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공부의 철학

1장 공부와 언어

p19 공부란 자기파괴다.

깊은 공부: 래디컬(근본적) 러닝

공부는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해야 한다.

공부란 지난날 주변에 일부러 애쓰던 자신을 일부러 파괴하는 행위다.

달리 말하면 공부란 일부러 동조에 서툰 사람이 되는 일이다.

 

부자유를 마조히즘적으로 견디면서 즉 즐기면서 살아간다.

마조히즘적 근성론’ : 내가 살아가는 지금의 삶은 운명적이다. / 힘을 내서 살 수밖에 없다.

 

p24 자유로워지기, 가능성의 여지를 열기

자유로워진다는 것: 지금보다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새로운 자신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신을 파괴해야 한다.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2의 탄생.

인간은 환경 의존적 존재

환경: 어떤 범위에서 타자와 관계 맺는 상태 ( 환경= 타자 관계)

타자: 자기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

유한성 : 자유롭지 않고 가능성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 ( 부자유)

무한성: 자유로운 상황, 가능성이 무한한 상황

 

유한성과 함께하면서 자유로운 상태

 

p27 목적, 환경의 코드 그리고 동조

공동화: 환경의 목적이 사람들을 연결한다.

코드: 환경에서 이렇게 해야한다는 당위는 곧 행위의 목적적, 공동적인 방향 설정이다.

주변 환경에 맞춰 살아가는 것은 환경의 코드에 의해 목적적으로 공동화되어 있음을 뜻함

동조: 환경의 코드에 마치 습관적으로 중독된 듯 자신을 맞추는 상태

환경의 코드에 자신을 온전히 맞춘 상태

환경에 대한 적응 순응

p30 우리는 환경의 동조에 이미 점령 당했다

대개 환경의 동조와 자기 자신의 유착은 살다보면 자연스레 이뤄지는 것이라서 분석적으로 의식 할 수 없다.

어떤 코드라도 보편적인 것은 없다. 코드란 특정 환경 속에서 맺은 약속에 불과

무의식 단계에서 환경에 동조에 점령당함,

 

환경 속에 있으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는방법을 찾음 ==> 언어

 

p32 나는 타자에 의해 구축된다.

성장 과정에서 타자와 관계하는 동안 사고방식이나 호불호가 생겨남

개성은 타자 의존적 : 타자와의 만남으로 구축

 

언어 습득이란: 환경의 코드에 세뇌당하는 일

말의 뉘앙스 차이에는 편협한 가치관(이데올로기)이 포함

언어를 통해 우리는 타자에게 점령당했다.

 

p36 언어의 타자성, 언어적 가상현실

언어의 타자성: 언어 그 자체는 현실에서 분리되어 있다. ( 가상의 존재)

환경에 의한 세뇌 / 환경으로부터의 탈세뇌 두 원리로 이루어짐

인간은 언어적 가상현실을 살아간다.

언어는 인간을 조종하는 리모컨이다.

 

p44 언어의 불투명성

새로운 환경에서는 새로운 언어의 동조에 익숙해지는 것이 과제다.

자신에게 부자연스러운 화법을 사용.

기관 없는 언어: 불투명하게 물질성을 발휘하는 이물이 된 상태 그 자체

 

p53 도구적 언어와 완구적 언어

도구적 언어: 목적적 행위를 위해 사용하는 언어 (리모컨처럼 사용)

완구적 언어: 단순히 말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언어 (자기 목적적)

 

p55 나 자신을 언어적으로 해체하기

도구적 언어를 주되게 사용하는 자신을 파괴한다.

언어의 불투명성을 깨닫고 언어를 일부러 조작하려는 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일이다.

 

p57 깊게 공부하기란 곧 언어 편중적 인간이 되는 것.

환경과 유착된 자기 자신을 해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판적으로 동조하는 자신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환경 속에 있으면서 거리를 두는 또 하나의 자신이라는 위치를 설정

 

도구적 언어 사용을 줄이고 언어를 언어로서 투명한 것으로 인식하는 완구적 언어 사용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게 공부한다는 것 = 언어 유희적 인간이 되는 것 = 언어 편증적 인간이 되는 것

(레디컬 러닝이란 언어 편증적 인간이 되어 언어 유희의 힘을 해방 시키는 일)

 

2장 공부와 사고

언어 편중적 인간이 되는 것 : 어떤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행위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언어를 그 자체로서 조작하려는 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 도구적 사용==> 완구적 사용)

 

코드에 순종하는 값 상태는 보수적이다. 이와 달리 공부를 통해 체득하기를 바라는 것은 비판적자세다.

p66 겉도는 이야기에 자유가 깃든다.

공부를 통해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재수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언어가 재수 없어져서 환경에 맞지 않는 사람이 된다.

자신에게 겉도는 가상 언어 차원에서 지금까지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본다.

환경에서 겉도는 이야기를 분석하면 공부의 본질을 알게 된다.

겉도는 이야기의 본질은 공동성에서 분리하는 것이다. 주변의 동조와 관계를 끊는다는 뜻이다.

도구적 언어 사용 (목적적/ 공동적)

완구적 언어 사용 ( 탈목적화/ 자기 목적적/ 탈공동적)

 

p69 사고의 기술, 아이러니와 유머

아이러니와 유머가 바로 환경에서 자유로워져서 바깥으로 나가기 위한 본질적인 사고 기술이다.

공부를 깊게 하다 보면 아이러니와 유머가 강해진다.

아이러니와 유머를 일부러 발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면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는 방향이 보이겠구나.

 

p72 코드의 불확정성

환경이 코드는 항상 불확정적이며 흔들린다.

 

p77 아이러니와 유머

아이러니와 유머는 코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더욱 공격적으로 말하면 코드를 전복해버리는 기술이다.

 

아이러니는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주변 이야기를 그렇지 않아라고 부정하는 것이다. 심각하게 말하자면 의심하고 비판하는 일이다.

 

유머란 혼자서 갑자기 엇나간 발언을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는 애초에 일부러(=자각적) 하는 것이다.

환경에 대해 자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면 최소한 아이러니 의식은 갖췄다.

 

유머는 반드시 자각적이지 않다. ‘무자각적이거나 타고난유머가 있다.

 

p80 코드의 전복

0) 최소한의 츳코미 의식: 자신이 따르는 코드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1) 츳코미(아이러니) : 코드를 의심하고 비판한다.

2) 보케(유머): 코드에서 어긋나려고 애쓴다.

메타적(=고차원적) 입장에 머문다.

 

기존의 자신이 해왔던 동조에 저항하는 다른 자신을 언어적으로 만들어낸다. 자기 아이러니와 자기 유머를 조작함으로써 습관화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자기 파괴한다.

자기 자신이 일부러, 자기 자신에게 대항하여 또 하나의 재수없는 자신을 언어적으로 만들어낸다.

 

p84 난센스라는 제3의 극

아이러니와 유머는 과잉 상태가 되면 난센스인 극한 형태로 바뀐다. 아이러니와 유머의 연장선상에 난센스가 출현한다. 아이러니와 유머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것은 난센스까지 가지 않은 적당한 범위 안에 머무를 때다.

코드의 근거에 의심의 칼날을 들이댄다.

아이러니스트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이야기는 그만하고 정말 문제로 삼아햐 할 것을 생각하자며 이야기를 깊은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p91 아이러니의 과잉, 초코드화에 의한 탈코드화.

초코드: 원래의 코드에 대한 의심에서 도출된 고차원적 근거

아이러니는 대화를 초코드화 한다.

철학이란 근본적으로 츳코미의 기술인 것이다.

초코드에 의한 탈코드화: 초코드를 진행하다보면 코드 부재의 상태에 가까워진다.

환경을 지탱하는 공통코드가 사라진다.

아이러니는 언어를 벗겨낸 현실 그 자체를 지향한다.

아이러니는 궁극적 언어를(환경 의존적일 수 밖에 없는 언어를) 무효화하려는 욕망인 것이다.

아이러니는 언어라는 필터를 통하지 않고 직접 현실 그 자체를 느끼고자 하는 욕망이다.

아이러니는 언어 없는 현실이라는 난센스로 돌진한다. 따라서 현실 자체에 도달하는 것은 아이러니스트로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우리는 3단계를 통해 언어와 관계 맺는 법을 변화시켜야 한다.

어떤 환경에 묶여있고 그곳에서 보수적으로 언어를 사용하는 상태가 기본값

그러한 상태에 의심을 품고 아이러니컬(비판적)해지는 단계

+ 궁극의 바깥=현실 그 자체를 지향

+ 언어적 가상현실로부터 탈출 (사실상 불가능)

3. 아이러니컬한 의식은 가지되 궁극의 바깥(현실 그 자체)은 지향하지 않는 것

+ 언어의 환경 의존성은 인정

4. 아이러니를 통해 언어 파괴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여행하는 것

==> 유머로의 전환

 

p99 새로운 시각을 부르는 유머

유머 : 코드에서 엇나간 발언

코드를 살려둔 채 그저 비트는 효과

어떤 새로운 시각을 그 환경으로 데려온다.

시각을 바꾸는 것

아이러니: 근거를 의심

 

유머란 이처럼 코드를 전복하는 것이다. 원래 말하려던 방향성이 이른바 반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유머의 재미란 , 그런 얘기였던가?”“애초에 무슨 얘기를 했었지?”처럼 방향, 즉 목적을 상실하는 감각이다.

 

p106 유머의 과잉, 코드변환을 통한 탈코드화

유머의 과잉화 : 코드의 불확정성을 최대한까지 확장해버리면 어떤 발언을 갖다 붙여도 이어진다. ( 코드변환에 의한 탈코드화 ) => 의미 포화 (= 무의미)

아이러니 과잉: 초코드화에 의한 탈코드화

 

확장적 유머: 엇나간 방향으로 이야기를 넓히는 것

감축적 유머: 이야기 속의 세부에 지나칠 정도로 집중해서 좁혀버리는 유머

 

p109 또 하나의 유머, 불필요하게 세세한 이야기

감축적 유머: 새로운 시각으로 코드가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코드 전체가 코드의 일부로 감축되어버리는 상태. (자폐적인 면을 지님) + 향락적 집착을 위해 입을 움직임 +자신의 향략을 위한 언어의 완구적 사용

 

p115 언어의 비의미를 향락하기

집착: 타자와의 우연한 만남에 의해 우연히 피어난 것

+ 우연한 만남 속에 강한 임팩트

+ 우연하고 강도적인 만남의 흔적

비의미적 형태: 의미를 전하기 위해서가 아닌 강도적 언어의 존재방식

+ 언어의 의미를 감축하고 남은 것, 소리가 모인 형태

 

언어의 래디컬한 완구적 사용은 개인적이고 향락적인 집착을 나타내는 사용법 (자폐적)

 

p119 아이러니에서 유머로

아이러니 ---> 언어 없는 현실의 난센스

확장적 유머---> 의미 포화의 난센스

감축적 유머---> 형태의 난센스

 

1) 아이러니를 깊게 만들면 즉 환경 코드의 근거를 철저하게 의심하다 보면 결국은 (환경 의존적일 수 밖에 없는 언어)를 파기하고 언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 현실 그 자체를 느끼려는 욕망이 든다. 그것은 언어없는 현실의 난센스

2) 다시금 다른 코드의 언어 사용을 인정하고 유머로 전환

확장적 유머 코드변환을 통해 다양한 언어의 여행

===> 아이러니에서 유머로의 전환

3) 유머의 과잉화 ===> 의미 포화 난센스 (접속과잉)

4) 향락적 집착 자신을 개성적인 존재로 삼는 비의미적 형태놀이

 

 

5) 개개인이 지니는 다양한 비의미적 형태에 대한 향락적 집착이 유머의 의미 포화를 막고 언어 세계에서의 발판, 임시 고정을 가능케 한다. ==> 형태의 향락에 의한 유머의 절단.

 

p123 향락의 동조가 궁극의 동조다.

공부의 극한 : 주위 사람들과 상관없이 스스로 동조할 뿐, 탈공동적이고 자기 목적적인 행락의 동조, 집착의 동조는 최악이지만 동시에 궁극의 동조다. 춤 같은 동조.

 

p124 이름짓기의 원장면 언어와 새롭게 다시 만나기

지식이 많아지면 이따금 분위기에 맞지 않는 이물감 있는 말을 흘리곤 한다.

 

1) 아이러니에서 시작해 그것을 과잉화하지 않고 유머로 전환한다.

2) 그리고 유머의 과잉화를 막기 위해서 형태의 향락을 이용한다.

3) 향락의 강직화를 막기 위해 아이러니컬하게 그것을 분석한다.

 

3장 공부와 욕망

p134 현상 파악에서 문제화로, 나아가 키워드 도출로

아이러니 의식: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한발 물러난 시점, 메타적 입장에서 파악해야 한다.

