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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놀이 ㅣ 웅진 우리그림책 90
나명남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평점 :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유난히 그림이 너무 이뻐서 저도 모르게 이쁘다는 말을 연속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바로 이번 <햇빛놀이>같은 경우에도 그림이 너무 이뻐서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너무 아까울 정도였어요. 표지부터 너무 이뻐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햇빛놀이> 어떤 책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

이 책의 이야기는 주인공인 꼬마 여자아이가 혼자 집에 있게 되면서 보내게 되는 시간을 그린 이야기랍니다. "엄마, 해지기 전에 금방 갔다 올게. 놀고 있어"라고 말하며 집을 떠나는 여자아이의 엄마. 자~ 이제부터 여자아이는 혼자서 무얼 하고 놀까요? 여자아이가 소파에 거꾸로 누워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나요? 아이가 어려 보이는데 혼자서 집을 본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우리 첫째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혼자 있기 시작했는데 주인공 아이가 대견해 보입니다.

아이는 엄마가 없이 혼자서 집에 있는 일상이 너무 익숙해 보여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했어요.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의 일상이 그러할까요? 저 역시 일을 하고 있어서 방학 때는 아이가 혼자서 밥을 먹고 챙겨서 학원을 가야 해서 뭔가 아이에게 마음이 더 갔던 거 같아요. 혼자가 된 아이의 마음을 무엇이 채워줄 수 있을까요?

심심한 아이의 간절한 외침이 들린 걸까요? 커튼에 붙어있는 그림의 새가 살아서 움직이고, 식물은 줄기를 일으켜서 꽃을 피우고 물고기는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일이 일어납니다. 방금까지 심심하고 평범했던 방이 어느새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 버린 거예요. 새, 물고기, 고양이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 색감이 너무너무 이뻐서 그림을 한참 쳐다보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림이 어찌나 이쁜지 꼭 한 번 따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아이는 햇빛이 만들어준 햇빛 이불을 타고 (우리 둘째는 햇빛 썰매라고 하고, 전 햇빛 양탄자라고 했지요~) 방을 벗어나서 하늘을 높이높이 날면서 바람을 마음껏 즐기고 느낀답니다. 막힌 방 안에서 드넓게 펼쳐진 하늘과 초원으로 나오는 아이의 자유가 느껴져서 저도 탁 트인 느낌에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아이가 즐거워하는 게 표정에 다 드러나죠? 정말 볼수록 사랑스럽고 귀엽답니다. 햇빛 조각들이 방안에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일들이죠? 정말 사소하고 익숙한 것들을 아이의 눈으로 새롭게 보는 부분을 나타내는 장면이 하나하나 예술이었어요. 햇빛과 그림자를 연출하는 장면 또한 강하고 찐한 여운을 주었답니다. 이야기도 사랑스럽지만 그림을 이야기에 맞게 너무 잘 표현해서 그림은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았어요. 아이가 즐겁게 여행했던 일은 꿈이었지만 꿈에서 깬 모습마저도 너무 사랑스러웠던 아이. 우리 아이들도 보는 내내 그림이 이쁘다는 말을 참 많이 했던 기분 좋아지는 그림책이었어요. 글자가 거의 없어서 유아가 읽기에 너무 좋지만 우리 큰딸은 초등학생인데도 그림을 정말 꼼꼼히 보더라고요. 그림이 글자를 대변해 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마음 따뜻한 그림책이었어요. 꼭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