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계의 영광과 비참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9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철의 옮김 / 민음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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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노트와 펜을 꼭 곁에 두어야 한다. 메모가 필수이기 때문. 암만 등장인물이 많아도 몇 백 페이지쯤 읽다 보면 저절로 외워지고 관계가 그려지기 마련인데, 인간극 주조연들이 총출동해 마구 뒤엉키고, 가명을 쓰고, 신분을 위장하고, 갖은 소동이 이어지니 헷갈리기 십상. 이걸 어케 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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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6-12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 전에는 물론이거니와 이후에도 원고를 수백 번 거듭 수정하기로 유명한 발자크도 결국 사람인지라 제때 제대로 수정을 못해 중간 중간 표기 오류가 있지만, 워낙에 방대하고 복잡한 작품이라서 에이 이 정도 오류는 뭐 새발의 피지, 하고 웃어 넘기게 된다. ㅎㅎ 자크 콜랭(보트랭이자, 에레라 사제이기도 한)과 외롭의 관계가 고용인과 하인이었다가 조카와 고모로 오락가락하는 등... 신분 위장, 가명 쓰는 거 징하다 징해. 감옥에서 반성하고, 2권에서는 작작해주라.

국진이빵 2026-06-12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롭이 아니라 아지였나? 하 암튼. 그게 뭐가 중헌디.. 암튼 다 읽었다! 발자크 네 똥 굵다!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 ㅣ 문학동네 시인선 30
이승희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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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사서 읽었던 시집, 그 뒤로도 시집을 돈 주고 사 읽은 적은 없는 듯. 한편 한편이 마음을 건드렸고, 다 읽고 지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중 한 명은 오랜 단골집에서 막창에 볶음밥 먹고 헤어지기 직전 꺼내서 내미는 이 책을 보고, 두고두고 잊지 못할 눈빛을 남기기도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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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와 인간
존 스타인벡 지음, 안의정 옮김 / 맑은소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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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최고의 책. 이 책을 덮은 뒤 느꼈던 설움과 비애는 에베레스트 봉우리 만큼 우뚝 솟은 뒤 꺼지질 않아서 그 뒤로도 내로라하는 감명 깊은 걸작들을 적지 않게 읽어왔지만, 여간해서는 그 고도를 뛰어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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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결탁 - 퓰리처상 수상작
존 케네디 툴 지음, 김선형 옮김 / 도마뱀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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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독자를 사로잡아 한눈 팔 틈을 주지 않는 탄복할 만 한(서커스, 차력쇼를 보는 듯한)필력, 예상을 뒤엎는 기상천외한 전개, 주인공 포함 하나같이 잔망스럽지만 밉지가 않은 괴짜 캐릭터들, 숨도 못 쉬고 낄낄대며 읽었다. 결말이 특히 마음에 든다. 도중에 덮지 말고 꼭 끝까지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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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6-0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교를 할만 한 책이 뭐가 있을까. 흠... 기개와 개그로 몰아치는 필력에 어안이 벙벙해진다는 점에서 오래 전 읽은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정도? 그 걸작에서도 책 속의 책 즉, 작가인 책 속 인물이 쓴 습작 단편 ‘그릴파르처 하숙(주인공인 가아프는 그릴파르처라는 실존 작가가 실제론 아주 형편 없는데 운 좋게 고 평가된 작가라며 힐난한다. 그래서 여봐란듯, 패기있게 본인의 습작 단편에 이런 제목을 붙였던 걸로 기억ㅎㅎ)‘이라는 글이 제목과 함께 마음 속 깊이 각인되어 있는데, 이 책에서도 주인공 이그네이셔스가 생김새와 옷차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꼴사나워도 고학력자답게 필력이 상당해 책 속에서 이그네이셔스가 쓴 일기와 편지를 책 속의 책 삼아 훔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진이빵 2026-06-0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다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아니키우스 보에티우스 <철학의 위안>을 한 번쯤은 펼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진이빵 2026-06-08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내 몸 안에 ‘유문(위의 아래쪽에서 샘창자와 경계를 이루는 부분. 위벽을 이루는 돌림 근육층이 이 부분에서 발달하여 조임근을 이루어 음식물이 내려가는 것을 조절한다.)‘이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시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듯한 신체적, 감각적 착각도 덤으로 얻게 됨... 열려라, 유문!
 
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소설집
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지음, 이승학 옮김 / 섬과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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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읽어서는 안 되고, 빨리 읽을 수도 없는 책이다. 짧고 처연한 생이 자아낸 문장들을 좇다보면 헛헛하고 서글픈 마음이 차오르고, 이 애수와 연민을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완독 후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표지만 봐도 여전히 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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