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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선, 내 이름 ㅣ 책 읽는 교실 28
오은숙 지음, 전명진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5년 4월
평점 :

책이나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예전 여성의 삶을 보면 나는 과연 그 속에서 견뎌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 정말 감사를 하며 살 수 있답니다. 요즘 아이들은 쉽게 가질 수 있고, 다 할 수 있어서 더욱이 무엇을 해야겠다는 열정과 끈기가 정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소선, 내 이름>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잊고 지냈던 소중한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의 주인공 소선이 살던 시대에는 여자는 공부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았어요. 또한 여성의 삶에는 선택권도 없었답니다. 집안일을 하다가 나이가 차면 정해 주는 남자와 혼인하고, 아이 낳고 남편을 섬기고 가정을 돌보는 것 외에 다른 삶은 허락되지 않았어요. 와~ 정말 이야기만 들어도 갑갑하지 않나요? 지금 우리가 생각도 할 수 없는 삶인 것 같아요. 소선은 너무 학교가 다니고 싶었고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소녀였답니다. 사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공부는 억지로 해야 하고, 남들이 하니까 하는 지루한 것이라 느끼는 아이들이 많은데 소선이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얼마나 행복하게 공부를 할 수 있었을까요..

사고로 두 눈으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된 소선. 눈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얼마나 삭막하고 힘든 일일까요..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엔 정말 어려운 일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막연하게 두 눈을 감고 소선이 되어 보려고 했지만 정말 한 발자국 내딛는 것조차 겁이 나고 어렵더라고요. 갑자기 저런 일을 겪으면 얼마나 절망스러울지.. 하지만 소선은 수천 번을 바늘에 찔리고 나서 바느질에 성공하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될 정도로 부딪히고 넘어져서 집 밖으로 나가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소선은 학교를 다니고 싶고, 글을 배우고 싶다는 꿈을 놓지 않는답니다. 정말 힘든 여정들이지만 소선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선의 옆에서 지켜주는 절친한 벗 난희 역시 대단합니다. 이런 친구 하나만 있으면 정말 세상이 든든할 것 같아요. 소선의 아버지도 시대에 따라 소선이 글을 배우는 걸 정말 많이 반대하지만 결국 소선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줍니다. 글을 몰랐던 아버지는 땅을 빼앗기고, 약 값도 사기당하고.. 글을 몰라서 부당한 일들을 겪으면서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된답니다.

소선에게 점자를 가르쳐 준 선생님과 함께 점자 공부를 했던 무영이. 모두들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을 겪으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우리 아이 또래의 소녀 소선이지만 내가 배울 점이 훨씬 많은 아이였어요. 모두가 세상이 정해 놓은 길을 걸을 때, 소선은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걷기로 결심한답니다. 사실 모두가 이 길이 옳다고 하는데 혼자서 다른 길을 간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용기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그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저 역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불평불만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앞을 볼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공부를 할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고.. 정말 감사한 일이 많더라고요.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내가 되며 이 책은 아이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