문제화 :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공부다. ( 문제 의식을 지니는 것 )

향락하려는 태도 : 뭔가 석연치 않고 불쾌한 상태를 일부러 즐김

 

아이러니컬하게 생각--> 추상적 키워드 도출

공부의 깊이를 더하려면 자신의 상황은 커다란 구조적 문제 속에 놓여있으며 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메타적 인식을 반드시 지녀야 함.

 

p140 키워드를 전문 분야에 끼워 맞추기

분야 상정 : 공부란 어떤 전문 분야의 동조로 이사하는 것, ( 직접적 분야--> 간접적 분야)

지금의 환경 안에서 삶의 방식을 개선하는 길과 차라리 밖으로 나가버리고자 하는 길 이 상반되는 두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생각.

 

p143 발상법으로서의 아이러니와 유머, 추구형과 연상형

추구형 : 아이러니적으로 공부의 주제를 생각한다. (수직 방향)

연상형: 유머= 수평 방향으로 연상해서 다른 가능성 제기

 

지금 신경 쓰이는 것에서 시작해 추구와 연상 (아이러니와 유머)을 조합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추상적이고 딱딱한 키워드를 도출해낸 후 그것에 포함되는 직접적 분야와 간접적 분야를 찾아본다.

 

문화적 사안이라도 추상적이고 딱딱한 키워드를 매개로 삼아 커다란 구조적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바로 깊은 공부다.

 

p147 공부는 한도 없고 끝도 없다.

공부의 유한화가 필요하다.

깊이 파고들기 ==> 한눈팔기==> 깊이 파고들기 ==> 한눈팔기 (어느 정도 선에서 만족하는 것이 공부의 유한화다)

 

아이러니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는 온갖 방향으로 모든 문제에 계속 츳코미하면서 결단코 도달할 수 없는 궁극의 진리를 계속 꿈꾸는 인생을 살게 된다.

 

절대적인 근거를 추구하지 말라. 자신을 진정한 모습으로 만들어줄 최고의 공부 따위는 없다.

 

p151 생각해서 비교하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근거해서 비교를 자기 나름대로 제대로 받아들여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어느 정도 객관적인 기준으로서 신뢰성을 갖춘 후에 수집된 정보를 최종적으로 압축하는 기준은 자기 나름, 그러니까 주관적인 것이다.

자신의 절대적인 결단, 이것이야말로 어떤 의미에서는 환경의 동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궁극의 방법이다.

 

p155 아이러니에서 결단주의로

절대적인 무근거야 말로 오히려 절대적인 근거다. 결정했으니 결정된 것이다.

무언가를 무근거로 결단하는 것, 역설적으로 그것만이 절대적으로 근거가 부여된 결단이다. 이 결단에 의해 무언가 진리가 된다.

 

아이러니적인 유한화는 결단주의다.

결단 앞에선 나 자신이 무엇인지는 결단과 상관없다.

알맹이가 텅 빈 내가 뭐든 상관없는 임의의 타자와 만나 그 타자를 절대화한다.

 

결단주의는 피해야 한다. 아이러니와 비판성을 살려두려면 절대적인 것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복수의 타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p160 비교를 중단하기

결단이 아닌 중단, 비교를 계속하면서 임시로 더 나은 결론을 내리는 것. (임시 고정)

 

p164 집착의 변화

향락적 집착은 타자와의 우연적이고 강한 만남을 통해 생겨난다.

사건 자체에서 집착이 직접 결실을 맺은 것이 아니다. 집착이라는 사건이 어떤 환경 속에서 언어를 통해 의미 부여되고 기능을 지니게 된 결과다.

 

집착의 환경 의존적인 면 (집착의 껍데기)를 분석하고 해체하여 발단에 있는 무의미한 사건( 집착의 핵) 쪽으로 돌아가려고 애쓴다. 즉 사건과 다시 만나려고 노력한다.

 

p170 욕망 연표 만들기

자신이 무엇을 욕망해 왔는지 연표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향락 연표)

1) 자신이 현재하는 일이나 주된 흥미로 이어지는 중요한 포인트를 생각나는 대로 기입한다.

2) 그 배경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건, 상품, 작품, 인물 등의 명칭과 연도를 기입한다.

3) 시간의 폭을 넓혀서 자신의 위치를 커다란 역사의 흐름과 연결해본다.

 

현재의 자신이 어떤 타자에게 자극받아 어떤 거대한 시대 상황 속에서 구축되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 메인 욕망 연표 )

서브 욕망 연표 : 묘하게 집착하는 것이나 뭔가 인상 깊은 것

 

메인 욕망 연표와 서브 욕망 연표를 이어주리라고 생각되는 추상적인 키워드를 억지로라도 일부러 떠올린다.

--> 추상 키워드는 무의식 수준에서 자신의 마음을 움직여온 커다란 인생의 콘셉트

 

p184 다가올 바보를 향하여

공부를 하면 동조에 서툴러지고 재수 없어지고 약아빠진 사람이 된다.

 

향락적 집착이란 자신의 바보스러움이다.

 

4장 공부의 기술

언어 편중적 인간이 되고 자신의 향락을 활용하여 유한성을 의식하는 공부

생활 분석과 자기 분석을 통해 키워드, 문제를 발견

공부란 한 전문 분야의 동조로 들어가는 것.

 

p194 전문 분야에 입문하기

 

제대로 된 책을 읽는 것이 공부의 기본이다.

전문 분야에 효율적으로 입문하려면 입문서를 읽어야 한다.

입문서는 여러 권을 읽고 비교해야 한다. - 다양한 각도에서 분야의 윤곽을 바라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 분야에 파고들 때는 그 분야의 교과서, 혹은 기본서라 할 수 있는 책을 사두기를 추천

입문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전으로 이용한다.

기본서란 교과서처럼 교육목적으로 쓰인 책은 아니지만 그 분야의 중심 주제에 대해 상세하게 쓰인 중요 문헌이다. (기본서는 교과서보다 상급 레벨이다.)

 

공부 순서는 여러 입문서-->교과서--> 기본서.

교과서는 다 읽은 것이 아니라 사전처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p199 완벽한 독서란 불가능하다.

띄엄띄엄 읽는 것도 충분히 독서라 할 수 있다. 심지어 목차만 파악해도 나아가 제목만 보더라도 어떤 말은 할 수 있다.

 

공부에 깊이를 더하려면 다독이나 통독을 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책을 알 필요가 있다. 머릿속에 책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p201 입문서 읽기

우선 표현에 익숙해져야 한다. 새로운 표현에 대한 위화감을 소중히 하자. 그 분야에서 쓰이는 표현의 코드를 메타로 바라보는 것이다.

 

내 체감과 맞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라고 말한다면 공부를 진행 할 수 없기 떄문이다.

애초에 이질적인 세계관을 얻으려 애쓰는 과정이기 때문에 체감에 맞지 않는 내용이 쓰여 있는 것이 당연하다.

 

새로운 표현= 사고방식에 동조함으로써 자신의 감각이 확장된다. 이것이 진정한 자기파괴다.

 

p203 교사는 공부를 유한화하는 존재

교사란 유한화, 혹은 절단의 장치다.

당신과 맞는 교사와 저자라면 분명 당신 자신의 향락적 집착에 공명하는 부분이 있을 터이다. 당신과 공명하는 주제의 공유가 아니다. 그보다 더 깊은 레벨에서 무언가 집착의 무의미함 수준에서 공명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교육의 내용이라기보다는 스타일에 공명하는 것이다.

 

모종의 향락에 관여하는 비의미적 형태의 문제인 것이다.

 

p208 전문서와 일반서를 구별하는 기준

공부할 때 신뢰해야하는 타자는 공부를 계속하는 타자다.

공부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전문서다. 더욱 한정하면 학문적인 연구서다.

준전문서: 전문적인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입문서나 전문가의 대담집 등

일반서: 학문적 엄밀함과 거리가 있는 문헌이다.

 

일반서에는 엄밀하기는커녕 독단적인 가치관을 제시하는 책도 많다. 특수한 성공담을 일반화 하는 것 ~하면 된다 와 같은 극단적인 조언 초보자라면 모든 일반서를 경계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p210 학문의 세계는 신뢰성의 세계

신뢰성의 근거란 그 저자 문헌이 지적인 상호 신뢰의 공간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지 여부다.

 

학회지에 논문 투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강의, 다른 전문가와 전문적으로 의미있는 교류

 

학문은 다른 입장의 비교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 비교가 자기 목적적이다. 이상론으로 말하자면 학문은 특정 이해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중립적이다.

학자는 기초적인 문제에 대해 끝없이 논의 한다.

 

p213 독서의 기술 1 : 텍스트 내재적으로 읽기

이해하기 이전에 쓰인 용어의 종류나 논리적인 연관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텍스트의 짜임새 즉 구조를 분석하는 일이다.

 

어떤 설정, 즉 구조 속에서 언어의 기능을 파악하는 일이다.

내재적 글 읽기: 텍스트의 구조 안에서 각 개념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파악하는 작업이다.

 

언어 사용법을 반쯤 갱신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맨 처음에 품고 있었던 말의 이미지에서 점차 벗어나는 것이다.

 

독서의 기술 2 : 이항 대립 관계 파악하기

이항 대립 : 의미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의 쌍

일상 생활에서든 뭔가를 읽을 때든 늘 반대어를 파악하려고 애쓰는 것이 좋다.

 

p219 공부의 두 바퀴 : 언어의 아마추어 모드와 프로 모드

대충의 이해와 정확한 표현을 구별하여 인식. 증거가 되는 텍스트 자체와 자신의 이해를 구별해야 한다.

언어의 프로모드 : 엄격하게 언어 편중 상태가 되는 것

언어의 아마추어모드: 대충 이해한 언어를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의미로서 받아들이는 것

 

어디까지가 타인이 생각한 것이고 어디부터가 자신이 생각한 것인지 확실히 구별하여 의식해야 한다.

 

어떤 개념이나 사고방식이 누구의 어떤 문헌에서 나온 것인지를 의식하고 곧바로 말할 수 있도록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출전을 명기한 독서 노트를 계속 쓰는 것

 

p223 노트의 기술 : 공부의 타임라인

공부용 노트: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하기 위한 특별한 장소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 자신의 무의식적인 향락의 모습과 이어져 있다는 사실.

+ 미래의 가능성과 과거의 집착이 상호작용

+ 공부의 경과를 노트에 쓰는 것은 중요: 무엇을 읽었는지, 어디까지 생각했는 지, 무엇을 아직 모르겠는지 등을 적고 언제든 쉽게 열 수 있도록 저장

 

p231 아웃라이너와 유한성

자유롭게 쓰기 : 아야기가 벗어나더라도 신경쓰지 말고 막힘없이 써나가는 것이다.

 

 

 

 

 

결론

1장 원리편 1

 

공부란 기존의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공부란 다른 사고방식을 쓰는 환경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깊은 공부 : 어떤 환경에 유착했던 기존의 자신을 완구적 언어 사용을 의식함으로써 자기파괴하고 가능성의 공간으로 몸을 열어 젖히는 것이다.

 

2장 원리편 2

아이러니 : 의심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것

유머: 근거를 의심하지는 않고 시각을 다양화하는 것

환경의 코드를 메타적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아이러니를 과잉화하지 않고 유머로 되돌아 갈 것을 장려

유머의 극한적 상태 = 언어의 의미가 포화하여 기능 정지 상태

유머는 과잉화하지 않고 임시고정=> 향락적 집착

 

3장 원리편3 실전편1

자신의 현 상황을 메타적으로 관찰하여 자기 아이러니와 자기 유머의 발상으로 현 상황에 대한 가능성 고찰

전문 분야 찾기

아이러니적 유한화-> 결단주의

유머적 유한화 --> 비교의 중단

절대성을 추구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계속 비교하는 도중에 중단하고 더 나은 결론을 임시 고정한 후 다시 비교를 재개하는 것이다.

 

환경 안에서 동조하는 보수적인 바보의 단계에서 메타적으로 환경을 파악하고 환경을 겉도는 약아빠진 존재가 되는 단계를 거쳐 메타적인 의식을 지니면서도 향락적 집착에 이끌려 춤과 같은 새로운 행위를 시작하는 다가올 바보가 된다.

 

4장 실전편2

공부란 어떤 전문 분야에 참여하는 일이다.

입문서를 여러권 비교하여 전문 분야의 큰 틀을 파악한다. 교과서나 기본서로 공부

공부의 본체는 신뢰할 수 있는 문헌을 읽는 것.

신뢰성의 조건은 지적인 상호 신뢰의 공간

 

독서의 기본방법은 텍스트의 내재적 위치 관계를 파악.

독서 노트에 인용하고 싶은 부분을 출전을 곁들여 기록

일상 속에서 타임라인을 유지.

 

쓰기의 기술은 글쓰기를 통해 생각하는 습관에 의해 향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초서 :

p19 내 것인 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p26 마음을 비우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알겠습니다.

그렇지 그건 실제로 유리컵 안의 공간의 문제라네

빈 공간이 많을수록 영적인 공간이 커지는 거겠지요?

마음을 비워야 영혼이 들어갈 수 있다네.

