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 2 - 변호사 사만타, 가정부가 되다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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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로맨틱 코미디를 본 것 같다. 

관성에의해  앞으로  앞으로 발을 내딜딜 수 밖에 없었던  사만타에게 불행이 닥친다.  커다란 사고.    하지만 이 사고가 단지 사고가 아니라, 자신의 건조한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행운의 기회가 되리란걸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 앞에 버티고 있는 불행은 단순한 불행이 아닌가 보다.   엄청난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그걸  충분히 깨달았다면 그걸로 족하다.   습관적으로 살지 말자.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말자.  불안해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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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기생뎐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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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한국 소설만 읽던 때가 있었다.  왜냐???   외국 소설이 싫어서.   어찌된 일인지 몰라도 이런 편견을 갖게 될  당시 내가 잡았던 외국 소설은 문학이라기 보다 영어책 같았다.   피동 수동 사동 뭔동  도통  짜증이 안날래야 안날 수가 없었다. 말이 착한 책을 만나 횡재를 한 거 같은 반가움도 뜨문뜨문 있었지만서두... 말그대로 뜨문뜨문.     .     .              .  .

 지금은 독서 편견을 좀 깨고 외국 소설도 잡고 있다.  외국 소설은 확실히 스토리가 영글고 소재가 무지 다양하다 걸 절감하며 내가 왜 여태 이걸 모르고 살았는가 미련스럽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한창 스토리 전개가 엄청 빠른  외국소설을 읽다가 간만에 다시 잡은 한글말 소설이 신기생뎐이었다.  그 결과는 오랜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서 배낭을 부려 놓으며 역시 내 집이 최고야라고 새삼 집의 편안함을 느끼는 그 기분.  그 기분이다.    정~말 정~말   말맛이 끝내준다.  혀에 살살 감기는게 첫부분부터 맘이 소로로 열리고 보드라워졌다. 초반엔 거친 삼베 같은 타박네의 말투에 키키킥 웃음께나 흘렸더랬다.  내가 타박네처럼 강단있고 재밌는 사람이라면 좋겠다.  

(오마담 曰)"몸 가는 데 마음 가니 난들 어쩌란 말오. 아무려나 흠뻑 젖어 구름에 달 가듯 거침없이 한세상 살아 볼라요"     (타박네 曰) "오이야, 잘해봐라. 장구 치고 박수까지 덤으로 소리나게 쳐주마"(타박네)

"오지랖이 포대자루처럼 넓으마 바람이 숭숭 들어와 한여름에도 가슴이 시리고 등짝이 시릴 때가 있을 긴데?"(타박네)

요즘처럼  직설적이지도 원색적이지도 않으나, 잘 읽어보면 에구구` 민망한 내용이었던 기방얘기들.  거기 스민 恨들. 한 단어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부사들. 난 부사가 좋아.

사과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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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도 넘는 시간이 흘렀으나 아직도 내겐 선명한 자국이 있다.

그를 만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던 거 같다.  원태연님의 시집을 그에게 선물한 적이 있었다.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비교적 쉽고 구체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문학을 소 닭보듯 하는 그에게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으리라 여겼다.  좋아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건 단지 그렇게 보였을 뿐이었다. 그걸 알게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의 집에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찾아간 덕분에.  그날 난...그날 난....못 볼 것을 봤다.  나의 야리야리하고 사랑스러운 시집이,내가 건넨 시집이, 잘 간직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 시집이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게 아닌가.   이 장면만으로도 난 무지 열받았더랬다. 그런데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 예쁜 겉장이 심상치 않았다.  1/4가량 잘려나간 둥그런 테를 이고 있는게 아닌가. 뜨거운 냄비.  아뿔싸.  어찌 이런 참혹한 사태가.  분노는 점점 참담함으로, 그리고 부끄러움으로 바뀌었다.  이 상황에서 난 어찌해야 하는가.  너무나 부끄러웠던 난  잽싸게 내 가방속에 그 가여운 것을 집어 넣었다. 여긴 네가 있을 자리가 아닌가 보다하고. 

아마 그 당시 그는 그 책이 없어졌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집 책장에서 몸을 사리고 있고 있다는 것도.

나에겐 발작을 할만큼 화가 나는 일이 그에겐 아무 문제가 안되는 상황들이 있다.  그는 물론 내가 어떤 상황을 싫어 하는 지  안다.  그래서  일을 저지르면 무조건 용서를 빈다.  그러나 다음에 또 무조건 용서를 빌 일을 저지른다. 10년이 넘었어도 내겐 선명한 냄비 테두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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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An Inspector Morse Mystery 1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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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덱스터는 이번이 두 번째였다.  추리 소설을 많이 접하지 않았기에 처음 접한 그의 이야기(숲을 지

나가는 길) 는 매우 현란했다.  덕분에 난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있다가 사건 해결은 생각지도 못하고, 일방

으로   그의 설명만 들으며  아하` 아하` 끌려갔다.

이번엔 정신 바짝 차렸다.  

허나 생각보다 비교적 평면적이었고, 이야기 패턴이 `진리는 시간의 딸`과 매우 유사하여 좀 당황했다. 

병상에 누워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 

병원이기에 (재밌는 애칭을 가진) 간호사들이 짬짬이 등장 한다는 점,

해결 사건이 각가 16세기와 19세 일어났던 이미 오래 전에 덮혀진 사건이라는 점,

정확한 자료를 날라다 주는 유능한 조력자가 있다는 점.....

오래된 사건이라 증거 부족으로 선명한 해결은 아쉬웠으나 

선문답 같았던 모스의 어투에, 이젠 완존 적응되어 그를 잘 알게 된거 같다.

가만 앉아서 사건을 해결했으니 담엔 직접 발로 뛰어 보세요  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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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포스트, 1663 - 보급판 세트
이언 피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서해문집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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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의 수기로 분류되어 있으나 실상 살인사건에 대한 교차는 잠시였다.

시간 적으로도 그 폭이 넓었고 네 사람의 이야기가 독자적으로 생명력이 있었기에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뒤로 갈 수록 혼란스러웠다.   다행히 마지막 앤소니 서술이 매우 다정하여 나중엔 맘이 많이 안정되었다.

그의 이야기가 이 사건의 해설서 역할을 해준거 같고, 앞의 세 사람보다 매우 감성적이어서 내겐 가장 쉽게

읽혔다.

마르코 다 콜라의 이야기는 의학서를,

잭 프레스콧은 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위한 몸부림을,

존 윌리스는 겹겹히 얽혀 있는 정치의 어두운 이면을,

앤소니는 사랑을 회고하며 사건에 접근해가고 있었다.

 

앤소니 이야기 속에 마녀사냥은 다시 한 번 내 맘을 후벼 팠다. '잘났다' 는게 문제가 되고,

잘난 게  여자' 라는 건 더우기 용인할 수 없다는 편협.  수 세기가 지나도  지금도 엄연한 사실이란 거.

외국 소설이기에 익숙치 않은 길~고 긴~지명이나  인명 앞에서 긴장을 해야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익숙해졌다.  만만치 않은 분량이므로 주의력을 기울이고,  집중력을 좀 써서 읽어간다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다음에 또 잡고 싶어지는 책이 될까 싶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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