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재수 있다! 저학년의 품격 11
류미정 지음, 이승연 그림 / 책딱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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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이쁜 이름을 가져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제 이름이 조금 흔해서 같은 반에 이름이 같은 친구가 2,3명씩 있어서 이름 뒤에 A, B를 붙이곤 했답니다. 그래서 흔하지 않은 이름을 갖고 싶었고, 이런 이름이라면 좋았을걸.. 이런 상상을 많이 하고 자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의 이름을 지을 때 더 신경이 쓰였던 게 사실이랍니다. 첫째, 둘째 이름을 신랑이랑 저랑 둘이서 지어줬는데 둘이서 신경 썼던 부분이 아이들에게 놀림받지 않을 수 있고, 부르기 쉽고, 이쁘고, 영어 이름으로 할 때도 좋을 이름 등 정말 여러 가지를 신경 써서 지어줬어요. 한자도 신경 써야 했고 정말 아이 이름 하나 짓는데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소요되더라고요. 그만큼 이름이라는 게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나요? 계속적으로 불리기 때문에 이름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읽어볼 책은 '재수'라는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던 주인공 오재수가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접 이름을 바꾸며 겪는 갖가지 소동을 그린 이야기랍니다. 저는 재수가 어떤 이름으로 바꾸려고 하는지가 매우 궁금했어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얼른 한 번 만나볼까요?


주인공 이름이 오재수랍니다. 이름을 듣는 순간 정말 잊어버리지 않을 강렬한 이름이지만 놀림을 많이 받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보통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재수 없어~"라는 말을 종종 하다 보니 재수는 조금이라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이름 탓을 하게 된답니다. 친구랑 같이 싸워도 혼자만 반성문을 쓰게 된다든지 친구가 던진 과자봉지를 맞은 것도 다 재수 없는 자기 이름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름 때문에 자꾸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게 된답니다.


사실 재수라는 이름은 할아버지가 작명소를 백 군데 넘게 다니면서 좋은 뜻을 담아 고르고 골라서 지은 이름이었어요. 그래서 가족들은 재수가 아무리 이름을 바꿔 달라고 졸라도 꿈쩍도 하지 않는답니다. 결국 재수는 생각다 못해 스스로 이름을 바꾸고 직접 이름표까지 만들어서 가슴에 붙이고 학교로 향하게 된답니다.


과연 재수가 선택한 이름은 무엇일까요? 제가 제일 궁금했던 부분이었어요. 처음으로 재수가 선택한 이름은 바로 오멋짐! 바로 아이돌스타의 이름이었어요. 하지만 오멋짐이라는 이름을 달고도 재수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아요. 이름표를 붙인 그날 바로 떼어내어야만 하는 일이 생겨버리니까요.


이름표를 떼어내고 나서 도무지 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재수. 아이들이 잘 알고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위인의 이름으로 바꾸려고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오 씨 성을 가진 위인이 생각나지 않아서 이번에 재수는 성까지 바꿔 이순신으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재수의 엄마가 이씨여서 엄마의 성을 따르기로 한 거예요 ㅋㅋ 선생님도 인정해 준 이순신! 하지만 이 이름으로 인해 오히려 반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된답니다. 재수가 이름을 바꾸는 과정에서 저렇게까지 자기 이름이 싫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짠한 마음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재수가 선택한 이름은 친구가 추천을 해준 한글이름. 오하늬! 한자가 없는 한글 이름이라 마음에 들었지만 이 이름으로도 결국 재수가 원하는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어요. 결국 친구들 앞에서 눈물까지 보이게 되는 사건이 일어난답니다. 전 이렇게 재수가 이름 바꾸는 걸 포기하나 싶었는데 결국 할아버지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이름을 바꾸려고 하는 재수. 하지만 할아버지의 완강한 반대로 좌절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자신과 이름이 같은 일곱 살 박재수를 만나게 된답니다. 일곱 살 동생 재수도 자신의 이름을 바꿔줄 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데.. 그런 동생 재수를 보면서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하면서 자신의 부정적인 이름을 다르게 보는 계기가 된답니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책딱지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는 책마다 독후 활동지가 있어요. 그래서 책딱지 네이버 카페에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어요 ^^ 우리 아이가 독후활동지를 정말 좋아한답니다. 저도 우리 아이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아이는 읽었던 책의 내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이 독후활동지는 항상 활용을 잘 하고 있어요 ^^

이제 1학년이 된 우리 둘째는 혼자서 글을 읽고, 칸을 채워나갑니다. 모르는 어휘가 있으면 저한테 물어가면서 그리고 질문도 해나가면서 스스로 독후 활동을 하고 있어요. 아이가 생각하는 걸 글로 채워나가는 모습이 그저 사랑스럽습니다;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부자가 될 거라는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왜 이름을 바꾸고 싶어 할까?"라는 말을 합니다. 우리 아이는 이름이 불리는 걸 생각하지 않고, 재수가 가지고 있는 이름의 뜻이 너무 좋다고 읽는 내내 다른 이름보다 그대로 쓰는 게 좋다고 말을 했었어요.


독후활동지에 아이 이름 한자를 쓰고 그 뜻을 적어보는 코너가 있더라고요. 아이는 저한테 한자만 적어달라고 했고, 뜻은 본인이 직접 적었어요. 우리 아이는 자기 이름에 들어있는 그 뜻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아이의 이름은 큰 뜻을 가진 인물이 된다는 뜻인데 위대하고 빛나는 인물이 된다는 그 뜻을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자신의 이름을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고마웠어요. 하지만 만약 이름을 바꿀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이름으로 바꾸고 싶은지 적는 문제가 있었는데 거기서 빵 터졌어요ㅋㅋㅋ 성이 허 씨라서 흔하지 않은데 아이의 선택은 "허부자" ㅋㅋㅋㅋㅋ 이유는 부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 ㅋㅋㅋ 너무 아이다운 발상이네요;; 그래서 재수의 이름을 부러워했었나 봐요 -_- 우리 아이는 위대한 인물보다 부자가 더 좋나 봐요 ㅋㅋ 저런 이름이라면 오히려 놀림을 받을 것 같은데 아이는 그런 건 신경 쓰이지 않나 봐요. 아직 어려서 그런 걸까요? 아님 우리가 너무 생각이 많은 걸까요?


책딱지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는 1권이 나왔을 때부터 함께해서 조금 더 애착이 가는 책이랍니다. 책을 혼자 읽기 시작하는 초등 저학년을 위한 창작 동화라서 그림책에서 줄글로 넘어가는 초등 저학년들이 읽기 정말 딱 좋은 책입니다. 우리 둘째도 책 읽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는 글의 호흡이나 내용이 아이의 마음에 드는지 잘 읽어나간답니다. 아이가 좋아해서 시리즈를 열심히 모으고 있어요 ㅎ 이번 11권 오~ 재수 있다를 읽고 나서 이름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고 내 이름을 가장 빛낼 수 있는 건 이름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자기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기 긍정의 힘과 아이들에게 불리는 이름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이름값을 높이는 데 더욱 가치를 둬야 된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을 했어요. "이름값을 결정짓는 건 자기 자신이다!" 저도 아이들도 제 이름 지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매일 이름을 크게 세 번씩 외치면서 이름값을 높이는 데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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