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노에미 비야무사 그림, 엄지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늙은 고양이는 눈이 멀어 예전처럼 지붕을 넘나들며 나들이를 하지 못한다.

생쥐 친구가 생기기 전까지...

생쥐 친구는 두려움에 넓은 세상을 본적이 없다.

고양이 친구가 생기기 전까지...





서로 마음을 나눈 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만들고 더 큰 꿈을 꾸게 만드는 것!

사회적 동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쥐와 고양이를 통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긴 시간이든, 짧은 시간이든,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삶이라는 건 길이가 아니라, 고양이와 생쥐처럼 서로 마음을 열고 얼마나 따뜻한 마음으로 사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믹스는 작은 친구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고, 멕스는 크고 건장한 친구의 몸에서 솟구치는 힘과 활력을 통해 더 강해 질 수 있었다.
둘은 정말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진정한 친구는 자신이 가진 장점을 서로 나눌 줄 아는 법이니까. - P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동무 꼭두 우리아이들 우리 얼 그림책 3
김하루 지음, 김동성 그림 / 우리아이들(북뱅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외국 생활을 하고 한국에 오니 한국적인 문양과 전통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것은 비단 우리가 곱고 예쁘게만 생각하는 부분의 것들이 아니라 죽음까지도 포용하는 아량에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요즘은 다양한 방식으로 '저승사자'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세탁 되었지만, 어린 시절 '전설의 고향'이나 TV에서 보던 죽음의 이미지는 검고, 어둡고, 차가웠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많은 부분 부정적이다.

특히 사랑하는 이와의 '절대적 이별'이 그러하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의미를 재고하여, 삶의 한 부분으로 '죽임'이 아니라 '죽음'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김옥랑(전 꼭두박물관관장)님의 말이 와 닿는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은 죽음들이 슬픔으로 묘사되고, 슬픈 일이지만 그 슬픔을 맞이 하는 방식이 어떠하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섬, 발리에서는 장례식이 마치 마을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로 진행된다.

이 신들의 섬에는 1년 365일 이름을 다 알 수도 없는 다양한 신을 위한 행사가 열리고 신과 함께 하루를 열고 닫는 그들이기에 신 곁으로 한발짝 다가서는 죽음은 축하받아야 마땅할 일로 슬픔 보다는 환희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남편의 조카는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뜻밖의 가족의 부고에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에서 테이블을 함께 했던 건강하고 다정한 한사람의 죽음에 어안이 벙벙했다는 말이 어울렸다. 내가 미국에서 만난 장례식은 고인을 떠나보내고 슬퍼하기 보다는 가족을 서로 보듬고 기념하며, 기록하는 자리로 마무리 되었다. 장례식에서 따뜻함을 얻었다.

길동무 꼭두는 이런 느낌을 간직한 책이다.



꼭두들은 한국판 '토이 스토리' 처럼 진열장에서 깨어나 밤새 생일 잔치를 열어주고, 소심한 숨이에겐 하나밖에 없는 애착 인형이 되었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하늘 길을 열어 영가의 저승길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평생 엔터네이너의 역할 을 자처한다.

책을 읽고 나니 색색깔의 곱고 다양한 꼭두들의 호위를 받으며 가는 저승길은 무섭지도 슬프지도 심심하지도 않겠구나 위안이 된다. 더불어 설엔 아버지의 빈소에도 꼭두 인형 하나쯤 놓아 드려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이미, 하늘에서 평안을 얻으셨겠지만 그 곳에서도 외롭거나 지루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덧붙이는 말) 꼭두와 장례 행렬을 화려하게 묘사한 페이지가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김하루 글작가의 말대로 김동성 그림작가의 표현력의 힘을 느끼는 페이지가 아닌가 한다.



이태원 참사와 맞물려 그림책이 마무리 되었다고, 김하루 작가의 마지막 글이 아릿하다.

안타까운 죽음에 꼭두들이 위로가 되기를...



"너는 꼭두라고 한단다.
사람들이 하늘나라 갈 때 길을 열어주고 같이 가는 길동무지.
하늘나라는 아주아주 멀어서 여럿이 시끌벅적 놀면서 재미나게 가야해.
그래야 가는 사람도 너희들도 지루하지 않거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최서영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글을 읽으며 틀키고 싶지 않은 마음들을 들켜 버린 느낌이 들었다.

내 자신을 여러겹 포장해 놓았던 껍데기를 예리한 칼로 찢기고 나니 숨어서 떨고있는 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썰미기 예리한 잘나가는 언니에게 마음 속 번뇌와 미련까지 관통당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책을 읽는 동안 부끄럽기도하고 도망쳐 버리고 싶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쉽게 읽힐만한 책이었지만 마음의 짐을 가진 이들에겐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토닥토닥, 소곤소곤 거리는 위로보다는 바닥을 쳤으니 이제 일어나야지! 하고 등을 툭 떠미는 느낌이 강하다.

