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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바꾸는 타임 반지 ㅣ 저학년의 품격 12
정온하 지음, 홍찬주 그림 / 책딱지 / 2023년 9월
평점 :
이 책의 관심은 제목이 시간을 바꾸는 타임 반지라서 막연히 타임 반지 나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어요. 아이들이 책딱지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는 무조건 읽으려고 해서 저도 늘 함께 읽는답니다. 그런데 이번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아이들의 태도나 행동에 조금 화가 났어요. 그리고 이번 책은 1학년인 우리 둘째보다 4학년인 우리 첫째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모든 부분이 어렵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특히나 어려운 부분은 바로 친구관계입니다. 내가 아이에게 맞는 친구를 골라줄 수도, 이 친구랑 놀아라 놀지 마라 할 수도 없는 온전하게 아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시간을 바꾸는 타임 반지.
인공 수인이는 같은 반 친구 고은이, 은유, 한나와 함께 자신들의 성을 하나씩 넣어서 '김옥정박'이라는 모임을 만들게 된답니다.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서 만들었던 모임인데 한 친구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모임의 규칙을 정하고 아이들에게 그 규칙을 지킬 것을 강요한답니다. 그런 과정에서 친구들과 달리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전달하는 수인이. 하지만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한 뒤로 수인이를 향한 아이들의 따돌림이 시작된답니다. 그렇게 수인이는 약 한 달 정도 혼자의 시간을 보내는 걸 보면서 내가 다 속상하더라고요.
그런 수인이의 손에 들어온 시간을 바꾸는 타임 반지. 시간을 바꿀 수 있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는 반지인데 수인이는 반지의 힘을 확인해 보고 다시 친구들과 예전처럼 지내고 싶어 자신이 따돌림당하기 전으로 시간을 돌려서 한나에게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하고 예전처럼 친구들과 지내게 된답니다. 하지만 정작 친구들과 있어도 즐겁지 않은 수인이. 친구들이 자기를 또 따돌릴까 봐 자기 생각은 조금도 말하지 않고, 친구들은 그런 수인이를 더욱 함부로 대한답니다.
한나의 무리한 요구에 결국 억눌렸던 수인이의 감정이 폭발하고 만답니다. 그리고 수인이는 김옥정박 모임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합니다. 반지를 이용해서 시간을 돌렸지만 예전보다 더 못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 같죠? 수인이는 이제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요? 친구들과는 어떻게 될까요? 읽으면서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라 아이들의 생각도 참 궁금했던 부분이 많았어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딱지 독서활동자료! 책딱지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는 책마다 독후 활동지가 준비되어 있어서 책딱지 네이버 카페에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 카페를 통해 다양한 도서와 독후 활동지까지 함께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 타임 반지가 생긴다면 어떤 순간으로 가고 싶은지 적는 문제가 있었어요. 처음에 말했던 우리 둘째 답을 듣고 웃으면서 가슴이 뭉클했었는데.. 아이들이 각자 혼자서 잠을 자는데 화요일은 제가 둘째를 재워주는 날이랍니다. 그래서 우리 둘째가 화요일이 지나서 엄마가 재워주고 나면 타임 반지를 써서 다시 화요일로, 그러면 엄마가 또 자기를 재워주고, 다시 화요일로 돌아가면 또 엄마가 재워주니 그렇게 하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요. 혼자 자기 싫은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어 순간 마음이 좀 무거워졌었어요 ㅠ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첫째랑 같이 그러면 제일 좋은 날로 돌려야 한다며 놀이공원을 갔다 오고 나서 다시 그 때로 돌리자! 아니야 생일 전날로 계속 돌아가는 거야~라며 한참을 말하더니.. 우리 둘째의 마지막 선택은 ㅋ 하루 종일 주말로 가고 싶다! 월화수목금토일이 아니라 토일일일일일일이면 좋겠다고 하네요;; 엄마도 그러면 좋겠어ㅋ 우리 첫째는 "시험 볼 때 혹시나 한 번 망치면 시험 전으로 돌아가 다시 외우고 공부해서 다시 시험을 본다"라고 적어서 좀 놀랐어요. 아직 학교에서 시험이라는 걸 치지도 않고 성적에 연연하는 학년이 아니라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그래서 물어봤더니 그러면 안 되는 일이지만 좋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아이.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생각났어요. 로또 발표를 보고 다시 그전으로 돌아가 그 번호를 산다면? ㅋㅋ 생각만으로도 즐겁네요 ㅋ 질문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서 옳은 것을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나쁜 것을 따르지 않는 의지를 우리 아이들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나 자신이 소중하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아이들이 후회하지 않고 행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결국은 마음이 단단하고 제대로 말하는 용기를 가진 아이에게 친구들도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흔히 할 수 있는 고민과 진정한 친구, 그리고 온전한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