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안의 불편함
자크 랑시에르 지음, 주형일 옮김 / 인간사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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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이 점점 다가온다. 읽을 책이 산더미이다. 이번 달은 집에서 두문불출하고 강제 독서를 해야만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과의 의식적 단절이나 비판적 반적용으로 파악하는 입장이 있다. 어빙 하우(Irving Howe), 레슬리 피들러(Leslie A Fiedler) 등에 의하면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모더니스트들과는 달리 예술의 자기 목적성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보이며 예술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들은 예술 그 자체를 붕괴시킬 위험을 가진 혼성모방(pasriche)을 긍정적으로 보고 소외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태도를 갖는다. 포스트모더니즘은 각 분야에서 개별적 특징들이 상충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미학적 포스트모더니즘이 하위예술 형태와 상위예술 형태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충돌, 콜라주, 단편화를 통해 각 장르의 관계를 분열시키면서 모더니즘의 대서사들을 거부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새롭게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의 문학과 예술은 다원성의 특징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평등과 해방을 꿈꾸던 랑시에르는 착취는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몸이 사회에서 어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느냐 하는 감각의 문제와 연결된다고 한다. 랑시에르는 미학을 권력이 강제하는 감각의 분할을 거부하는 아무나의 감각적 능력이 발현되는 영역으로 규정하면서 미학의 긍정적 힘을 재확인한다. 미학의 긍정적 힘을 가진 예술의 영역은 지배적 합의의 정치를 거부하고 새로운 감각과 지각의 양식을 배포하는 이견의 장으로 기능한다. 권력은 감각되는 것, 생각되는 것, 지각되는 것, 명명되는 것을 정하는 분할의 체계를 강제한다. 미학 안에서 랑시에르는 이런 분할을 통한 경계선 만들기와 자리 부여에 대한 거부를 발견한다. 이것이 미학적 포스트모더니즘이 제공하는 불편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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