 

p29 계속 쓰는 건 계속 실패했기 때문이야.

글을 쓴다는 것은 앞에 쓴 글에 대한 공허와 실패를 딛고 매번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나는 평생 도전이 필요한 인간이었네. 계속 쓰고 또 쓰고 다시 썼네. 강해서가 아니라 약해서 다시 하는 거라네. 니체도 다르지 않아. 운명이여 오너라. 위인들이 거창해 보여도 그렇지가 않아. 지면 또 한 번 부르짖을 뿐이지.

 

p30 에고이스트가 아니면 글을 못써. 글 쓰는 자는 모두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쓰는 거야. 자기 생각에 열을 내는 거지. 어쩌면 독재자하고 비슷해. 지독하게 에고를 견지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만인의 글이 되기 때문이라네. 남을 위해 에고이스트로 사는 거지.

 

암요. 자아를 통과한 글만이 만인의 심장을 울리니까요.

 

p41 배꼽은 내가 타인의 몸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유일한 증거물이지. 타인의 몸과 내가 하나였다는 것.

 

배꼽은 비어있는 중심이거든. 가장 중요한 것은 비어 있다네.

 

p60 고통을 겪는 것까지 내 몫이 아니야. 관찰하는 것까지 내 몫이지.

사람이 어떻게 끝나가는 가를 보고 기록하는 것이 내 삶의 마지막 갈증을 채우는 일이야. 내가 파고자 하는 최후의 우물이지. 암이 내 몸으로 번져가는 것을 관찰하면서 죽음에 직면하기로 한 것은 희망에 찬 결정이란 말일세.

 

p63 오 주여, 내 주여, 내 몸뚱어리와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용기를 주옵소서.

왜 용기가 필요한 줄 아나? 인간은 차마 맨정신으로는 자기의 몸뚱이와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는 거야.

 

p68 옛날에는 무거워지는 걸 걱정했는데 지금은 매일 가벼워지는 게 걱정이야.

엉엉 소리내 울고 피눈물을 흘리는 것도 행복이라네. 늙은이는 기막힌 비극 앞에서도 딱 눈물 한 방울이야.

 

p72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이라고 그러셨지요.

맞아 우리가 잊고 있던 것 속에 진실이 있어. 경계할 것은 거짓이 아니라 망각이라네. 덮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것.

 

p78 운을 하늘의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나의 운은 항상 남의 운과 연결되어 있기에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면 예외없이 좋은 운이 들어 온다는 것.

 

p82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의 출발이지.

지능과 덕으로 최선을 다해도 우리는 다가올 운명을 바꿀 수 없네

운명론이란, 있는 힘껏 노력하고 지혜를 끌어모아도 안되는 게 있다는 걸 받아들이라는 거야.

지혜자 만이 그걸 받아들일 수 있네. something great를 인정하고 겸허해지는 것은 머나먼 수련의 길이야.

 

p85 떠나기 전의 탕자와 돌아온 후의 탕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네. 그렇게 제 몸을 던져 깨달아야, 잘났거나 못났거나 진짜 자기가 되는 거지.

 

p86 마라톤 경주를 하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돌맹이가 날아와서 넘어진 사람은 운이 나빴다는 위로를 받을 만해. 그러나 인간이 노력할 수 있는 세계에 운을 끌어들이면 안 돼. 커트라인 1점 차로 누군가는 시험에 붙고 떨어지지만 그것도 근접한 수준의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이야. 세상은 대체로 실력대로 가고 있어. ‘노력해봐야 소용없다는 자조를 경계해야 하네.

 

p98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프레임에 갇혀 사는지 스스로 깨달아야 해.

고정관념의 눈꺼풀이 눈을 덮으면 그게 안 보여. 달콤한 거짓말만 보려고 하지.

 

p99 새들을 관찰해보니 안 먹은 놈, 배고픈 놈이 가장 입을 크게 벌린다는 거야. 어미는 입 크기를 보고 배식 순서를 안다는 거지.

 

p100 질문없는 사회에서 자라는 게 그렇게 무거운 거라네. 그런 문화 속에서 나는 사랑받지 못했네. 존경은 받았으나 사랑은 못 받았어.

 

알아도 모른 체하고 몰라도 아는 체하며 사는게 습관이 된 사회는, 삐걱거리는 바퀴를 감당 못 해. 한 치 더 깊게 생각하는 사람은 고통을 겪게 돼 있어.

 

나는 여전히 내 머리로 생각한다네.

모르는 시간을 음미하는 거야.

 

p101 “쉬운 얘기 해볼까?”

아니요. 제가 반드시 들어야 할 이야기를 해주세요.”

 

p105 간절하게 더 깨어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 진실에 가까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네. 어른들은 머리가 굳어서 다 안다고 생각하거든 다 안다고 착각하니 아이들에게 쓸데없는 거 묻지 말라고 단속을 해

 

p108 다르게 산다는 건 외로운 거네. 그 외로움이 모든 사회생활에 불리하지만 그런 자발적 유폐 속에 시가 나오고 창조가 나오고 정의가 나오는 거지.

 

작더라도 바람개비처럼 자기가 움직일 수 있는 자기만의 동력을 가지도록 하게.

 

생각이 곧 동력이라네. 억압과 관습의 압력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생각하는 자는 지속적으로 중력을 거슬러야 해. 가벼워지면서 떠올라야 하지. 떠오르면 시야가 넓어져.

 

p111 살아있는 것은 물결을 타고 흘러가지 않고 물결을 거슬러 올라간다네. 관찰해보면 알아.

모든 것은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원하는 데로 가지, 떠내려간다면 사는 게 아니야.

 

p117 차이는 작은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거든. 디테일 속에 진실이 있다고. 외국 논문을 보면 모든 게 아주 작고 시시콜콜한 데서 시작해. 구체적이지.

 

p122 타자를 나의 것으로 만들지 말고 그가 있는 그대로 있게 하라.

타자의 절대성을 인정하는 게 사랑이고 그 자리가 윤리의 출발점이라네. 타자를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위해 왜곡해선 안 돼.

 

나는 타인의 아픔을 모른다고요?
몰라, 모른다네. 지금 저 사람이 피를 흘려서 얼마나 아플까? 그건 자기가 아픈 거야. 자기 마음이 아픈 거지. 우리는 영원히 타인을 모르는 거야. 안다고 착각할 뿐.

 

절대로 어머니는 내가 될 수 없고 나는 어머니가 될 수 없어. 목숨보다 더 사랑해도 어머니와 나의 고통은 별개라네 존재와 존재 사이에 쳐진 엷은 막 때문에 그런데 우리는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위선을 떨지. 내가 너일 수 있는 것처럼.

 

p123 비루함과 위대함이 다 한 몸에서 나왔다는 거죠.

 

p124 작가나 예술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야. 도덕자나 지식가가 아니라네, 감추고 싶은 인간의 욕망, 속마음을 광장으로 끌어내 노출시키는 사람들이지. 거울로 비춰주는 거야. 보통 사람은 비참한 자기 얼굴을 안 보려 해. 흐린 거울이나 깨진 거울로 보지. 직면할 용기가 없으니까. 예술가만이 일그러진 자기 얼굴을 똑바로 봐.

 

자기 삶이 사소하면 사소한 대로 비루하면 비루한 대로 정직하게 기록하는 인간들이야말로 담대한 사람들이죠.

 

일상을 꾸준히 정확하게 기록하고 싶다는 욕구가 자주 보여요. 정확할수록 공감과 차이를 다 끌어낼 수 있어서겠죠?

정확성보다는 솔직성이 우선이네. 솔직해야 정확할 수 있어.”

 

솔직성이 선행조건이군요. 자기 육체의 고통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솔직하게 기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요.”

 

p125 내가 유일한 존재가 되었을 때 비로소 남을 사랑하고 끌어안고 눈물도 흘릴 줄 아는 거야. 내가 없는데 어떻게 남을 끌어안겠나? 내가 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있어?

 

내가 사이를 강조했잖아. 나와 너 사이. 그 사이에 나도 있고 너도 있다는 거지.

 

앞으로 점점 더 interface 접속장치가 중요해. 이 컵을 보게. 컵은 겁이고 나는 나지. 달라. 서로 타자야. 그런데 이 컵에 손잡이가 생겨봐. 관계가 생기잖아. 손잡이가 뭔가? 잡으라고 있는 거잖아. 손 내미는 거지. 그러면 손잡이는 컵의 것일까? 나의 것일까?

서로의 것이죠.

손잡이 달린 인간으로 사느냐. 손잡이 없는 인간을 사느냐. 그게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p131 도움을 주는 사람만큼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리퀘스터(Requester)도 중요하다고 해요. 사람들은 거절이 겁나 부탁을 두려워하지만 실험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나는 남에게 부탁할 수도 부탁받을 수도 있어. 그걸 알기에 도와주는 거야. 반대로 남한테 부탁 안 하는 사람은 남의 부탁도 잘 들어주지 않아.

 

빈자들은 늘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에 이웃의 부탁을 선선하게 들어주는 한편, 부자들은 타인의 도움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웃을 신뢰하지도 부탁을 들어주지도 않는다고.

 

보통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남의 부탁을 받으면 쉽게 거절 못해. 돕는 게 생존에 유리하거든.

 

남을 위해 뭔가를 해주려는 마음이 인간에게는 있어.

 

p135 참인가 거짓인가는 생각을 다루는 인지론이고 착한가 악한가는 행위를 다루는 행위론이야. 선악은 행위를 통해서만 드러나거든.

 

참을 다루는 진, 행위를 다루는 선, 제 각자 미를 느끼고 판단하는 것은 표현의 영역이라네.

 

생각을 다루는 인지론, 실천을 다루는 행위론, 표현을 다루는 판단론, 인간으로 풍부하게 살아가려면 이 세 가지 영역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네.

 

참과 거짓의 세계, 선악이 세계, 미추의 세계는 범주가 달라. 이 세 개의 세계를 얼마나 잘 구분하고 자연스럽게 융합하느냐가 서양과 동양의 큰 차이를 만들어.

 

p137 최근에는 자기다움의 윤리로 진정성이라는 화두가 올라오면서 가짜가 아닌 진짜를 향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사람이 착한가, 이타적인가를 묻는 도덕성, 그 사람이 예쁜가 실력있는가를 묻는 표현의 힘에 앞서 그 사람이 정직한가 일관되는가 라는 진정성의 잣대로 과거와 현재의 위선이 낱낱이 들춰지기 때문이다.

 

착하지 않아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예쁘지 않아도 개성으로 긍정하며, 그 다름의 값을 치러야 한다면 기꺼이 타인의 미움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용기있는 사람들, 진짜 나로 살기로 결심한 사람들, 참자기를 거부하는 거짓의 세계에서 빠져나온 스마트한 개인들이 사는 세상, 점차 이 세계는 그렇게 진의 세계를 중심으로 수만가지 바코드의 선과 미를 재배열하며 나날이 팽창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153 럭셔리한 삶...... 나는 소유로 럭셔리를 판단하지 않아.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지.

 

이 이야기를 내 명예를 위해서, 이익을 위해서 한다면 재미가 없었을 거야. 좋아서 재미있어서 했어. 모든 일이 그래. 재밌어서 하면 저절로 이익도 된다네.

 

p155 “관심 관찰 관계...... 평생 이 세 가지 순서를 반복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왔다네. 관심을 가지면 관찰하게 되고 관찰을 하면 관계가 생겨.“

 

p158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니야. 한 커트의 프레임이야, 한 커트의 프레임에서 관찰이 이뤄지고 관계가 이뤄져. 찍지 못한 것 버렸던 것들이 나중에 다시 연결돼서 돌아오기도 해.

 

p158 평생 혼자 걸을 줄 알았는데 지팡이의 도움을 받고 부축해주는 이가 나타나더라고 마지막 업혀가는 건 죽음이지. 완전한 의존은 내가 존재하지 않는거야. 그렇게 나라는 사람이 없어지는 과정에서 상호성을 느끼고 있다네.

 

p163 내가 모르는 걸 발견하려고 읽는 사람이 있고, 내가 아는 걸 확인하려고 읽는 사람이 있어.

 

p169 예수의 바보스러움, 앙드레 지드의 이 바보스러움, 스티브 잡스가 스테이 풀리시라고 할때의 그 바보스러움을 자네는 깨달아야 하네.

 

p174 자네가 만약 내일 같은 질문을 한다면 내 대답은 달라져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오늘의 대화가 중요한 거야. 우리가 내일 이 대화를 나눴더라면 오늘 같지 않았을 걸세. 그래서 오늘이 제일 아름다워, 지금 여기. 나는 오늘도 내일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신념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아.

 

p179 진선미를 아는 사람은 밥을 굶어도 웃는다네,

p180 그림자 노동에서 예술가가 되는 거야. 노동을 하는 순간에도 예술을 하고 있는 거야.

그게 내 인생인 거야. 매스게임하지 않고 굴렁쇠를 굴리며 산 삶.

