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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미 이프 유 캔 - 할인행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Tom Hanks)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평점 :
생각했던 것 보다는 기대 이하였고
그래도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감독마다 느껴지는 이미지들이 있는데..
스티븐 스필버그는 내가 생각하기에 참 특이한 감독이다.
(그의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흔히 좋아하는 감독을 얘기할 때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다지 자주 등장하는 감독은 아니다.
그 엄청난 상업성이 그를 최고라고 말하기 주저하게 만든다.
실제로 왕가위나 팀버튼 처럼 매니아를 거느릴 만한 것도 아니다.
또 그의 영화는 굴곡이 커서
어떤 영화는 너무나 맘에 들었으면서도 어떤 영화는 실망스러운.
그런 경우가 참 많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전혀 감흥을 못받았지만..
나는 A.I에 엄청나게 감동하고 말았다.
어떤 영화가 좋다,라는 것은 개인적인 코드와도 관련이 있을텐데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스필버그의 부분이
A.I에서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그 영화를 보며 참 슬펐던 부분은
할리 조엘을 야산에 버리고 돌아서는 엄마에게
들러붙으며 버리지 말라고 우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하루동안만 살 수 있는 엄마와
빨래를 하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캐치미 이프 유캔은 여러가지 면에서 모자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희대의 사깃꾼의 카리스마가 환상적으로 펼쳐진 것도 아니고
fbi와의 대결 구도도 아니고
아니면 그 사깃꾼의 내면을 잘 묘사해 낸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a.i와 닮았다.
어쩌면 스필버그한테 진실된 내면 묘사라던가, 감동이라던가,
넘쳐나는 카리스마의 표출이라던가 하는 부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그 영화에서
그냥 망가진 가정을 '옛날처럼' 돌리고 싶어 하는 작은 소년의 모습만 보았다.
그 '옛날'은 환상이다.
동경하는 무언가는 스필버그의 영화에서 환타지로 드러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톰행크스와 일테면 대체가족 식으로
동경하던 것을 찾긴 하지만
왠지 뭔가 미흡해서 찝찝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어른들을 출연시킨 영화들 보다는
ET나 AI가 훨씬 좋다.
AI의 뒷부분을 스필버그가 그렇게 수정했다는 것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불만을 표시했지만
나는 그 엔딩이 맘에 든다.
왠 외계인이냐며 유치하다고 괴로어 하는 큐브릭 팬들도 있지만...
그 엔딩은 스필버그가 할리 조엘 (그 역 이름이 뭐였더라..)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이었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환타지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