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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dts, 1disc) - 할인행사
롭 마샬 감독, 르네 젤위거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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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보면서 즐겁고 유쾌했다. (하지만 리처드 기어는 별로... -_- 왠 할아버지...)

휘발성이 강한 영화였다. 개인적으론 물랑루즈 쪽이 맘에 든다. 시카고는 뭔가 말할려고 하는 건 알겠는데 말하다 흐지부지 말아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작품 자체로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말해주듯이 쇼 비지니스에 훌륭했다 ^^

영화를 보면서... 예술을 합네 깝죽거리는 우리들이 바로 밸마고 록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예술업에 종사하고 있으므로)

모든 것은 돈을 쫓아 흐른다. 돈을 쫓고 그래서 대중을 쫓고 주목받으려고 노력한다. 그야말로 우리는 쇼 비지니스를 해야 한다. 이 영화에서 살인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예술도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대중들이 봐주고, 지갑을 여느냐가 관건이다.

이상하게 나는 록시와 밸마에게 너무나도 공감했다. 록시가 무죄를 선포받은 날, 대중은 록시를 잊어버린다. 그때의 록시의 마음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차라리 '증발쇼'를 펼치며 죽어간 동료가 더 나으리라.

마지막에 갑자기 왜 캐서린 제타 존스가 르넬 젤위거를 찾아왔는지. 왜 두 사람은 또 댄서로, 가수로 성공하는지 그 부분이 제일 맘에 안든다.

많이 과장되어 있긴 하지만.. 영화속 시카고의 상황이라면 록시는 아마 또 다른 누군가에게 권총을 들이대고 감옥으로 향할 것이다. 그렇게 결말이 나야 옳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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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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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회사에 들어와서 제일 많이 했던 것은 아마도 '이별'이다 벌써 우리 회사에 들어왔다 나간 사람들만도 100명은 넘을 꺼다. 어떤 사람들과는 원수였고, 어떤 사람들과는 친하게 지냈고.. 어떤 사람들과는 대화도 나누지 않았었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제일 이상했던 점은 아무리 친하게 지낸다고 해도 어느날 훌쩍 떠나버리고 떠난 후에 관계를 지속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젠 나도 그런 것에 익숙해져서 타인과 진지하게 교류하지 않게 된다.

모자는 떠나고 오이와 2는 계속 만나지만 점점 뜸해진다. 거리가 멀어지고, 만나기가 힘들어지면 우리들은 더이상 만나지 않는다. 가끔 msn이나 메일로 인사를 주고 받긴 하지만 그 횟수도 점점 줄어들다가 결국은 만나지 않는 사람들이 된다.

호텔 선인장은 인간들의 만남과 헤어짐의 순환을 너무 담담하고 코믹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그리고 캐릭터 설정. 한국 소설들은 대체로 구성, 캐릭터 설정이 약하다. (안그런 소설도 많지만 대체적인 단편 소설들을 볼때) <호텔 선인장>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애니매이션 같고, 만화같고, 영화같고, 또 드라마 같았다. 소설 속 담담한 유머가 존재했다.

호텔 선인장에는 3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모자... 여기서 모자는 예술가, 특히 문학쪽 사람인 것 같다. 영맛살이 있어 늘 떠돌아다니고, 집은 지저분하고, 게으르고 책을 읽고 뭔가 끄적거리고 불규칙한 생활을 살고 머릿속이 복잡하다. 남에게 깊게 정을 주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훌훌 털고 또 떠나간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구석이 있다.

오이.. 헬스클럽 강사였었나?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약간 단순하고 건강하고, 규칙적이고 몸이 건강하니 정신도 건강하다.. 머리는 나쁜 편인 것 같고 정이 많다. 맥주를 마셨었나? 하여간 그렇다.