 

길을 일탈해서 길 잃을 자유가 있어야 해. 그게 선이든 악이든 일단 나의 행위가 있어야 하는 거지.

 

p195 모른다는 인정이 매우 중요하다네.

 

p207 밤에 아파하며 눈물 흘리는 나와, 그런 나를 쳐다보는 나의 거리가 멀어졌어.

 

p213 이 시대는 핏방울도 땀방울도 아니고 눈물 한 방울이 필요하다네. 피와 땀이 싸우면 피눈물 밖에 안나와. 피와 땀을 붙여주는 게 눈물이야.

 

가장 약할 때 가장 강한 것이 나오는 법이라네. 감상적이고 무력한 약자의 눈물이 가장 큰 힘이지.

 

p218 뭔가를 구하고 끝없이 탐하면 자기 능력을 초월하는 영감이라는 게 들어오는 거야.

 

p236 궁극적으로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다네.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만족할 수밖에 없어. 그게 자족이지. 자족에 이르는 길이 자기다움이야.

 

자족을 이룬 사람이 군자, 못 이룬 사람이 예술가라고나 할까. 시나 소설은 그렇게 고립된 예술가들이 에고이스트적인 힘으로 인격적으로 결함을 가진 채 세상에 내놓은 말들이야.

 

p267 나는 용서받을 사람이지 용서해줄 사람이 아니야.

인간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짓는 일이라네.

 

p275 진정한 목자는 양가죽을 쓰고서라도 스스로 양이 되어 그들의 삶에 동참하는 거야.

 

p286 살아 있을 때 그 말을 해줄 걸이야. 그때 미안하다고 할 걸, 그때 고맙다고 할 걸...... 지금도 보면 눈물이 핑 도는 것은 죽음이나 슬픔이 아니라네, 그때 그 말을 못한 거야.

 

p315 우주에서 선물로 받은 이 생명처럼, 내가 내 힘으로 이뤘다고 생각한 게 다 선물이더라고.

 

p320 창을 열면 차가워진 산소가 내 폐 속 깊숙이 들어와요. 이 한 호흡 속에 얼마나 큰 은총이 있는지 나는 느낍니다.

 

--------------------------------------------------------------------------------------------------

 

1. 나는 평생 도전이 필요한 인간이었다. 계속 쓰는 건 계속 실패했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앞에 쓴 글에 대한 공허와 실패를 딛고 매번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2.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이다. 우리가 잊고 있던 것 속에 진실이 있다. 경계할 것은 거짓이 아니라 망각이다. 덮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것.

 

3. 인간이 노력할 수 있는 세계에 운을 끌어들이면 안 된다. ‘노력해봐야 소용없다는 자조를 경계해야 한다.

 

4.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 진실에 가까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5.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다.

 

6. 우리가 내일 이 대화를 나눴더라면 오늘 같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이 제일 아름답다, 지금 여기. 나는 오늘도 내일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신념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7. 나는 용서받을 사람이지 용서해줄 사람이 아니다. 인간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짓는 일이다.

 

8. 지금도 눈물이 핑도는 것은 그 때 그 말을 하지 못한 것이다. 살아 있을 때 그 말을 해 줄 걸이야. 그때 미안하다고 할 걸, 그때 고맙다고 할 걸......

 

9. 정확성보다는 솔직성이 우선이다. 솔직해야 정확할 수 있다.

 

10. 관심 관찰 관계...... 평생 이 세 가지 순서를 반복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왔다. 관심을 가지면 관찰하게 되고 관찰을 하면 관계가 생긴다.

 

선생님을 통해서 배우게 된 것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진실에 가까운 것을 찾으려 노력하는 삶이다. 주위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 관계가 생긴다. 망각을 경계해야 한다. 무심히 덮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것들 스스로 세심히 관찰하고 직면하며 좀 더 진실에 다가가도록 노력해야 겠다. 오늘 지금 여기에 한 숨의 공기에도 은총이 있음을 오롯이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뭐든 둔하게 대충 두루뭉술하게 살아가는 나에게 선생님은 따가운 일침을 가한다. 좀 더 예민해지도록 좀 더 총명해지도록 좀 더 세심해지도록 노력하고 싶다.

 

 

예민하다 : 무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총명하다: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다.

세심하다: 작은 일에도 꼼꼼하게 주의를 기울여 빈틈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의 정복 - 버트런드 러셀 -

 

1. 자기 안에 갇힌 사람

 

p16 문명국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날마다 겪고 있는 일상적인 불행에 대해 다룰 것이다.

 

p17 이런 불행은 대부분 세계에 대한 그릇된 견해, 잘못된 윤리와 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는데 개인의 힘으로 좌우할 수 있다.

 

삶을 즐기게 된 비결은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대부분은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다.

 

p18 무엇보다도 내가 삶을 즐기게 된 주된 비결은 자신에 대한 집착을 줄였다는 데 있다. 나는 차차 자신과 자신의 결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법을 배워 나갔다. 나는 외부의 대상들, 즉 세상 돌아가는 것, 여러 분야의 지식, 그리고 내가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p18 승려가 된 사람도 규칙적인 수도 생활에 쫒겨 자신의 영혼을 잊을 수 있어야 비로소 행복을 누릴 수 있다.

 

p18 지나치게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는 바람에 불행해진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외부적인 훈련뿐이다.

 

자신에게 몰입하는 3가지 유형의 사람들

 

죄인 (죄의식에 사로잡힌 사람)

+ 끊임없이 자신을 탓한다.

+ 마음속으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현실적인 모습과 마음속의 자아상이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킨다.

+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어렸을 때 배운 모든 금지 사항들을 여전히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

+이들을 빗나가게 만드는 것은 손에 넣을 수 없는 대상(어머니, 혹은 어머니를 대신하는 존재)에 대한 애착과 어린 시절에 주입된 우스꽝스런 도덕적 규칙.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

+자신을 찬미하며 또한 남들에게 찬미를 받고 싶어하는 태도.

+허영심이 깊어지면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없게 되고 결국에는 사랑을 통한 진정한 만족감도 얻을 수 없게 된다.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이 다른 사물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경우는 더 심각한 상황을 불러온다.

(목적에 이르기 위한 단순한 수단일 뿐이므로, 기대했던 찬사 대신 실패와 실망 조롱만이 그를 기다린다. 작품이 성공을 거두느냐 마느냐는 작가가 작품과 관련된 소재에 얼마나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세상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데만 관심있는 사람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허영심이 지나친 사람은 결국 권태와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자존감을 키우려면 외부적인 대상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활동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뿐이다.)

 

 

과대망상에 걸린 사람

+매력이 있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권력이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보다는 남들이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많은 정신병자& 역사상 위인들)

+과대망상은 심한 굴욕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불행의 심리적인 원인의 공통점

+전형적인 형태의 불행한 인간은 어린 시절에 정상적인 만족을 누리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고통을 잊으려고 기분전환만을 추구 (쾌락의 광신자가 된다)

 

2. 이유 없이 불행한 당신

p27 불행을 자랑거리로 여기고 불행의 원인을 우주의 본질로 돌려버린다. 그리고 이런 태도야 말로 지식인에게 어울리는 유일한 이성적 태도라고 생각한다.

 

p28 나는 독자들에게 이성이 행복을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시키고 싶다.

 

p31 기분과 지적인 표현을 구별해야 한다. 기분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p32 인간이 막대한 재산 덕분에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온갖 변덕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되면 아무 노력없이 산다는 사실 그 자체가 행복의 본질적 요소를 앗아버린다. 원하는 것들 중 일부가 부족한 상태가 행복의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있다.

 

p34 새로운 것이 없어도 괴롭고, 있어도 괴롭다면 새로운 것이 있거나 없다거나 하는 것은 절망의 진정한 원인이 될 수 없다.

 

p42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사랑은 대담하고도 빈틈이 없는 사랑,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되 나쁜 것을 눈감아주지 않는 사랑, 그리고 신성한 척, 거룩한 척하지 않는 사랑이다.

 

p43 1) 사랑은 그 자체가 기쁨을 만들어내는 원천이기 때문에 소중하다.

2) 사랑은 아름다운 음악과 산에서 보는 해돋이, 보름달 아래 펼쳐진 바다와 같은 최상의 쾌락을 더 증폭시키기 때문에 소중하다.

 

p49 글을 쓰려는 생각은 버려라. 그 대신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보라. 세상으로 나가라. 해적도 되어보고, 보르네오 왕도 되어보고, 소련의 노동자도 되어보라. 기본적인 신체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생활을 해라.

예전에 지식인었던 사람들은 몇 년동안 이렇게 생활하고 나면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3. 경쟁의 철학에 오염된 세상

 

p56생존경쟁이란 말은 실제로 성공을 위한 경쟁을 의미한다.

문제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행복의 주요한 원천이라고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다.

 

p60 이 문제는 삶이란 승자만이 존경받는 승부요, 경쟁이라는 지성을 포기하고 의지만 지나치게 키우는 결과를 불러온다.

 

선사시대의 공룡들처럼 지성보다는 근력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지성과 감성을 배제하고 의지와 경쟁을 강조하는 사람들을 현대판 공룡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이 현대판 공룡의 놀라운 성공 때문에 현대인들은 너도나도 이 공룡의 행동을 따라하고 있다.

 

p61 인생에서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쟁은 지나치게 냉혹하고 집요하며 필요 이상으로 근육을 혹사시키고 의지 또한 지나칠 정도로 집중하도록 만든다.

 

p62 경쟁의 철학 때문에 오염되는 것은 일만이 아니다. 여가도 마찬가지로 오염된다. 조용히 신경을 안정시키는 여가는 권태로운 것으로 여기게 된다. 그 종착점은 마약복용과 탈진상태가 될 것이다.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건전하고 조용한 즐거움을 인생의 균형잡힌 이상형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4. 인생의 끝, 권태

 

p64 권태가 생겨나게 되는 필수조건 중 하나는 어쩔 수 없이 상상하게 되는 지금보다 바람직한 상황과 현재 상황의 대조에 있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필요가 없을 때에도 사람은 권태를 느끼게 된다.

 

권태의 반대는 즐거움이 아니라 자극이다.

 

p65 농경시대가 되면서 삶은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p69 자극이 너무 적으면 병적인 갈망을 자아내고 너무 많으면 심신을 황폐하게 한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권태를 견딜 수 있는 힘은 행복한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다. 이것은 젊은 사람들이 배워야 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p70 출판업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현대의 독자들이 권태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p71 부모들은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날마다 비슷한 생활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어린아이는 주로 자신의 노력과 창조력에 의지해서 스스로 환경으로부터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영화 구경처럼 재미는 있지만 육체적인 활동이 전혀 수반되지 않는 오락거리를 어린아이들에게 자주 제공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잦은 여행을 하고 지나치게 다양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어린아이들에게 좋지 않다. 이런 아이들은 자라서 어떤 성과를 얻기위해 반드시 견뎌야하는 지루함조차 참지 못하는 어른이 될 수 있다.

 

p72 지루함을 참아내지 않고서는 유익한 성과를 거둘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진지하고도 건설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고, 권태가 반드시 견뎌야하는 것임을 이해하게 된다면 아무리 엄청난 양의 권태라도 자진해서 참아낼 것이다. 가벼운 흥밋거리나 오락에 빠져 생활하고 있는 젊은이의 마음속에 건설적인 목적이 들어서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p73 대지의 생명과 접촉할 기회를 주는 쾌락은 깊은 충족감을 준다.

 

p74 사랑이란 경험은 가뭄 끝에 단비로 식물이 되살아나듯이 우리에게 원기를 불어넣고 우리의 존재를 새롭게 만든다.

 

현대의 도시인들이 느끼는 특별한 권태는 대지의 생명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것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대지의 생명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삶은 사막을 여행할 때처럼 뜨겁고 답답하고 갈증에 시달린다.

 

진정한 기쁨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만 깃들기 때문이다.

 

5. 걱정의 심리학

 

p77 요즘 선진국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다 되고있는 것은 정신적인 피로다. 이상한 일이지만, 정신적 피로는 부유한 계층에서 가장 두드러지며 육체노동자들이 사업가들이나 정신노동자들보다 정신적 피로가 훨씬 덜한 경향이 있다.

 

p80 걱정하고 있는 문제가 대단치 않은 것임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걱정을 줄일 수 있다.

 

p80 나는 연설을 잘하든 못하든 우주는 전혀 변함이 없으며 연설의 성공 여부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터득해갔다.

 

p81 나의 행동은 내가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며 결국 내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또한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면 자신의 자아는 세상에서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p82 실제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은 과로가 아니라 특정한 종류의 걱정이나 불안이다.

 

자신의 일이 몹시 중요하기 때문에 쉬기라도 하면 큰일이 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신경쇠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징조다.

