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2 - 망각의 물약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정연철 지음, 오승민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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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흥미롭게 읽었던 백꼬선생 첫 번째 이야기. 벌써 두 번째 이야기가 우리를 찾아왔어요. 1권을 읽은 우리 아이가 2권도 꼭 읽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게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자기도 백꼬선생을 만나고 싶다고 했었어요. 저는 고양이를 크게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아이는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 이야기에 깊이 몰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뿐만이 아니더라도 백꼬선생의 헤어날 수 없는 매력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딱 우리 아이 나이쯤 되면 엄마한테 이야기하기 싫고, 고민은 쌓이고.. 그러다 보니 일기장에 이름을 붙여서 일기를 쓰게 되는 것 같은데 그럴 때 필요한 건 바로 백꼬선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백꼬선생을 찾은 고객은 바로 위은지라는 여자아이랍니다. 백꼬선생의 말투를 따라 하고 툴툴거리는 모습이 사춘기 여자아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제 우리 딸도 곧.. ㅠ 주인공 은지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제주도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가난하게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몇 달 전에 재혼한 아빠가 사는 서울로 전학을 하게 된 것이었어요. 돼버린 상황. 결국 그동안 했던 거짓말들이 들통나고 왕따가 되고 맙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은지에게는 낯설지가 않았어요. 왜일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지금은 본인이 왕따를 당하는 입장이었지만 제주도에서는 본인이 따돌리는 입장이었던 거예요. 가해자가 피해자로 돌아서는 순간이네요..

이렇게 거짓말로 엉망이 된 상황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은 은지는 간절하게 백꼬선생을 찾게 된답니다. 은지의 문제가 가볍지만은 않아서 마음이 조금 무거웠어요. 자기가 왕따를 당하는 입장이 되자 제주도에서 자기에게 당한 친구 세화가 생각이 나고 꼭 사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제주도로 가고 싶은 은지. 무심한 척 챙겨 주는 백꼬선생의 따뜻한 마음과 툴툴거리지만 잘 따르며 둘의 티키타카가 제법 괜찮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야기는 왕따 소재가 있어 무거울 수도 있지만 은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남과 빨리 친해지고 싶다고 거짓말을 하고 자신을 속이는 일은 섣불리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가지게 한답니다.

책을 한 번 펼치면 끝까지 손을 떼지 못하고 읽게 되는 흡입력이 있었어요. 감정의 세세한 변화라든지 섬세하고 표현되는 부분도 꽤 괜찮았어요. 아이들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늘 정직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왕따는 정말 하면 안 되는 거고, 그걸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방관자가 되어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속상하기도 했어요. 자신에게 정직하고 마음을 다해 살아갈 수 있게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초등 중, 고학년 아이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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