숫자 2. 제일 재밌는 캐릭터다. 공무원이고 소심하며 집착을 잘하고, 남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세 사람의 이야기는 큰 사건이 없으면서도 재밌다. 계절처럼 이야기들은 계속 굴러가기 때문이다. 숫자2가 모자를 쓴다거나 하는 언어적인 재미도 있다. 책이 옆에 있었으면 더 많은 이야기를 했으련만.. 이만 줄인다.

p.s 나는 굳이 따지자면 모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낙천적이지만 또 염세적이기도 하다. 숫자 2의 특성도 조금은 갖고 있다. 그러니까 난 모자와 숫자2의 중간이다.
내 친구중 한명은 오이와 숫자2의 중간 정도 캐릭터라고 생각 된다. 많은 것에 얽매여 생각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점은 숫자2를 닮았고 알게 모르게 정이 많다거나 집안이 화목하다거나, 은근히 부지런한 점은 오이를 닮았다.

누구나 오이, 모자, 2의 꼭지점으로 만들어진 삼각형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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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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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와 쥰세이는 너무나도 사랑하는 연인이다. 두 사람은 과거에도 사랑했고 현재에도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에도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두 사람은 헤어졌고 길고 긴 시간이 강의 그들 사이에 들어섰다. 그들이 서로 만나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너무 쉽게 다시 맺어졌다면, 그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다.이미 그들은 서로에게 현실이 아니다. 10년이라는 세월만큼 멀어져 갔던 과거의 환상, 기억의 유령이다. 두 사람은 10년의 세월만큼이나 변했고, 그것이 그들을 서로 낯설게 만든다.

아오이는 10년동안 변하게 된 쥰세이를, 그리고 쥰세이는 변한 아오이를 받아들이고 사랑해야만 두 사람의 사랑은 맺어질 수 있다. 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여러가지가 변하더라도 그 사람의 본질은 그대로이다. 다만 그 사람을 보는 눈이 변할 뿐이다. 아오이가, 그리고 쥰세이가 변한 것이 아니라 서로 바라보는 관점이 변한 것이다. 나는 수많은 나를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지만 그들에게 나는 모두 다른 사람이다. 그 사람의 특성은 그를 바라보는 사람에 의해 정해진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본 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런 생각을 해봤다. 사랑이란.. 상대방을 더욱 외롭게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립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한 개인 한 개인 속에 들어찬 세계는 얼마나 넓고 깊은지, 아무리 그와 친한 사람이라고 해도 도저히 그 밑바닥까지 볼 수 없다. 사랑하는 자들은 서로의 세계를 공유하고 싶어하지만 불가능 한 것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서로는 타인이고, 상대방의 내보이는 부분 외에는 알 수 없다. 서로를 100% 알지 못하기에 사랑해도 이별하는 연인이 생기고, 또 그렇게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랑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아까도 말했듯이 쥰세이의 직업은 복원사이다. 과거의 시간을 복원하고 싶은 쥰세이에 대한 은유이다. 소설 속에 나타나는 복원기술이나 방법에 대한 부분들이 흥미롭다.쥰세이는 생각한다.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퍼지게 해야 한다고. 그는 섬세하게 그림을 복원해 낸다. 그러나 그 그림은 선생에 의해 심하게 훼손되고, 그 사건은 그의 일상에 균열을 일으킨다. 그동안 잘 참아 오던 생활들이 그 사건으로 인해 깨어진 것이다. 그는 과거를 복원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를 지탱시켰던 것은 아오이와 의 약속이었다. 그림이 찢어지면서 그는 아오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절망을 느낀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서 다시 복원 일을 시작한다. 그림이 말하고 있는 것을 들어보려 애쓴다. 그는 그렇게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한다. 그러자 과거에는 이해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해하게 된다. 용서할 수 없었던 아오이에 대한 감정이 후회와 죄책감으로 변하고 그녀를 더욱 그리워하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럭저럭 잘 ‘복원’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10년의 세월만큼이나 낯설고 어려워 졌지만, 언제나 꾹 다문 입의 차가운 표정만을 보여주는 그녀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달려갈 수 있는 쥰세이라면. 매일매일 전화 통화를 하고 주말엔 데이트를 하고, 커플티를 맞춰 입고 모임에 동반하고, 이벤트를 챙겨주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계속 그리워할 수 있는 것, 그게 정말 사랑이 아닐런지. 나처럼 끈기도 없고 게으르고 타인에 대해 방관적인 사람으로서는 도통 할 수 없는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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