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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4집 - Panic 04
패닉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패닉’의 4집. 난 사실 별로 관심이 없었다. ‘패닉’의 이름을 걸고는 매우 오랜만에 나온 음반이긴 하지만, 사실 1,2,3집을 냈을 때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땐 잘 알지도 못했거니와. 그래서 이번 4집이 나왔을 때, 그리고 판매량 순위가 꽤 높게 기록될 때 그저 ‘골수팬들이 오랜만에 나온 음반이 반가워서 엄청나게 사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TV를 보다가, 우연히 독특한 멜로디를 듣게 되었다. 경쾌하긴 한데 뻔하지는 않은, 뭔가 독특한 느낌. 그리고, 계속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음악이 중간에 끊어졌기 때문에 간신히 기억해낸 한두줄의 가사로 인터넷을 뒤적인 결과, 제목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이번 음반의 타이틀, ‘로시난테’였다.

정말이지 의외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몇 개의 곡들도 찾아 들어보았다. 그런데 더더욱 의외로, 하나같이 괜찮은 것이었다. 들을수록 빠져드는 묘미에서 헤어나지 못해, 음반을 잘 사지 않는 나지만 과감히 주문하고야 말았다. 관심 외의 음반이었던 그 ‘패닉 4집’을.


일단 ‘눈 녹 듯’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멜로디도 정말 좋지만, 특히 후렴구에서 흘러나오는 이적의 매력적인 가성이 정말 최고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그리고 끝부분을 마무리 짓는 김진표의 쓸쓸한 나레이션 같은 랩도 정말 좋다. 가사도 정말 좋고... 과장이 아니라, 이런 곡은 패닉이 아니고서야 소화해낼 수가 없지 싶은 느낌이랄까.

‘종이 나비’는 잔잔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의 멜로디와, 특이하고 예쁜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워낙에 부드럽고 매력적인 이적의 목소리가, ''아스라한''이라는 대목에서 완전히 녹아내렸다. 겨울날 창가에 앉아 이 노래를 들으면, 그리고 종이 나비같은 눈발이 흩날리는 걸 본다면 마치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환상적인 느낌이 들 것 같다.

''정류장'', 얼마 전 TV에서 무대 위에 정류장을 세팅해놓고 라이브하는 걸 봤는데,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여기서도 이적의 가성은 정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다. 후렴구의 ''있다면-'' 부분, 그 가성. 그건 거의 감동적이다.

타이틀곡 ‘로시난테’는, 처음 듣자마자 끌렸던 대로 밝고 경쾌하면서도 결코 흔해빠진 느낌이 아닌, 특별한 느낌의 곡이었다. 가사도 특이하고. 쉽게 질리지도 않고, 이적이 후렴구에서 경쾌하게 ‘라라라-’하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곡, ''추방''... 앨범의 끝을 마무리짓는 이 곡의 여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여느 아웃트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그 엄청난 여운의 마무리. 낮고 조용하지만 애달픈 느낌을 주는, 그러나 결코 늘어져버리거나 쳐지지는 않는. 가요를 듣고 이렇게나 감동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던... 그런 곡이었다.


패닉 4집은 내게 정말 의외였던, 그러나 정말이지 최고의 감동을 안겨준 음반이다. 사실 몇 곡만 들어보고 충동구매했던 음반이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었는데, 정말 이건 최고다. 이적의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목소리와 김진표의 깊이있는 래핑. 요즘 안좋은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한 그들이 안타깝기만 해서, 내 CD 플레이어 속 그들의 음반은 더욱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타이틀곡이 ''괜찮다'' 정도로만 느꼈어도, 사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왜? 타이틀곡보다 훨씬 좋은 곡들이 넘치는 음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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