바닥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안다. 이제 헤엄쳐서 수면으로 떠올라야 한다는 사실을...

그 떠오르는 과정이 또 힘들 것도 안다. 그렇지만 그녀는 '잘 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라며

그 과정 또한 바닥보다는 낫지 아니한가를 알려준다.

책을 읽고 더 많은 숙제가 생겼다.

작가는 그녀의 책에만 국한하지 않고 더 많은 탐구과제를 남겨준다.

특정한 상처로 힘들거나 한 없이 무료 할 때 팁으로 남겨둔 영상이나 서적들을 찾아 보는 것도 한 걸음 전신 하는 삶에 도움이 될 듯 하다.






좋은 기회를 마주했을 때도, 인생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 할 때도, 도전할 용기가 필요할 때도 스스로 막아서는 건 나 자신이었다. - P022

인풋과 아웃풋의 균형을 맞추자

영화를 봤다면 감상평을 남기고, 음악을 들었다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는 식이다.

이런 과정은 일상을 생산적으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나의 취향을 좀 더 분명하게 만들어준다.

보고 듣고 경험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재창조 함으로써 창작을 연습하게 되는 것이다.

이 노력이 루틴이 되는 순간, 내 모든 삶은 흘러가지 않고 어딘가에 기록되어 내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준다.

그 경험들이 필요한 적재적소의 순간이 인생에 몇 번은 온다 - P042

당신이 상처받지 않는다면 그들에겐 아무런 힘이 없는겁니다. 제가 당신을 모욕하는데 다른 언어로 욕을 한다면 당신은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할거예요. 당신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말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에요. - P093

어떤 일을 할까 말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결국 그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진짜로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은 할까 말까가 아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방법을 고민할 뿐이다. 말로써 바꿀 수 있는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 - P108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로 나를 오래 방치하면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게 된다. 남의 생각이나 흐르는 시간에 모든 것을 맡기고 나는 그저 끌려간다. 이런 나쁜 습관은 나를 좀먹는다. 주권을 외부에 넘겨준 상태에 익숙해지다 보면 무력감이 나를 지배해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것조차 잊게 만든다.

혹시라도 잘못된 선택으로 삶이 불행해질까 봐 피동적으로 자신을 방치한 채 살고 있다면, 그 어떤 서택을 하더라도 애매하게 자신을 방치한 지금의 삶보다 더 불행해질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 인생안에서 나에게 결정권이 없는 상황은 그 어디에도 없다. 내 인생의 방향키는 내가 늘 쥐고 있어야 한다.

어떤 것에 대해 너무 많이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 고민이 깊은 사람들은 본인이 신중하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친 신중함은 오히려 독이다. 뭐라도 해봐야 일이 일어난다. 상상만으로는 절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 P186

사는 게 금방이라. 하고 싶은 거 다 하매 살아. 다 해야 돼. 눈치 보매 살 필요 엄따. 금방 할매된다. 금방이라! - P2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을버스로 세계여행 - 꿈꾸는 방랑자와 초록색 차가 함께한 677일
넥서스BOOKS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임택 작가의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SNS에서 접했을 때, 나는 내가 라스 베가스의 레드락 캐년에서 보았던 초록 버스를 떠올렸다.

 

마을 버스로 세계일주,

나는 미국으로 건너 가기 전 임택 작가가 본문에서 밝혔던 Y 무역회사에 잠시 몸을 담았던 터라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카더라~'의 형태로 그의 풍문을 어렴풋 듣고 있었다. 그래서 레드락 캐년 데져트 뷰 포인트(Desert view point)에 정차 된 초록 버스를 만났을 때, 나는 당연히 그 버스가 임택 작가의 버스 인걸로 생각했던 것 같다.

레드락 캐년은 클라이밍 또는 지인들이 라스 베가스를 방문하면 으레 드나들던 곳으로 그 날 운전대를 잡은 남편은 특이한 초록 버스를 보고서도 미국의 흔한 RV(캠핑카)인냥 지나쳤고, 내가 아쉬워 하자 어떤 방법을 모색하고 싶어했지만 함께한 손님도 있을 뿐더러, 13마일 (21km)이나 되는 일방통행 길을 다시 돌아와 운전자에게 인사를 나눌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쉬운 마음 담아 한참 초록 마을 버스를 뒤돌아보며 사진 한장 찍지 못하고 지나쳤던 기억이 떠오르자 '피식~' 웃음이 나면서 그때 인사라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겹쳤다.

임택 작가의 마을버스로 세계여행 책이 이렇게 세상에 나오고, 나는 부푼 마음으로 그 책을 받았다. 어쩌면 책 속에서 내 기억 속 장면을 만날 수도 있겠구나! 내심 기대했는데....