 

p84 걱정에 관해서도 이와 비슷한 여러 가지 대처 과정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어떤 불행이 닥쳐오면 진지하고 신중한 태도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을 직시하고 나서는, 그 불행이 그렇게까지 끔찍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만한 적절한 이유를 스스로에게 제시해보라. 그럴 만한 이유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나 자신에게 우주적 중요성을 가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법이니까. 얼마동안 최악의 가능성을 꾸준히 응시하면서 진정한 확신을 가지고 좋아,그까짓 것 별 문제 아닐거야 라고 말해보라. 그러고 나면 걱정이 엄청나게 줄어든 것을 꺠닫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서너번 되풀이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최악의 사태를 직시하면서도 전혀 거리낌을 느끼지 않게 되면, 당신은 걱정은 말끔히 사라지고 대신 일종의 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p85 모든 종류의 두려움은 그것을 직시하지 않으면 더욱 심해진다.

 

p86 모든 종류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올바른 방법은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그러나 매우 집중적으로 그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두려움에 대해 친숙한 감정이 들게 된다.

 

자신이 떨쳐버리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섬뜩한 마력이 힘을 잃게 될 때까지 보통 때보다 훨씬 강도 높게 그 문제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

 

p87 현대의 남성과 여성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피로의 대부분은 의식적인 두려움 혹은 무의식적인 두려움에서 비롯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88 자극적인 쾌락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p89 식사를 하는 즐거움이나 햇볕을 쬐는 즐거움은 느끼지 못한 채 특정 대상에만 강하게 집착하게 되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지기 쉽다.

 

대지와의 접촉을 유지

 

6. 질투의 함정

 

p91 질투는 민주주의의 기초다.

 

그리스 도시 국가들의 민주주의 운동은 거의 전적으로 질투라는 감정에 의해 고무된 것이 틀림없다.

 

그 변혁을 정당화하는 이론은 사람들의 격정을 위장한다.

민주주의 이론에 추진력을 제공해온 격정이란 곧 질투라는 감정이다.

 

p92 좋지 못한 소문을 주고받기 좋아하는 것도 이런 일반적인 적의를 드러내는 것이다. 다른 여성에 대한 좋지 못한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근거가 희박하더라도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는다.

 

여성들은 다른 여성들을 모두 경쟁자로 보는데 비해 남성들은 대부분 동일한 직업을 가진 다른 남성들에 대해서만 이런 감정을 갖는다는 점이다.

 

p93 질투는 평범한 인간 본성이 가진 여러 가지 특징 중에서 가장 불행한 것이다.

 

질투하는 자신 역시 불행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는 대신,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괴로워한다.

 

p94 다행스럽게도 인간 본성에는 질투를 상쇄할 만한 다른 격정, 탄복이라는 감정이 있다.

 

p95 질투는 어린 시절에 겪었던 여러 가지 불행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p96 자신이 질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고칠 수 있는 방향으로 큰 진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p97 현명한 사람은 누군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 때문에 자신의 즐거움을 망치지 않는다.

 

p98 불필요한 겸손은 질투와 관계가 깊다.

 

p99 질투가 도덕으로 위장하여 승리를 얻는다.

 

p99 당연한 이야기지만 질투는 경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는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행운에 대해서는 질투하지 않는다.

 

p100 평등주의 이론이 질투의 대상이 되는 영역을 크게 넓혀놓았다.

 

7. 불합리한 죄의식

 

사회적 규범이나 원칙, 개인적 신념 등에 어긋난다고 여겨지는 생각 또는 행동을 할 때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죄책감은 개인이 따르고 지켜야 한다고 여기는 신념이나 가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관습이나 규칙, 규범 등을 실제로 어기거나 어겼다고 인지할 때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감정에는 불안, 두려움, 초조함 등 다양한 정서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p108 도덕적 원칙에 어긋나는 죄를짓지 않을 때에만 그런 애정 어린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다.

 

p115 도덕 원칙을 지니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미신적인 도덕원칙을 지니지 말라는 것이다.

 

8 모두가 나만 미워해.

p123 “남들이 나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내가 남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보다 더 나은 것이기를 바랄 수는 없다.”

 

당신은 그가 한 행동이 못마땅하겠지만 , 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당신이 한 행동이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다.

 

p124 사람들은 자신의 친구들이 단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마음에 드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의 결점이 있음을 알게되면, 이 당연한 사실을 지나치게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인다. 완벽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버려야 한다.

 

피해망상은 늘 자신이 가진 장점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아무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탁월한 나의 진가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시들어가고 있다.)

 

p126 어떤 사람이 직접 겪은 한 가지 사실은 그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수 많은 문제들에 비해서 그의 마음속에 훨씬 깊이 각인된다. 이로 인해서 이 사람은 잘못된 균형감각을 갖게 되고 일반적인 사실보다 예외적인 사실에 지나친 중요성을 부여하게 된다.

 

흔히 볼 수 있는 피해망상의 또 한 종류는 박애주의적인 유형으로 원치않는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고는 그들이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 것에 대해 놀라고 당황한다. 사람들이 선행을 베푸는 동기는 자신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순수하지 않다.

 

 

p128 피해망상을 예방하는 4가지 원칙

1. 당신의 동기는 당신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반드시 이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2. 당신의 장점을 과대평가하지 마라.

3.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당신 자신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라.)

4.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을 해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만큼 당신에 대해 골몰하고 있다고 상상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은 당신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에 비해서 훨씬 적다는 점을 깨달으라는 것이다.)

 

p129 가장 고상한 사람의 행동도 거의 대부분 이기적인 동기에서 나온 것인데 이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p130 이기적인 동기가 없으면 열정은 생기지 않는다.

자신의 생물학적인 관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이기적 동기에 포함시킨다. 이정도의 이타심은 평범한 인간 본성의 하나다. 하지만 인습적인 윤리가 강요하는 이타심은 그렇지 않으며 사실상 거의 도달할 수 없는 경지다.

 

p130 자신이 쓴 희곡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작가는 자기 작품이 나쁜 작품이라는 가설을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p131 반대로 그가 허영심에 들뜬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길을 고집하지 않는 편이 낫다. 어떤 사람이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걸작을 쓰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면 (영웅적인 고집 vs 웃음거리)

 

p131 어떤 관념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껴서 작품을 쓰는가? 아니면 갈채를 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작품을 쓰는가?

 

p132 당신 자신의 재능이 생각했던 것만큼 대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라는 것이 당장은 고통스럽겠지만 결국은 그 고통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다. 그 고통의 끝을 넘어서면 다시 행복한 삶을 시작할 수 있다.

 

p132 특히 가깝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 우리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하지만 늘 기억하기 쉽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은 그들의 입장에서 인생을 바라보고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그들의 입장일 뿐, 그들이 당신의 입장에서 인생을 바라봐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p134 푸대접의 괴로움은 미묘한 자기 찬미로 뒤바뀌게 된다.

 

p134 자기기만에 기초한 만족은 결코 확고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진실이 아무리 불쾌한 것일지라도 단호하게 그것을 직시하여 그것에 익숙해지고 그 진실에 입각하여 지신의 삶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9. 세상과 맞지 않는 젊은이

 

p137 다양한 견해의 차이 때문에 특정한 취미와 신념을 가진 사람이 어떤 사회에서는 배척당하지만 다른 사회에서는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생기에 된다. 이런 견해 차이로 엄청나게 많은 불행이 빚어진다.

 

p142 일탈적인 언행이 용서받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는 그 사람이 얼마나 상냥하고 붙임성있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관례를 존중하는 사람들은 관례에서 벗어나는 언행을 보면 격분한다. 이들이 격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런 일탈적 언행이 자신에 대한 비판이나 다름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p146 나이 많은 사람들이 젊은이들의 삶을 좌지우지하려는 것 역시 옳지못한 행동이다.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나이가되면 나이 많은 사람이든 젊은 사람이든 똑같이 스스로 결정할 권리, 필요하다면 시행착오를 겪을 권리가 있다.

 

p147 부모가 주장하는 바를 당신이 원하는 일에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할 이유로 삼아서는 안된다.

 

초보자는 늘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중요한 문제냐 사소한 문제냐를 따지지 않고 남의 의견을 지나치게 존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나도 전문가의 의견은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게보면 굶어죽지 않고 감옥에 가지 않을 정도로만 여론을 존중하면 된다.

 

p148 여론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그것은 하나의 힘이자 행복의 원천이 된다.

 

자연스럽게 타고난 성격대로 행동하되 결코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p149 같은 취미와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의 교제는 행복감을 증진 시킨다.

 

p150 옛날에 비해서 가까운 이웃에 대한 두려움은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새로운 종류의 두려움이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언론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언론이 가하는 박해는 희생자가 된 사람이 개인적으로 무시해 버릴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단 하나, 대중이 관대한 태도를 기르는 것 뿐이다. 대중에게 관대한 태도를 기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참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의 수를 늘려서 그들이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데서 으뜸가는 즐거움을 찾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10. 인간이 느끼는 행복

 

p156 두 종류의 행복은 평범한 것과 엄청난 것, 또는 동물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감정적인 것과 지성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모든 인간에게 허용되는 행복이고 다른 하나는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에게만 허용된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행복은 지적인 원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는 신체 건강하고 일거리 넉넉하고 땅 속에 박힌 바위처럼 꽤 힘든 방해물을 이겨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p157 그는 토끼는 음흉하고 교활하며 사납기 때문에 토끼와 맞먹는 꾀를 쓰지 않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마르지 않는 기쁨의 샘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원천은 바로 그 놈들의 토끼들이었다.

 

정서적 만족에 한정하여 말한다면 최고의 학식을 갖춘 사람들도 나의 정원사가 누리는 것과 비슷한 기쁨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교육 수준에 따른 차이는 기껏해야 이러한 기쁨을 제공하는 활동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과 관련될 뿐이다.

 

p158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지 않는 사람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은 언제나 뜻밖의 성공에 놀라게 되고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은 뜻밖의 실패 때문에 놀라게 된다. 뜻밖의 성공으로 인한 놀라움은 즐거움이지만 뜻밖의 실패로 인한 놀라움은 불쾌한 것이다. 그러니 진취성을 잃을 정도로 지나친 겸손은 피하되 지나치게 자만하지 않는 것이 지혜롭다고 하겠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

 

p159 과학자의 삶에서는 행복의 모든 조건이 실현된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있고 자신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눈에도 중요하게 보이는 업적을 달성한다.

 

화가들이 괴로워하고 있는 동안 아인슈타인은 행복을 누린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뜻을 같이하는 동아리 속에 파묻힌 채 냉혹한 바깥 세계를 잊고 사는 경향이 있다.

 

p163 자신의 기술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얻는 구체적인 기쁨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p164 농부들은 농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환경적 요소들에 끌려다녀야 한다. 이들은 자신이 환경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농경시대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굶주림을 덜 겪기위해서 단조로움과 지루함을 견뎌내기로 마음먹었다.

 

p165 공업사회는 농경사회에 비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한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인 우정과 협력을 경험 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다.

 

p167 취미에 몰두하는 것은 사소한 신념에 열중하는 것과 그리 많이 다르지 않다.

 

일시적인 열광이나 취미는 근본적인 행복의 원천이 아니라 현실 도피의 수단에 불과하다.

 

p168 근본적인 행복은 무엇보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사랑의 일종이다.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하고 개인들의 특성 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랑이며, 만나는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거나 열광적인 찬사를 받아내려고 하는 대신, 그들의 관심과 기쁨의 폭을 넓혀주려고 하는 사랑이다. 이런 태도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원천이 될 것이며 그 대가로 친절을 되돌려 받을 것이다.

 

p169 자신이 행복하기 때문에 옆의 사람에게도 즐거움을 줄 것이고 그것은 다시 자신의 행복을 증대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일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의무감이나 자신을 희생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지질학자가 바위에 대해서 느끼는 관심이나 고고학자가 옛 유적에 대해 느끼는 관심에는 우정과 비슷한 요소가 있다.

 

p170 동료 인간에 대해 가지는 따뜻한 관심은 행복한 일상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170 별들의 생애에 대해 순수한 관심을 통해 자신의 근심을 잊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비인격적인 세계로 나들이를 하고 돌아온 순간, 침착성과 평온함을 느끼면서 자신의 근심거리를 가장 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바로 그 순간, 그는 비록 일시적이지만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행복의 비결은 되도록 폭넓은 관심을 가지는 것, 그리고 관심을 끄는 사물이나 사람들에게 되도록 따뜻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11. 열정이 행복을 만든다.

 

p173 행복한 사람은 적당한 식욕을 느끼고 적당한 양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과 비슷하다.

 

식사하는 태도와 배고픔의 정도가 관련이 있듯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는 열정의 정도와 관련이 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볼거리와 신기한 경험을 찾아서 인생을 즐기는 태도를 천박하다고 여긴다. 자신들이 경멸하는 사람들을 단순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믿는다.

 

p174 관심 분야가 많은 사람일수록 행복해질 기회는 그만큼 많아지고 불행의 여신의 손에 휘둘릴 기회는 그만큼 줄어든다.

 

p175 죽는 그 날까지 인생을 채워줄 수 있을 만큼 많은 여러 가지 대상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p176 무수한 많은 사건들은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 때에만 비로소 경험이 된다.

