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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사라지는 학교 ㅣ 지금 우리 학교는 1
박현숙 지음, 양소현 그림 / 꿈터 / 2024년 6월
평점 :

정말 현실을 너무도 잘 반영하고 있는 이야기라 책을 펼치자마자 그대로 끝까지 읽어 나갔어요. 요즘 무너진 교권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진 교육 현장의 문제점들을 선생님과 아이들의 시선으로 대변해 주고 있는 동화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믿고 읽는 박현숙 작가님이라 제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읽으려고 펴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사실 주제 자체는 조금 무거울 수 있지만 이런 내용의 책을 선생님과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이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학교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왜 사라지는 걸까요?
태석이네 반 담임선생님은 온다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지고 아이들 또한 선생님이 그만둔 것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참견하는 담임선생님이 사라지자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잠을 자고 학원 숙제를 하고 쉬는 시간에는 사소한 일로도 싸우는 일까지 벌어진답니다. 사실 중학교 선생님인 태석이 아빠가 한 말이 정말 씁쓸했어요. 이게 말이 되나 싶더라고요.
“나는 국어 선생님이 되려고 열심히 공부했고 꿈을 이루었어. 하지만 내가 학교에 가면 온종일 무얼 하는 줄 알아? 아이들은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내 목소리는 아이들을 재우는 자장가가 되고 말아. 나는 들어주는 사람 없는 시를 읽고, 소설을 읽고 나 혼자 묻고 나 혼자 대답해. 참을 수 없어서 자는 아이들을 깨우면 아이들은 똑같은 말을 해. 이미 배워서 다 아는 거라고. 엄마가 학교에서 졸리면 자라고 했다고. 억지로라도 깨우면 다음 날 어김없이 아이들의 집에서 전화가 오지. 졸린 아이를 못 자게 하는 건 학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