 

BUT,

웃기게도 기억의 초록버스는 여전히 '정체불명'이다.
왜냐하면 책의 주인공은 미서부를 전혀 지나쳐 간 적이 없으므로...

책을 덮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임택 작가가 서부를 지나갔던 아니던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것은 분명 그는 버스로 세계를 돌며 많은 이들의 마음에 불씨를 지폈고, 어쩌면 내가 보았던 초록 마을 버스는 그 불씨를 이어 받아 그날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니까!




첫 페이지부터 글에 빠져들게 하는 그의 글 솜씨에 '어떻게 나이 50이 될 때까지 견뎠을까?' 싶을 정도로 여행작가가 체질일 거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청년이 되어 돌아 왔다는 말.

그 한마디면 충분한 책이었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게 여행'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계획표를 짠다한들 여행에서는 늘 변수가 존재하는 법이니까.
계획대로 되는 삶이라면 그리고 여행이라면 우리는 그 안에서 발전 할 수 있을까?

제목 자체로 공감이 왔고, 글을 읽는 동안 그와 동화되는 마음으로 파열음을 가진 웃음을 자주 짓게 했다.

 


세계여행을 떠난 마을버스 이름이 '은수'인건 중고 마을 버스를 구입한 운수 회사의 이름에서 따온 단순하지만 세련된 선택이었다.
은퇴를 앞둔... 아니 폐차를 앞두고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중고버스, 이 녀석을 두고 여행했다면 훨씬 더 수월했겠지만 지금의 작가를 만든건 그의 여행에 은수가 존재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은수는 애증의 존재이자, 인생 2막의 신호탄이기도 했으니까...



'한계를 미리 정해 놓고 도전을 포기하면 죽을 때 후회한다.'

죽을 때 후회가 아니라 미궁의 '레드락 마을버스'를 생각하면, 그 때 갓길에라도 멈춰서 인사라도 해 볼 걸 지금도 얕은 후회를 한다. '여긴 일방통행이야', '지나는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를 줘서는 안돼', '버스 운전자에게 민폐가 되겠지..' 등의 갖은 이유들로 우리가 살아기는 일상에서 도전을 포기하며 나중에 후회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반성하게 되는 글이었다.




생각의 관점이 비슷한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나 또한 여행은 장소가 아니라 그 곳에서 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넓은 세상, 새로운 여행지도 많은데 궂이 한번 갔던 곳을 5번 이상 찾아가게 되는건 그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인생의 방향성의 중요함을 알려준다.

사실, 마을버스 여행이전의 그의 삶을 제대로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50이전의 삶에도 최선을 다한 삶이었을 것이라 글로서 짐작케한다.

나이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살아가느냐에 대한 글이다.

"세계 여행을 다녀온 후 무엇이 달라졌나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물었다.


나는 답했다.
"저는 청년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도전하는 한 언제나 저는 청년입니다."

앞으로 내 삶에 나이를 대입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
도전하고 꿈꾸는 한 나는 마냥 청년일 테니. - P005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게 여행 - P066

‘한계를 미리 정해 놓고 도전을 포기하면 죽을 때 후회한다.‘

나를 틀 안에 가두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은수가 자신을 옭아 매던 속도 제한을 극복해 낸 것처럼, 한계라는 것은 스스로 만든 것 일 뿐이니 극복하기 나름이다. ‘나는 이 정도 밖에 안 돼.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자신을 틀 안에 가두어 버리면, 날개가 있어도 날 수 없는 새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은수와 나는 여행하며 함께 날게 되었다. - P086

나는 여행하는 동안 ‘무엇을 볼까‘하는 생각보다 ‘누구를 만날까‘하는 생각이 앞선다.
내 여행의 관심사는 늘 ‘사람‘이다. - P198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좋아하는 일을 하니 즐기게 되고 일이 오히려 여가가 되는 마법을 부린다.
나는 지금 미래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이룰 목표를 지닐 것을 권하고 싶다.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미국의 화가 모제스나 해리 리버맨처럼
언뜻 늦었다고 생각되는 때에도
멈춤 없이 자신의 길을 찾으라고 독려하고 싶다. - P2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
지미 친 지음, 권루시안 옮김, 이용대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미 친(Jimmy Chin)의 사진을 보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이유는 그가 작업하는 환경의 영향이 크다. 그의 사진집 '거기 그 곳에'에서 보다시피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접근이 힘들고, '살아있음' 과 '죽음'이 '찰나'의 간격으로 이어지는 곳에서 그는 필름을 만들고, 사진을 찍었다.



사실, 클라이밍이라는 활동을 사진으로 전부 표현 할 수는 없다.

