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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유행왕 ㅣ 저학년의 품격 4
제성은 지음, 노아 그림 / 책딱지 / 2022년 12월
평점 :
작년에 우리 둘째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풀어놓는 편이라서 듣고 있노라면 항상 마지막 결론은 그래서 그 아이가 이번에 그 카드를 모았대~ 그 띠부실을 구했대~ 이런 말이 대부분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만큼 주머니 괴물 빵, 주머니 괴물 카드에 열광하던 아이들. 카드는 유행이 돌기 전에 미리 많이 사둬서 아이들도 제법 가지고 있었지만 빵은 내가 처음부터 구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줄서기할 자신도 없고, 그래서 아이들도 너무 갖고 싶어 하는 게 보였지만 유행하는 내내 빵 한 번 구해주질 못했어요. 다행인지 우리 아이들은 주머니 괴물보다는 쿠키 캐릭터를 훨씬 더 좋아해서 카드, 빵, 굿즈.. 정말 열심히 사줬던 기억이 있어요. 그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요. 그러면서 내가 어릴 때가 떠올랐어요. 우리도 유행이라는 게 있었고, 그걸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했던 기억들.. 그래도 저는 나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기를 좋아했고 다행스럽게도 유행이라는 것에 크게 휘둘리지 않았지만 유행으로 샀던 것들은 금방 잊히고 나중에 정리할 때도 이걸 왜 이렇게 많이 샀지?라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그래서 저학년의 품격 네 번째 이야기는 보자마자 우리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요? 책을 보자마자 유행에 조금 더 민감하고, 아이들이 하는 건 다 갖고 싶어 하는 우리 둘째가 생각이 났어요. 올해 예비 초등학생인 우리 둘째는 유독 친구들이 가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부러워하는 면들이 있어서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사실 우리 둘째는 책 읽기를 크게 좋아하지 않아요 ㅠ 첫째는 다행스럽게도 독서시간을 만들어서 책 읽는 습관을 잡아줘서 책도 곧잘 읽고 잘 읽지만 둘째는 누나보다 한글도 빨리 떼었음에도 학습 만화책 말고는 책을 읽으려 하지 않아서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이 책은 네가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라고 말을 하고 나서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유치원 등원 준비를 끝낸 둘째가 <내가 바로 유행왕>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펴고 읽는 그 모습이 너무 대견해 칭찬을 했더니 읽은 만큼 표시해두고, 유치원 다녀와서 그날 다 읽었다는 사실!!!
<내가 바로 유행왕>은 우리 큰 아이랑 같은 초등학교 3학년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주인공인 나도해는 같은 반 친구 수호가 무엇을 학교에 가지고 올지 늘 궁금해한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친구 수호는 항상 가방 속에 최신 유행 아이템이 가득 들어있는 친구이기 때문이지요. 도해는 그런 수호에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서 항상 유행하는 카드와 빵을 사기 위해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자신이 반드시 가지기 위해 나쁜 일도 하게 된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반짝이 카드를 얻은 도해. 자신도 인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한껏 들떠있지만 아이들에게 자랑 한 번 못하고 유행이 끝나버렸어요. 이제는 카드가 아닌 빵이 유행이 되어버렸거든요. 그 반짝이 카드 한 장 손에 넣으려고 정말 많은 시간과 돈이 들었는데.. 도해를 보니 얼마나 허무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도해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릭터 카드를 뜯어도 반짝이가 아니면 나머지 카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방치가 된다거나 같은 카드가 중복이 되기도 하고 그래도 그런 유행을 따르고 있으니까요.. 유행하는 빵은 구하기가 너무 힘들고, 온 동네 편의점을 돌아서 겨우 발견한 한 군데에서 가위바위보 시합을 하게 됩니다. 빵이 뭐라고 그걸 가위바위보 시키는 편의점 주인도, 그거 하나 사겠다고 나와서 가위바위보 하는 사람들도.. 결국 도해는 준결승까지는 올라가지만 6살 동생들과의 가위바위보에서 지고 맙니다. 눈앞에서 캐릭터 빵을 놓쳐버리게 된 것이죠. 그런데 맥없이 돌아서는 도해는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이제까지 유행하는 것들을 갖기 위해서 했던 본인의 모습이 생각이 들면서 후회가 되기 시작한 거예요.
도해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친구인 민규와 함께 새로운 유행 만들기에 돌입을 한답니다. 그 과정에서 친구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즐기면서 자신만의 빛깔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도해가 참으로 멋진 아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한다고 해요. 특히나 SNS 활동에서도 나타나는데 본인이 좋아서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업로드를 하다 보니 이런 부분에서 유행이라는 게 자꾸 생겨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좋아해서 한다기 보다 유명 셀럽이 하니까 꼭 해야지, TV에 나왔네? 저건 나도 해야겠어.. 어른들이 이런 생각으로 유행을 좇다 보면 우리 아이들도 보고 배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해요.
이제 4학년이 되는 우리 첫째를 위해 얼른 고학년의 품격 시리즈도 나오길 기대해 보면서.. 이제 우리 둘째가 재미있게 읽을 책 시리즈가 생겨서 기쁜 마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 <내가 바로 유행왕> 주인공인 도해는 어떻게 유행의 늪에서 빠져나올지 궁금하지 않나요? 내가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유행에 대한 말을 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직접 <내가 바로 유행왕>을 읽고 본인이 직접 생각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현실 밀착 주제라 그런지 아이들의 관심도 높고, 책도 술술 읽었던 것 같아요. 예비 초등학생, 저학년 모두 읽기 딱 좋은 책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