 

어느 것 하나라도 그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재미있는 것이다.

 

p181 어떤 것에 대한 취미와 욕망은 모두 전체적인 인생의 틀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어떤 열정이 불행의 원천이 되지 않기 위해서 결코 도를 넘어서는 안 될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 자신의 능력을 전체적으로 유지하는 것, 생계유지에 충분한 소득을 유지하는 것, 처자식에 대한 의무와 같은 가장 근본적인 사회적 의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p186 열정을 가로막는 이런 장애물들을 뛰어넘으려면 건강과 넘치는 활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p188 여성들은 자신이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자랑한다. 다시 말하면, 여성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12. 사랑의 기쁨

 

인생에 대한 일반적인 자신감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만큼 올바른 사랑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 때 생긴다.

열정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정신적인 태도에 관한 것이다.

안정감은 베푸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랑에서 나온다. 사랑뿐만 아니라 존경심도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외부적 관심의 밑바닥에는 부모의 사랑이 재난으로부처 보호해주리라는 믿음이 있다.

 

어떤 이유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겁이 많아지고 모험심이 부족해진다.

이 아이는 유달리 어린 나이에 삶과 죽음 인간의 운명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p195 지나친 걱정은 소유욕의 위장된 형태인 경우가 많다. 그런 태도가 의도하는 것은 두려움을 불러 일으켜 상대방에 대한 보다 완전한 지배권을 획득하는데 있다.

 

p197 사랑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삶의 열정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표현으로서의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두려움을 드러내는 표현으로서의 사랑이다.

 

불안감으로 인한 사랑은 안정감으로 인한 사랑에 비해서 훨씬 주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p198 가장 바람직한 사랑은 서로 생명력을 주고받는 사랑이다. 두 사람은 애쓰지 않고도 기쁨으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둘 다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결국 세상에 대해서도 더 큰 흥미를 느낀다.

 

13. 좋은 부모가 되려면

자녀의 부모에 대한 사랑은 행복의 가장 큰 원천이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대부분 양쪽 모두에게 혹은 어느 한쪽에게 불행의 원천이 되고 있다. 가족은 원래 근원적인 만족을 줄 수 있는 것인데 현대인의 보편적인 불만족을 빚어내는 가장 뿌리 깊은 원인이 되고 있다.

 

p204 여러가지 희생들이 마음에 남아있어서 지나친 보상을 요구하게 되기 쉽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을 쓰는 것이 몸에 배어 쩨쩨하고 까다롭게 굴게 된다. 이 여성이 겪어야 하는 부당한 대접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가족들 옆에서 충실히 의무를 수행한 대가로 가족의 사랑을 잃게 되는 것이다. 만일 이 여성이 가족을 소홀이 여기고 쾌활하고 매력적인 생활을 유지했다면 아마 가족들을 이 여성을 사랑했을 것이다.

 

p208 예전 같으면 부보 노릇은 당당하게 권위를 행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부모 노릇은 겁나고 불안하며 양심에 걸리는 고민거리가 많은 일이 되었다.

 

p209 비양심적인 어머니는 자신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기쁨을 자녀에게서 보상받기를 원한다.

 

p212 부모가 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볼 때 인생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하고도 지속적인 행복이다.

 

내 개인적으로 이제껏 경험해온 다른 어떤 행복보다도 아이를 낳아 기르는 행복이 가장 크다고 느낀다.

 

p213 바로 자신은 멀고 먼 미지의 미래로 이어지는 생명의 흐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다.

 

특별한 재능을 갖지 못한 남녀의 경우에는 자녀를 통해서만 이러한 감정을 충족시킬 수 있다.

 

p214 자신의 삶을 넘어서서 후손의 삶에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보다 더 먼 미래까지 관심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p215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가진 특별한 가치는 다른 어떤 사랑보다도 믿을 만한 사랑이라는 데에 있다.

 

부모와 함께 있을 때에 훨씬 안정감을 느낀다.

 

실패의 낭떠러지로 떨어졌을 경우에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위안과 안정감을 준다.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양쪽 모두에게 만족감을 안겨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상대방의 인격이 다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p218 아이의 수고를 덜어주려고 한 행동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이의 행복보다 자신의 권력욕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자녀의 위험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지도록 만든다면 아이가 계속 당신에게 의존하며 살았으면 하는 욕망 때문일 것이다.

 

p219 자녀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보다 자녀가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자녀가 반발할 일도 없고, 부모가 실망할 일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처음부터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p220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부모 노릇을 하면서 충만한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권력욕을 자제하느라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자녀들이 자신의 품을 벗어날 때 강압적인 부모가 겪게 되는 쓰라린 환멸의 고통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p221 헌신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어머니는 자녀들에 대해 유달리 이기적인 경우가 많다.

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부분일 뿐인데 그것을 전부로 여긴다면 만족을 얻기 어렵고 또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는 욕심 많은 부모가 되기 쉽다.

 

p222 그러므로 어머니가 되었다고 해서 다른 여러 가지 관심과 직업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그것이 어머니에게도 이롭고 자녀에게도 이롭다.

 

지나치게 자식을 염려하는 것은 소유욕의 위장된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14. 일하는 사람이 덜 불행하다.

 

p225 권태의 예방책으로 가장 적절하고 바람직한 것은 일이다.

 

일이 있기 때문에 다가오는 휴일이 훨씬 더 달콤해진다는 것이다.

 

성공을 이룰 기회와 희망을 달성할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일에서 성공을 거두었느냐 아니냐는 그 일을 해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의해 측정된다.

 

가사에 전념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이나 가정 밖에서 일하는 여성들보다 훨씬 불행한 사람들이다.

 

p227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주요 요소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기술의 발휘고 다른 하나는 건설이다.

 

p228 고난도의 기술을 발휘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즐거운 일이다.

 

그 기술이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거나 끝없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p229 즐거움을 주는 일에는 건설이라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는데 이것은 기술의 발휘보다 훨씬 중요한 행복의 원천이다.

 

p230 가장 깊은 충족감을 줄 수 있는 목적이란 한가지 성공이 다음 성공으로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결코 완전한 종결이 있을 수 없는 목적이다.

 

p231 건설을 통해 구체적인 만족감을 누리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예는 예술가와 과학자다.

 

15 폭넓은 관심, 튼튼한 인생

 

p237 자신의 생활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태도는 불행과 피로, 그리고 정신적 긴장의 원인이 된다.

 

p237 사람은 피곤해질수록 외부적인 관심이 줄어드는데 그럴수록 외부적인 관심이 제공하는 안도감이 사라져서 점점 더 피곤해진다.

 

p240 모든 종류의 폭넓은 관심사는 긴장을 이완한다는 중요한 역할 외에도 여러 가지 효용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사람들이 균형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세상에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잊기 쉽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세상이 보여주는 이러한 구경거리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사람은 삶이 베푸는 여러 특권 중의 하나를 포기하는 셈이다.

 

우리는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세상의 조그마한 모퉁이가 갖는 의의와 자신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짧은 순간의 의의에 대해서 지나치게 흥분하고 긴장하며 감동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존재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흥분하며 과대평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극단주의적 경향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간의 삶과 우주 속의 인간의 위치에 대해서 폭넓게 이해하는 것이다.

 

p243 나는 이런 사실들을 통해 개인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강조하는 한편, 동시에 다른 여러 가지 사실들의 제시를 통해 한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위대함을 새겨주고 싶다.

 

16. 노력과 체념 사이

 

p258 자신이 맡은 일의 중요성이나 난이도에 관해서 자신을 기만하지 않는 사람만이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다.

 

17. 나는 행복한 존재다.

 

p260 외부환경이 불행하지 않은 경우라면 열정과 관심을 자기 내부가 아니라 바깥 세계에 쏟는 것 만으로도 누구나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

 

감정적으로 자신에게 몰입하는 것을 피하고 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애정의 대상과 관심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행복을 누린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 위험한 감옥 중의 하나가 자신을 스스로 자기안에 가두는 감정들이다.

 

이러한 감정들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두려움과 질투, 죄의식, 자기연민, 그리고 자기도취. 이런 감정에 빠진 사람의 욕망은 자신에게 집중된다. 이런 사람은 외부 세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그저 외부 세계에서 자신의 이기심을 충족시키거나 자신이 상처받지 않는데만 관심이 있다. ( 과거의 나 )

 

p261 자기중심적인 감정들이 지닌 커다란 약점 중 하나는 다채로운 생활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에는 자신이 열정을 바치는 대상이 늘 변함없다는 것 때문에 견딜 수 없는 권태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 과거의 나 )

 

죄의식에 시달리는 사람은 특별한 형태의 이기심 때문에 고통받는다. 이 광대한 우주에서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도덕성을 지키는 일이다. 이런 특별한 형태의 자기도취를 조장해 왔다는 것.

 

행복한 사람은 자유로운 애정과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는 애정어린 관심을 통해서 또한 이런 애정과 관심을 베풀면 자신도 다른 많은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통해서 자신의 행복을 확고히 한다. 사랑을 받는 것은 행복을 부르는 가장 유력한 원인이지만, 사랑은 졸라댄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사랑을 받는다.

 

p263 자기 연민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은 우선 자신의 환경이 특별히 불행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

 

적어도 하루에 한가지씩 고통스러운 진실을 스스로 인정하라.

 

도덕성이나 지성에서 친구들을 월등하게 앞서든 앞서지 못하든 관계없이 인생은 살만한 보람이 있다고 느끼도록 자신을 훈련하라.

 

p264 자아에 빠져들지 않는 법을 터득하자마자 진정한 객관적 관심이 자라날 거라고 확신해도 좋다.

 

의식적인 자기부정은 사람들을 자기도취에 빠지게 하며 자기가 희생한 사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부정이 아니라 관심을 외부로 돌리는 것이다.

 

p266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한 성원임을 자각하고 우주가 베푸는 아름다운 광경과 기쁨을 누린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뒤를 이어 태어나는 사람들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때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마음속 깊은 곳의 본능을 좆아서 강물처럼 흘러가는 삶에 충분히 몸을 맡길 때 우리는 가장 큰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의 정복

 

1.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즐기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은 깨끗이 단념한다.

 

2. 자신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외부 대상들, 즉 세상 돌아가는 것, 여러 분야의 지식,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

 

+ 나의 행동은 내가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며 결국 내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또한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 세상에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잊기 쉽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 자신을 스스로 자기 안에 가두는 감정들: 두려움과 질투, 죄의식, 자기연민, 그리고 자기도취다.

+ 적어도 하루에 한가지씩 고통스러운 진실을 스스로 인정

+ 개인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강조하는 한편, 한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위대함도 잊지 말자.

3. 사랑의 소중함: 그 자체가 기쁨을 만들어내는 원천

+사랑은 아름다운 음악과 산에서 보는 해돋이, 보름달 아래 펼쳐진 바다와 같은 최상의 쾌락을 더 증폭시키기 때문에 소중하다.

 

4. 대지의 생명과 접촉할 기회를 주는 쾌락은 깊은 충족감을 준다.

+산책하기- 대지와의 접촉을 유지

 

5. 두려움은 그것을 피하지 않고 직시하기.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그러나 매우 집중적으로 그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하기.

+친숙한 감정이 들 때 까지

 

6. 질투 대신 탄복

 

7. 자신의 결점을 알게되면, 이 당연한 사실을 지나치게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진실이 아무리 불쾌한 것일지라도 단호하게 그것을 직시하여 그것에 익숙해지고 그 진실에 입각하여 지신의 삶을 구축

 

8. 인간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관심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관심과 폭을 넓혀주려고 하는 사랑

+폭넓은 관심을 갖고 관심을 끄는 사물이나 사람들에게 되도록 따뜻한 반응을 보인다.

 

9. 건강을 유지하는 것, 자신의 능력을 전체적으로 유지하는 것, 생계유지에 충분한 소득을 유지하는 것, 가장 근본적인 사회적 의무를 완수

 

10.상대방의 인격이 다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함.

 

11.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주요 요소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기술의 발휘고 다른 하나는 건설이다.

 

12.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한 성원임을 자각하고 우주가 베푸는 아름다운 광경과 기쁨을 누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픔의 힘을 믿는다 - 정찬 산문집
정찬 지음 / 교양인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서

슬픔은 피동적 감정이 아닙니다. 고통과 절망을 껴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능동적 감정입니다.

 

p38 윤이상이 가장 좋아하는 악기가 첼로다. 그는 첼로 협주곡을 통해 인간이란 불가능한 꿈을 꾸는 존재라고 우리에게 말하는 듯하다.

 

P63 어떤 사건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느끼는 것은 그 사건과 가장 깊은 관계를 맺는 행위다.

 

P64 한 시대의 끝 간 데까지 온몸을 던져 살아온 나는 슬프게도 길을 잃어버렸다. 나는 이 체제의 경계 밖으로 나를 추방시켜 거슬러 오르며 길을 찾아 나서야 했다. 내가 가닿을 수 있는 지상의 가장 멀고 높고 깊은 마을과 사람들 속을 걸었다.

