고 노잼이었으나, 선하고 충직한 하인 콜브(말투 넘 웃기고 귀여워)가 하드캐리했다. 송기정 교수님의 맛깔나는 번역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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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5-24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뤼시앵 진짜 몇 대 쥐어박고싶음… “야!! 아오… 미ㅊ…” 육성으로 빡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