우리가 TV나 매체, 온라인을 통해 평면적으로 보는 자연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훨씬 더 크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경외심 절로 생기게 만드는 지미 친의 엄청난 모험과 도전의 이야기와 사진을 보고 있음에도 의외로 나는 콘래드 앵커(Conrad Anker)의 얼굴 사진에 시선이 꽂혔다. 삶의 질곡을 그대로 그리고 있는 그의 얼굴에서 밝게 빛나는 눈, 그 삶이 얼마나 순수했는가를 대변하는 듯 하다.

'딘 포터'나 '알렉스 호놀드' 그리고 '콘래드 앵커'의 열정은 우위를 겨룰 수 없지만 콘래드가 보여준 사랑과 헌신, 애정의 결은 둘과 확연히 다르다.




나는 콘래드의 깊은 사랑과 다정함 그리고 그 모든것을 넘어선 책임감에 감동했다.

그는 강인한 사람이고 타인의 어깨에 짓눌린 무게를 나누는 사람이며, 본질적으로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내 제니 와 콘래드의 관계는 흔한 연애를 시작으로 결혼 한 것이 아니다.

제니는 알렉스 로우(Alex Low)의 미망인이자 세아이를 둔 엄마였다.


콘래드는 친구이자 등반가인 알렉스 로우(Alex Low)와 스키로 에베레스트를 내려 올 계획을 하고 여정을 나섰다가 1999년 10월 5일 시샤팡마(Shishapangma)에서 눈사태로 알렉스를 포함한 일행 2명을 잃고 본인도 머리가 찢기고 갈비뼈 2개가 부러지고 어깨가 탈구되는 중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눈에서 빠져나와 최대 20m에 달하는 대형 잔해 밭에서 20시간 구조를 주도한다.

결국,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 온 후 친구를 잃은 아픔과 자신은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 그리고 알렉스의 어린 세 아들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에 제니와 아이를 돌보기 시작한 것이 그들이 결혼하게 된 이유다.

아버지 알렉스와 유대가 깊은 첫째 아들 맥스는 콘래드와의 관계가 잘 섞이지 않는다.

어린 동생들은 다정한 그를 아버지로 잘 따랐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도 맥스와 콘래드 둘의 관계는 어쩐지 서먹하다. 그럼에도 콘래드는 현재의 위치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아버지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탐험가로서의 역할 또한 충실했다.



알렉스 로우는 사망 17년 후인 2016년 4월 27일 등반가 Ueli Steck과 David Göttler는 빙하에서 나온 두 명의 등반가의 유해를 발견 했고, 알렉스는 주검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첫아들 맥스는 영화 'Torn(2021)'을 의 아버지 Alex Lowe의 죽음을 추모하고 그의 어머니 Jennifer Lowe-Anker 를 위로함과 동시에 알렉스를 대신한 아버지 콘래드에게 감사와 존경 사랑을 전하는 영화를 제작했다.





나는 책 곳곳에서 콘래드에 대한 지미 친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믿을 수 있는 든든한 동료이자 실력있는 리더 그리고 사려 깊은 남자이며 책임감 있는 탐험가!

그렇기에 책의 곳곳에서 그를 만나는 것이 즐거웠다.

또한, 시대를 대변하는 위대한 등반가 이본 쉬나드, 딘 포터, 알렉스 호놀드, 토미 콜드웰 등 내셔널 지오 그래픽을 장식한 멋진 등반가들의 사진도 볼 수있다.

누군가에게 '거기, 그곳에'는 산을 담은 멋진 사진집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거기 그 곳에'는 삶과 죽음 그리고 고통과 역경을 이겨내고 희망을 보는 인생이 녹아 있는 한편의 대하 드라마 같았다.

지미 친이나 콘래드 앵커, 알렉스 호놀드 등과 같이 죽음을 초월한 탐험가들이 있기에 현재의 인류는 그리고 스포츠는 경이롭게 한 발 더 미지의 세계로 전진한다. 지금에서야 그의 책이 출판 된 것이 늦은 감이 있지만 그의 업적에 진심을 담은 존경을 표한다.


지미 친(Jimmy Chin)은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영화 제작자이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로서, 20년이 넘도록 세계 최고의 모험 체육인과 탐험가들과 협력해왔다.

전문 체육인이자 극한의 탐사를 기록하는데 초점을 맞춘 사진작가로서 그는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올라 스키를 타고 내려왔고, 메루 산의 샥스핀 최초 등정을 노리는 많은 사람들 제치고 최초 등반하는데 성공했다. 일곱 대륙 전체에서 사진을 촬영했고, 그가 촬영한 사진은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뉴욕타임스 매거진‘을 비롯하여 수많은 출판물의 표지를 장식했다. 지미 친의 작품은 또 ‘뉴요커‘, ‘배너티페어‘, ‘아웃사이드‘ 매거진과 ‘멘스저널‘에도 실렸다. 그는 2020년 동료들이 주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 선정 사진작가상을 받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