 

p81 니체가 토리노의 말을 껴안고 울었던 것은 상처투성이 말이 자신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인류는 더 늦기 전에 토리노의 말을 간절한 마음으로 응시해야 한다.

 

p85 인간은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길 속의 존재다. 길 속의 존재에게 완성이란 결코 닿을 수 없는 꿈속에서 어른거리는 미지의 생명체다.

 

p105 예술가란 살아남은 자의 형벌을 가장 민감히 느끼는 사람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자 형벌이다. 빛은 어둠이 있어야 존재한다. 축복과 형벌은 빛과 어둠의 관계다. 예술가는 축복보다 형벌에 민감한 사람이다. 그 형벌을 견뎌야 한다. 견디지 못하는 자는 단언하건데 예술가가 아니다.

 

p131 예수가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는 그가 타인에게 느낀 고통의 무게였다. 예수는 타인의 고통에 한없이 예민했다. 그에게 고통은 나와 너라는 분리된 두 존재를 연결하는 신비한 생명체였다. 예수의 거룩함은 여기에 있다. 고통과 슬픔에 빠진 이에게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존재가 곁에 있음을 느낄 때 그보다 더한 위로가 어디 있을까. 타인의 불행을 응시하고 아파하고 달려와 불행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은 고통의 신비한 생명체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p135 사상의 자유는 우리가 동의하는 사상의 자유뿐 아니라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사상의 자유까지 보장하는 것,

 

p136 역사의 관점에서 과거는 고정된 시간의 어떤 형태가 아니다. 현재의 시선에 의해 끊임없이 변하는 역동적인 생명체이다. 반공 이데올로기가 역사의 좀비가 되지 않으려면 현재의 시선에 의해 역동적인 생명체로 변화되어야 한다.

 

그들에게 현재의 시선이 없기 때문이다. 현실은 끊임없이 변한다. 정치는 끊임없이 변하는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공동체의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생명 활동이다.

 

p140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

자기희생으로 타인의 고통과 세상의 악을 끊을 수 있다고 믿는 투명한 정신의 소유자가 새로운 인간이기 때문이다.

 

p141 물신주의의 무서움은 타인과의 소통을 막아버리는 데에 있다. 사람들의 삶은 피륙의 실처럼 연결되어 유기체처럼 움직이는데 물신주의는 이런 생각을 끊어버린다. 타인의 삶이 자신의 삶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결과 자신의 이익추구가 절대적 가치가 되어버린다.

 

p183 예수라는 한 인간이 그리스도가 된 것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꼈기 때문입니다.

 

p184 저는 공동체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여러 가지 척도 가운데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p188 절망 속에 희망이 씨앗처럼 깃들어 있음을 절망이 희망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그 씨앗을 키우기 위해서는 절망에 짓눌리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절망을 응시하고 절망을 껴안으며 절망을 넘어서야 할 것입니다.

 

p194 비극적 사건의 유일한 가치는 인간에게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다.

 

p206 간절함은 고통에서 나옵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에서 비롯되는 고통입니다. 우리의 삶은 행동의 끊임없는 연결로 이루어집니다. 가장 아름다운 행동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행동일 것입니다.

 

느낀 점:

정찬의 글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사회적 구조나 환경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개인의 고통을 넘어 다수의 고통이 되었고 그 고통을 또 다른 이가 당하지 않도록 또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함께 저항하며 싸우기도 했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희망의 싹을 키우기 위해 절망에 눌리지 않고 절망을 응시하고 껴안으며 넘어서려 했다.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고 함께였다. 홀로 남겨져 떠난 사람들도 주위의 사람들이 또는 후대의 사람들이 그를 지켰다. 예술가들은 살아남은 자들의 형벌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억울하게 혹은 참혹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대신해 그들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승화시켰다. 그 표현과 승화가 예술가 자신에게 또 참혹한 형벌이 되기도 했다. 그들의 책임이 아니었지만 어떤 사건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느끼며 그 사건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그건 예수의 정신이었다.

 

예수는 타인의 고통에 한없이 예민했다. 그에게 고통은 나와 너라는 분리된 두 존재를 연결하는 신비한 생명체였다. 예수의 거룩함은 여기에 있다. 고통과 슬픔에 빠진 이에게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존재가 곁에 있음을 느낄 때 그보다 더한 위로가 어디 있을까. 타인의 불행을 응시하고 아파하고 달려와 불행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은 고통의 신비한 생명체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세월과 역사의 현장에서 함께 저항하고 싸워온 그들에게 거룩함을 느낀다. 한국 사회가 물신주의에 빠져 헬조선이 되어가고 있다고 여기기도 했다. 물신주의의 무서움은 타인과의 소통을 막고 타인의 삶이 자신의 삶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자신의 이익 추구가 절대적 가치가 되어버린다. 나도 그런 인간 중 하나였다. 세상의 고통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물신주의에 빠져 나 하나의 안위와 이익이 중요했다.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은 배제되었다. 타인에 고통에 누구보다도 둔감했다. 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뛰어들고 촛불을 밝히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지 위해 민주주의를 외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 노력했는지 보았다. 한때는 조용한 저항이 이었고 한때는 맹렬한 외침이었다. 예술가들은 그들의 혼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제야 세상을 들여다본다. 편안하고 안락한 집안에서 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나 보면서 세상밖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몰랐다. 누군가 저항하다가 끌려가 고문을 받았다는 사건을 접하면 끔찍해 무서워서 안 볼래가 전부다. 굿네이버스에서 기아 홍보 영상이 나오면 또 마음이 불편해져 채널을 돌린다. 내 마음 불편하지 않게 안보고 모른 척 했다.

 

그들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책을 읽으며 찾아본 장면들, 제주 4.3사건, 용산 참사, 광주 민주화 운동, 4.19 혁명, 박종철, 전태일, 김관홍, 쌍용차 파업 ... 모두 가슴 아픈 사연들이었다. 지식백과 페이지의 설명들은 그 상황을 그저 문자로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었지만 그 아픈 사건들을 본다는 사실조차 힘든 과정이었다. 여전히 내가 그 현장에 없어서, 내가 저런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가 먼저 떠오르곤 했다. 난 분명 실제 세상으로 뛰어나가 그들의 고통을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를 것이다. 이제야 보지 않으려 했거나 관심이 없던 세상 밖 일들에 하나둘씩 눈을 떠가는 단계이다. 정찬의 책은 하나의 첫 통로가 되었다.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길이 열린 기분이다.

 

간절함은 고통에서 나옵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에서 비롯되는 고통입니다. 우리의 삶은 행동의 끊임없는 연결로 이루어집니다. 가장 아름다운 행동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행동일 것입니다.

 

나도 이제 타인의 고통에 무게를 느끼고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행동하며

더불어 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년의 화가 김홍도 - 붓으로 세상을 흔들다
이충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년의 화가 김홍도 이충렬

 

김홍도의 행적

 

p448)성포리에서 아버지와 함께 강세황 집에 가서 제자로 받아달라고 부탁.

강세황은 김홍도에게 <개자원화원>을 열심히 모사하라고 가르침.

노들나루까지 걸어가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심사정의 집으로 가서 제자가 됨.

이인문의 도움으로 함께 도화서 화원이 됨. 영조의 수작연을 그림.

어용 화사가 되어 수로지은으로 사재감의 종 6품 주부직을 제수받음.

삼책불통으로 파직되는 수모를 겪음.

장원서와 사포서 별제가 되어 그곳에서 62세의 나이에 사포서 별제가 된 강세황을 만남.

속화를 그리러 화구통을 메고 삼청동 계곡과 광통교를 다니며 평민들의 삶을 그림.

울산 목장 감목관이 되어 목자와 어부의 비참한 삶을 만나고 그들을 그림.

영조가 승하하자 보불 화원이 되어 다시 한양으로 돌아옴.

강희언 집에서 주문 그림을 그리며 중인 묵객들을 만나 향유를 즐김.

강세황으로부터 속화가 대단한 그림이라고 칭찬받음.

백운동천 위에 집을 마련하고 당호를 단원이라 부르며 기뻐함.

정조의 어진을 그리면서 두 번째로 어용 화사가 됨.

동빙고 별제로 일하면서 추운 한강에서 고생하며 해수병을 얻음.

안기 찰방에 제수됨.

임기를 마치고 한양에 올라와 김응환과 함께 영동 9군과 금강산으로 봉명사행을 떠남

세 번째 어용화가가 되어 연풍현감에 제수됨.

상암사에 올라가 열심히 불공을 드려 아들 양기를 얻음.

연풍현감을 자리를 파직당해 의금부 관원들의 처분을 기다리지만 혜경궁의 축하연으로 사면령이 반포됨.

방외화사가 되어 김한태의 집에 얹혀서 살면서 그림을 그림.

다시 도화서로 돌아가 <주부자시의도>를 그려 정조의 칭찬을 받음.

정조의 갑작스런 승하 소식에 슬퍼함.

순조의 수두 완쾌를 기념해서 <삼공환불도>를 그림.

전주에 내려와 <추성부도> 를 그림. 아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씀.

고질병인 천식으로 숨을 거둠.

 

 

초서

p18 김홍도는 시대와 인간의 모습을 쉬지않고 화폭에 담아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었고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위해 예술혼을 불태우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성취였다.

 

p19 전기작가는 독자들이 평가할 수 있도록 삶의 행적을 하나의 행로로 만들어야 한다. 빈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인공이 남긴 것뿐 아니라 남기지 않을 것까지 구석구석 들여다보며 조그만 흔적이라도 찾아야 한다.

 

p22 도화원 화원으로서 김홍도를 생동감 있게 재현하기 위해 함께 활동한 동료 화원들을 불러내야 했다. 이를 위해 수많은 참고자료를 찾고 또 찾았다. 아무리 열심히 찾아도 메울 수 없는 빈 공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p69 사능아, 이제부터 전해오는 옛 그림을 좇아서 배우고 익혀 힘을 쌓아야 한다. 그러나 그건 그림의 기본을 익히기 위한 공부일 뿐이다. 네가 명심햐야 할 건, 보이는 대로 그리면 붓장난이 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좋은 그림을 방 할 때는 그 그림이 보여주려고 한 정신을 찾아서 그려야 한다.

 

정신이라는 단어가 홍도의 가슴속에 박혔다. 화의(그림의 뜻)를 이해하고 그 뜻을 자신의 방법으로 새롭게 표현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p77 그림만 그리다보면 그림의 정신을 놓치고 재주에만 빠질 수 있다. 홍도는 사람의 마음과 통할 수 있는 그림으로 가는 길에는 손과 눈뿐 아니라 귀까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p81 남들이 다 그리는 그림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사람들이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지 생각하고 궁구할 때라야 가능한 일이다. 사능아, 나는 네가 사람의 마음과 통할 수 있는 너만의 그림을 그리는 화사가 되기를 바란다.

 

홍도는 너만의 그림이라는 말과 가야할 궁극의 길이라는 말이 박혔다.

 

네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기회는 많지 않다. 너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그려야 한다. 꼭 후세에 이름을 남길 너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

 

p143 양반의 행복은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의 품계에 올라가는 입신양명이지만 벼슬과 태어날 때부터 거리가 먼 평민의 행복은 이처럼 다양하고 생생했다.

 

p148 소재가 다를뿐 그림을 그리는 자의 정신은 매한가지다. 세상에 속된 그림과 속되지 않은 그림이 있는 게 아니라 속된 화가와 속되지 않은 화가가 있을 따름이다.

 

p156 진경산수는 그곳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도 그 속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p168 나는 자네 덕분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여기까지 온 거야.

 

p215 저잣거리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그대로 그려야겠다는 깨달음이 있었기에 이런 독창적인 그림이 나온 것이다. 새로운 경지다. 스스로 터득하여 독창적인 경지에 이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p241 양반이라도 3대 안에 과거에 급제하거나 음서로 벼슬에 제수되지 못할 경우 양반 족보에서 퇴출되어 중인을 전락하기 때문에 아들은 없는 살림이라도 과거에 급제할 수 있도록 공부를 해야 했다. 양반 세계는 중인과 평민에게만 굴레를 씌우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몰락한 양반은 그들대로 체면에 얽히어 저렇게 숨어서 겨우 생활의 방편을 이어가야 했다.

 

p271 강 건너 압구정 인근 별서에 사는 양반 사대부들은 겨울에 얼음이 언 한강을 빙호라 부르며 시를 읊었지만, 부역 나온 백성들에게 한강은 눈물과 고통의 강이었다.

 

p311 세상을 보는 눈이 좁으면 정신이 막히고 속이 답답해진다.

 

p326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겠다는 생각마저 사라졌다. 생각조차 깃들지 않은 절대고독 속에서 김홍도는 부지런히 유탄을 움직였다.

 

p368 충청감영은 현감들에게 사비를 털어서라도 진휼하라며 아사자가 많이 나오는 고을의 현감은 중죄로 다스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백운동천 집을 판 돈을 풀어 조를 14(2) 구입했다. 조정에서는 단 한차례 구휼미를 보내고 끝이었다. 나머지는 현감이 알아서 조달해야 했다. 김홍도는 사비로 총 400섬의 조를 구입해 구휼했다. p381 연풍에서 얻은 건 아들이요, 잃은 건 명예와 재산이었다.

