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인 더 스쿨 라임 어린이 문학 46
오선경 지음, 불곰 그림 / 라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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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제일 걱정되는 부분과 내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바로 친구관계랍니다.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 첫째는 친구들을 너무 좋아하고, 학교 가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아이예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편이 나누어지기도 하고, 아이들끼리 은근히 따돌리는 일도 발생하고 학교폭력의 일이 생기기도 해서 늘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랍니다. 나 역시 학교생활을 겪어왔고, 우리 아이가 겪는 과정들도 저와 별반 차이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이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고, 아이들 역시 그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점에서 정글 인 더 스쿨은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사실 처음에는 그림 스타일이 너무 이뻐서 책을 펼치게 되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버렸어요. 너무나 공감되는 상황들도 많고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지 그리고 친구관계 맺기가 힘든 아이들이나 도와주고 싶은 아이들에게 정말 큰 메시지를 던져 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주인공 다인이는 전학 온 지 일주일 되었어요. 늘 자신이 주목을 받을까 봐 걱정을 합니다. 분명 전학 오기 전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존재감 없는 아이가 되기로 다짐하고 그렇게 지냅니다. 하지만 교실을 찬찬히 관찰하다 보니 교실에는 세 부류의 아이들이 있었어요. 바로 강자인 사자 같은 서희. 그리고 그 옆에서 비위를 맞추는 하이에나 지윤이와 수민이. 그리고 사자와 하이에나가 판치는 정글에서 임팔라나 얼룩말 같은 초식 동물들인 나머지 친구들.. 사자인 서희를 선두로 하이에나 무리들은 타깃을 정하고 궁지로 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서희의 타깃이 된 아이는 피나연. 존재감이 전혀 없는 아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아이지만 서희가 틀린 문제를 맞혔다는 이유만으로 타깃이 되어버립니다. 반 아이들은 그런 분위기를 묵인하면서 은근히 동조를 하는 분위기가 된답니다. 사실 나연이가 우리 아이의 입장이 될 수도 있고, 묵인하는 반 친구가 우리 아이가 될 수도, 서희가 우리 아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어른들이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더라고요.나연이에 대한 서희 일당의 괴롭힘은 갈수록 점점 더 악랄해진답니다. 정말 초등학교 교실에서 저런 일까지 벌어진다고? 한 아이를 두고?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요. 하는 행동은 유치하고 야비하지만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고 강자의 편에 서서 모른 척하는 모습이 우리 사회 모습과 너무 닮았다는 생각에 정말 서글프더라고요. 다인이는 그들의 유치한 행동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자신의 과거가 알려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담임 선생님에게 익명의 투서를 보내게 된답니다. 사실 저는 담임 선생님에게 내용이 전달되면서 일이 잘 풀릴 거라는 일말의 희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일은 더 꼬이고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하게 되는 모습을 보니 나중에는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ㅠ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펼쳐지다 보니 아이들의 공감을 높이 사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사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선택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매 순간이 선택의 순간이고, 매 순간이 관계를 맺는 순간들이라는 생각.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상황에서든 나만의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어요.우리 아이들이 교실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의사소통도 하고,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갈등도 해소하는 방법들을 배워나갑니다. 늘 좋고 행복한 일들만 있는 건 아니에요. 서로 간의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갈등이 생기거나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생각보다 갈등이나 문제를 풀어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도 느끼게 되겠죠. 요즘 학교폭력은 정말 더 치밀하고 교묘해지고 있고, 아이들은 그 상황을 회피해 버리거나 관계를 단절하는 일이 더 많다고 해요. 사자와 하이에나가 득실대는 이런 정글 같은 교실에서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겠죠? 사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내 편인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우리 아이들이 작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이 상황을 피하지 않고 움츠린 어깨를 펴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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