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착한 아이, 시로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0
신은영 지음, 김민우 그림 / 리틀씨앤톡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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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착한 아이란 어떤 아이를 말하는 걸까요? 엄마의 말을 잘 듣는 아이? 규칙을 잘 지키고 양보를 잘 하는 아이? 친구가 반찬을 빼앗아 가도 괜찮다고 말하는 아이? 무조건 좋아, 괜찮아만 말하는 아이? 사실 [완벽하게 착한 아이, 시로]를 읽고 착한 아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어릴 때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심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싫다는 말도 잘 하지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컸는데 커서 나 자신을 돌아보니 왜 그때는 이렇게 한 번 해보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감이 참 많이 남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내가 아이를 낳고 내 아이에게서 내가 어릴 적 모습이 보이는 순간, 내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어린 시절 내 모습과 꼭 닮았을까 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그건 시로 이야기를 읽는 초반부에 내내 그랬답니다. 내가 우리 아이를 시로처럼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울컥했던 부분도 있었네요.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면 좋을 이야기. 시로의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읽으며 작가님에 대해서 한 번 더 살펴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의 주인공인 시로는 작가님의 어린 시절 모습이라고 하는데 나 역시 내 모습과도 겹쳐 보이는 걸 보면 우리 모두들 조금씩은 이런 마음들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요. 세상의 어린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에 내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나 착한 아이로 불리던 시로는 그림자 마을에서 "올해의 착한 어린이"로 뽑혀서 상을 받게 되었어요. 상을 받는 시로를 보면 누구나 그럴 거라고 당연하다는 반응이랍니다. 친구들에게 양보도 잘하고, 어른들 말도 잘 듣는 시로는 누가 봐도 착한 아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시로가 트로피를 받는 순간,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시로에게 자꾸 파란색 옷을 입히는 엄마도 싫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른들도 싫고.. 거기다 상을 받은 뒤로는 친구들의 행동도 조금씩 달라진 것 같은 거예요. 시로는 착한 아이라서 뭐든 이해해 줄 거라며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기도 하고, 좋아하는 반찬을 빼앗아 먹기도 하고.. 그래도 착한 아이 시로는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착한 아이'이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것도, 싫다는 말도 하지 못하는 시로. 그렇게 답답한 시로를 보는 게 조금은 마음이 아프기도 속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그림자가 커지고 있다는 걸 발견한 시로. 그림자는 계속 시로에게 붙어서 시로의 마음을 어둡게 물들이고 있었어요. 그러던 시로가 찾은 곳이 '그림자 이발소'. 거기서 자신의 커다란 그림자를 그림자 가위로 잘라낸 시로. 이제 그림자가 자신을 괴롭히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죠. 시로는 자신이 그림자를 자른 것을 선생님이 알게 되어서 마을 전체에 그 사실이 퍼지게 될까 봐 걱정이 됩니다. 과연 시로는 올해의 착한 어린이로 뽑혀서 행복할까요? 그림자는 이제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되었을까요? 처음에 가볍게 읽기 시작하다가 읽는 동안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느꼈어요. 나도 내 아이에게 시로의 엄마처럼 내 생각만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듣고, 아이들이 원하는 걸 하게 해 주었는지 정말 많은 반성의 시간이 들었답니다. 책을 읽고 있는 아이에게 살짝 물어보고 싶었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가 않더라고요. 유독 타인을 잘 배려하고, 본인이 조금 힘들고 귀찮더라고 남의 말에 맞춰주는 큰 아이. 과연 우리 큰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다가와서 시로가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모두에게 칭찬을 받고 착한 아이가 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고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행복한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에게도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조금 더 확실하게 내뱉을 수 있도록 자신감을 길러주도록 제가 많이 이해하고 도와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의 모든 시로들이 완벽하게 행복해질 수 있는 그날이 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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