 

p398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가? 이제는 편안한 그림이 그리고 싶구나. 양반이든 평민이든 누구에게나 마음의 위안을 줄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

 

p402 잡는 방법은 다 같으나 묘한 솜씨는 스스로 깨달아야 하오. 아침이나 저녁이나 이 낚시를 물속에 던져놓고 정신을 집중해보시오.

 

p407 김홍도는 종이가 펼쳐진 서안 앞에 앉기 전에 세수(손을 씻다)를 했다. 그리고 시종이 마당에서 달여온 차를 마시며 정신을 맑게 했다. 마음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이 있으면 붓을 들지 않고 기다렸다. 마음을 비우고 머릿속도 비우고 심지어는 여행에서 그려온 초본까지 버리고 모든 것이 고요해지기를 기다렸다. 그런 다음에 천천히 붓을 들었다. 붓이 마음을 따라 움직였고 마음은 화폭 위에 물들어 갔다.

 

p408 혼신의 힘이란 내가 마음먹는다고 나오는 힘이 아니다.

 

 

느낀 점

 

책을 읽으면서 한 인간의 삶, 한 위인의 삶 전체를 조용히 따라갔다. 한 개인의 혼신의 노력과 그에게 주어진 환경, 그를 둘러싼 관계 그 모든 걸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내겐 기쁨이고 행복이고 또 행운이었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묵직한 것들이 가슴에 다가왔다. 이 감동들은 과연 어떤 것일까? 하나씩 차근차근 찾아가 보고 싶었다.

 

1. 친구와의 우정

 

[이인문]너무도 고마운 친구였다. 먼저 도화서 화원이 된 이인문은 친구 김홍도가 도화서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다. 둘은 도화서에 들어가 평생 문경지교의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김홍도는 이인문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신세를 갚고 싶어 하지만 이인문은 이렇게 말한다. p168 나는 자네 덕분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들의 서로를 향한 애정 어린 순수한 우정에 감동했다.

 

2. 존경하는 스승님 [강세황, 심사정] & 김홍도의 제자 박유성

 

강세황은 중인인 김홍도를 10살부터 제자로 받아준다. 또 김홍도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신의 지인 심사정과도 만나게 해주어 김홍도는 또한 심사정의 제자가 되었다. 김홍도는 강세황과 심사정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고 도화서 화원이 될 수 있었다. 김홍도도 박유성이라는 제자를 두어 애정으로 열심히 가르쳐서 박유성도 도화서 화원이 된다. 그렇게 그들은 세대를 물려 스승에게 충실히 배우고 또 그 배움을 제자에게 가르치며 세대를 이어간다.

 

3. 풍류를 주선하고 함께 나누던 예술가들 & 예술가를 지원해주던 부자 상인들

 

김홍도가 회상하는 가장 행복하던 시절이다. 강희언은 자신의 집에 화원들을 초대해 함께 풍류를 즐기고 그림을 그렸다. (신한평, 김홍도, 이인문, 김응환, 한종일, 김득신 등) 공동체 안에서 예술을 향유하고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준 사람들, 그들은 서로를 돕고 도왔다. 성공한 상인들은 김홍도의 예술성을 알아봐 주었고 이인문의 주선으로 엄행수는 김홍도의 병풍 그림에 집 한채 값을 지불했다. 말년에 김홍도가 모든 재산을 잃고 연풍 현감에 파직되어 한양으로 돌아왔을 때 김한태라는 부호 상인은 기꺼이 자신의 집을 내어 주기도 하였다.

 

4. 김홍도의 평생에 걸쳐 끝없이 그려내는 수많은 작품들

 

김홍도는 어려서부터 강세황 스승님 아래서 을 열심히 그리고 심사정 스승님께서 주신 를 끝없이 연습하고 도화원에 들어가 영조의 수작연도와 영조의 어진을 그려 어용 화사가 된다. 그는 도화원에서 수많은 그림을 그려야했고 또 궁궐에서 그린 그림들을 양반들이 주문하면 같은 그림을 여러번 반복해서 그리고 또 그렸다. 또한 평민들의 삶과 저잣거리의 풍경들을 그려냈고 왕의 명으로 봉명사행을 다녀오며 금강산과 영동 9군 등 한국의 자연을 끝없이 그려냈다.

 

5. 울산 목장 감목관, 동빙고 별제, 연풍 현감 시절의 고달픈 시련들

 

3번의 임금님의 어진을 그린 포상으로 종6품 사재감, 감목관, 찰방, 현감 등에 임명되지만 명예와는 달리 대부분이 무록직이었고 일은 고되고 힘들었다. 김홍도는 직책 유지를 위해 치르는 수령강 시험에서 삼책 불통을 받아 파직되는 수모를 겪는다. 울산 감목관 시절은 가족과 떨어져 외로움을 더했고 동빙고 별제의 시절은 추운 겨울 새벽에 한강에 나가 얼음을 잘라내어 저장하고 여름 내내 그 얼음을 깨끗이 보관하는 일을 하느라 죽을 때까지 고질병인 천식으로 기침을 달고 살았다. 연풍 현감의 재직시절도 만만치 않았다. 충청감영은 현감들에게 사비를 털어서라도 진휼하라며 아사자가 많이 나오는 고을의 현감은 중죄로 다스리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백운동천 집을 판 돈을 풀어 조를 14(2) 구입했다. 조정에서는 단 한차례 구휼미를 보내고 끝이었다. 나머지는 현감이 알아서 조달해야 했다. 김홍도는 사비로 총 400섬의 조를 구입해 구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유사로 제수된 홍대엽은 연풍 현감 김홍도가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고발하고 결국 파직되고 만다.

 

6. 몰락한 양반들과 평민이나 천민의 처절하고 힘든 삶

 

김홍도는 관직의 책무를 수행하며 마을 곳곳의 사람들을 챙기며 그들의 고달픔과 어려움을 보았다. 모든 계층들은 그들의 신분 속박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김홍도가 중인으로서 최대의 성공이 도화서 화원의 어진화사였고 관직은 종6품의 무록직이었듯이 양반이라도 3대 안에 과거에 급제하거나 음서로 벼슬에 제수돠지 못할 경우 양반 족보에서 퇴출되어 중인으로 전락한다. 몰락한 양반들은 체면에 얽매여 숨어서 자리를 짜거나 물레를 돌리며 생활을 이어갔다. 평민이나 천민의 삶들도 처참하고 고달팠다. 얼음을 채빙하고 운송 저장하는 일은 최악의 고역으로 부역나온 백성들에게 한강은 고통과 눈물의 강이었다. 연풍현감에 제수되었을 때에도 김홍도는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서 조400섬으로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도왔다. 백성들은 자신이 굶더라도 소와 말을 살리기 위해 구휼미를 조로 바꾸어 먹이로 사용하기도 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힘들고 처절한 삶을 살아내었다.

 

7. 봉명사행 영동 9군과 금강산을 그리다.

 

김홍도의 산수화는 편안히 지역을 유람하며 여유롭고 한가하게 그린 그림이 아니었다. 강원도 동쪽에 있는 9군 중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형을 그리고 봉명사행을 수행하는 중에 금강산의 비경도 함께 담아오라는 명을 받았다. 김홍도는 산수화에 능한 김응환과 함께 국가 대사에 중요한 그림을 그린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길을 떠난다. 각각의 풍광들을 열심히 사진 찍듯 그리고 또 그렸다. 두 달 가까운 봉명사행을 마치고 백여 점의 초본을 그리고 잘된 70점을 가려내어 비단 위에 그렸다. 그리고 정조가 보기에 편하게 다섯 권의 화첩으로 만들어 진상했다.

 

8. 강세황의 일생

 

강세황은 전주 강씨로 1713년 한양의 남소문동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소북으로 조부 강백년은 좌참찬 부친 강현은 대제학과 예조판서를 지낸 명문가였다. 그러나 이인좌의 난 때 맏형 강세윤이 반적과 내통했다는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가문에 역적공모죄의 굴레가 쒸워져 과거를 급제해도 제수받을 수없어 강세황은 과거를 포기한 채 그림과 글씨를 쓰며 세월을 보냈다. 32세 때 가난 때문에 안산(安山)으로 이주한 뒤에도 오랫동안 학문과 서화에만 전념하였다. 처음 벼슬을 한 것은 61세로, 영조의 배려에 힘입어 관계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후 64세 때 기구과(耆耉科), 66세 때 문신정시에 장원급제하였으며, 영릉참봉·사포별제(司圃別提병조참의·한성부판윤 등을 역임하였다. 72세 때 북경사행(北京使行), 76세 때 금강산 유람을 하고, 기행문과 실경사생 등을 남겼다. 강세황의 큰아들이 강인이 암행어사 서영보에 의해 파직당하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결국 유배되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강세황도 78세로 아들의 비극적인 죽음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눈을 감는다. (p351)

 

9. 이충렬의 작가정신

p19 전기작가는 독자들이 평가할 수 있도록 삶의 행적을 하나의 행로로 만들어야 한다. 빈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인공이 남긴 것뿐 아니라 남기지 않을 것까지 구석구석 들여다보며 조그만 흔적이라도 찾아야 한다.

 

p22 도화원 화원으로서 김홍도를 생동감있게 재현하기 위해 함께 활동한 동료 화원들을 불러내야 했다. 이를 위해 수많은 참고자료를 찾고 또 찾았다. 아무리 열심히 찾아도 메울 수 없는 빈 공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도화원에서 왕의 명을 받은 그림부터 평민을 삶을 그려낸 풍속도까지 김홍도의 그림을 통해 조선 시대의 상들을 속속들이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김홍도는 후대에 이름을 남긴 위인이 되었지만 당대에 그는 자신의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갔다. 그것이 전부였다. 이 메시지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내게 주어진 삶을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해 꿋꿋이 살아가련다.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전부이다.

 

 

두산백과 ==> 천년의 화가 김홍도

 

1.강세황의 추천으로 이른 나이에 도화서의 화원이 되었다.

 

===> 이인문의 추천으로 이른 나이에 도화서 화원이 되었다.

 

2. 명나라 문인화가 이유방(李流芳)의 호를 따서 단원(檀園)이라 스스로 칭했다. 이는 이유방이 지닌 문사로서의 고상하고 맑은 정신과 기묘하고 아취가 있는 그의 그림을 사모한 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 고향 마을 노적봉 중턱에 박달나무 숲 단원이 떠올랐다. 표암 선생과 여주이씨 가문 형제들이 야회를 열던 곳이네. (p253)

 

3. 정조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그는 당대 최고의 화가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 정조는 현풍연감 김홍도를 파직하고 의금부로 압송하라는 명령. 행행에 참여하지도 않음.

 

4. 단원 화풍이라고 불리는 명작들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정조가 사도세자의 능으로 행차하는 광경을 그린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조선시대 기록화의 기념비적 대작이고,

 

===> 김홍도는 행행에 참여하지 않았고 다른 화원들이 그린 초본을 인쇄용 밑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맡음 (p385)

 

김홍도는 왕의 어진에서 촌부의 얼굴까지, 궁중의 권위가 담긴 기록화에서 서민의 삶의 애환이 녹아 있는 속화까지 신분과 장르를 아우르며 그림을 그렸다. 화가 신분으로 종6품에까지 오르는 세속적 출세를 맛보았고, 비록 말년에는 가난과 고독 속에 생을 마감했으나 일생동안 시를 읊고 고졸한 멋을 즐길 줄 아는 진정 위대한 화인이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김홍도 [金弘道] (두산백과)

 

단원은 어릴 적부터 그림을 공부하여 못 하는 것이 없었다. 인물, 산수, 신선, 불화, 꽃과 과일, 새와 벌레, 물고기와 게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묘품(妙品)에 해당되어 옛사람과 비교할지라도 그와 대항할 사람이 거의 없었다. 특히 신선과 화조를 잘하여 그것만 가지고도 한 세대를 울리며 후대에까지 전하기에 충분했다. 또 우리나라 인물과 풍속을 잘 그려내어 공부하는 선비, 시장에 가는 장사꾼, 나그네, 규방, 농부, 누에 치는 여자, 이중으로 된 가옥, 겹으로 난 문, 거친 산, 들의 나무 등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를 꼭 닮게 그려서 모양이 틀리는 것이 없으니 옛적에는 이런 솜씨는 없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은 대체로 천과 종이에 그려진 것을 보고 배우고 익혀서 공력을 쌓아야 비로소 비슷하게 할 수 있는데, 단원은 독창적으로 스스로 알아내어 교묘하게 자연의 조화를 빼앗을 수 있는 데까지 이르렀으니, 이는 천부적인 소질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지 않고서는 될 수 없는 일이다.”

 

단원 김홍도의 스승이었던 강세황의 글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김홍도 [金弘道]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