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로 세계여행 - 꿈꾸는 방랑자와 초록색 차가 함께한 677일
넥서스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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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택 작가의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SNS에서 접했을 때, 나는 내가 라스 베가스의 레드락 캐년에서 보았던 초록 버스를 떠올렸다.

 

마을 버스로 세계일주,

나는 미국으로 건너 가기 전 임택 작가가 본문에서 밝혔던 Y 무역회사에 잠시 몸을 담았던 터라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카더라~'의 형태로 그의 풍문을 어렴풋 듣고 있었다. 그래서 레드락 캐년 데져트 뷰 포인트(Desert view point)에 정차 된 초록 버스를 만났을 때, 나는 당연히 그 버스가 임택 작가의 버스 인걸로 생각했던 것 같다.

레드락 캐년은 클라이밍 또는 지인들이 라스 베가스를 방문하면 으레 드나들던 곳으로 그 날 운전대를 잡은 남편은 특이한 초록 버스를 보고서도 미국의 흔한 RV(캠핑카)인냥 지나쳤고, 내가 아쉬워 하자 어떤 방법을 모색하고 싶어했지만 함께한 손님도 있을 뿐더러, 13마일 (21km)이나 되는 일방통행 길을 다시 돌아와 운전자에게 인사를 나눌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쉬운 마음 담아 한참 초록 마을 버스를 뒤돌아보며 사진 한장 찍지 못하고 지나쳤던 기억이 떠오르자 '피식~' 웃음이 나면서 그때 인사라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겹쳤다.

임택 작가의 마을버스로 세계여행 책이 이렇게 세상에 나오고, 나는 부푼 마음으로 그 책을 받았다. 어쩌면 책 속에서 내 기억 속 장면을 만날 수도 있겠구나! 내심 기대했는데....

 

BUT,

웃기게도 기억의 초록버스는 여전히 '정체불명'이다.
왜냐하면 책의 주인공은 미서부를 전혀 지나쳐 간 적이 없으므로...

책을 덮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임택 작가가 서부를 지나갔던 아니던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것은 분명 그는 버스로 세계를 돌며 많은 이들의 마음에 불씨를 지폈고, 어쩌면 내가 보았던 초록 마을 버스는 그 불씨를 이어 받아 그날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니까!




첫 페이지부터 글에 빠져들게 하는 그의 글 솜씨에 '어떻게 나이 50이 될 때까지 견뎠을까?' 싶을 정도로 여행작가가 체질일 거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청년이 되어 돌아 왔다는 말.

그 한마디면 충분한 책이었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게 여행'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계획표를 짠다한들 여행에서는 늘 변수가 존재하는 법이니까.
계획대로 되는 삶이라면 그리고 여행이라면 우리는 그 안에서 발전 할 수 있을까?

제목 자체로 공감이 왔고, 글을 읽는 동안 그와 동화되는 마음으로 파열음을 가진 웃음을 자주 짓게 했다.

 


세계여행을 떠난 마을버스 이름이 '은수'인건 중고 마을 버스를 구입한 운수 회사의 이름에서 따온 단순하지만 세련된 선택이었다.
은퇴를 앞둔... 아니 폐차를 앞두고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중고버스, 이 녀석을 두고 여행했다면 훨씬 더 수월했겠지만 지금의 작가를 만든건 그의 여행에 은수가 존재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은수는 애증의 존재이자, 인생 2막의 신호탄이기도 했으니까...



'한계를 미리 정해 놓고 도전을 포기하면 죽을 때 후회한다.'

죽을 때 후회가 아니라 미궁의 '레드락 마을버스'를 생각하면, 그 때 갓길에라도 멈춰서 인사라도 해 볼 걸 지금도 얕은 후회를 한다. '여긴 일방통행이야', '지나는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를 줘서는 안돼', '버스 운전자에게 민폐가 되겠지..' 등의 갖은 이유들로 우리가 살아기는 일상에서 도전을 포기하며 나중에 후회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반성하게 되는 글이었다.




생각의 관점이 비슷한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나 또한 여행은 장소가 아니라 그 곳에서 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넓은 세상, 새로운 여행지도 많은데 궂이 한번 갔던 곳을 5번 이상 찾아가게 되는건 그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인생의 방향성의 중요함을 알려준다.

사실, 마을버스 여행이전의 그의 삶을 제대로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50이전의 삶에도 최선을 다한 삶이었을 것이라 글로서 짐작케한다.

나이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살아가느냐에 대한 글이다.

"세계 여행을 다녀온 후 무엇이 달라졌나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물었다.


나는 답했다.
"저는 청년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도전하는 한 언제나 저는 청년입니다."

앞으로 내 삶에 나이를 대입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
도전하고 꿈꾸는 한 나는 마냥 청년일 테니. - P005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게 여행 - P066

‘한계를 미리 정해 놓고 도전을 포기하면 죽을 때 후회한다.‘

나를 틀 안에 가두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은수가 자신을 옭아 매던 속도 제한을 극복해 낸 것처럼, 한계라는 것은 스스로 만든 것 일 뿐이니 극복하기 나름이다. ‘나는 이 정도 밖에 안 돼.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자신을 틀 안에 가두어 버리면, 날개가 있어도 날 수 없는 새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은수와 나는 여행하며 함께 날게 되었다. - P086

나는 여행하는 동안 ‘무엇을 볼까‘하는 생각보다 ‘누구를 만날까‘하는 생각이 앞선다.
내 여행의 관심사는 늘 ‘사람‘이다. - P198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좋아하는 일을 하니 즐기게 되고 일이 오히려 여가가 되는 마법을 부린다.
나는 지금 미래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이룰 목표를 지닐 것을 권하고 싶다.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미국의 화가 모제스나 해리 리버맨처럼
언뜻 늦었다고 생각되는 때에도
멈춤 없이 자신의 길을 찾으라고 독려하고 싶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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