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야, 왜 이렇게 재밌니? 만화를 읽기 시작한 건 서른 전후, 늦어도 너무 늦은 바람이다. 순정에서 시작한 만화 읽기는 소년만화에서 성인만화에 이르기까지 점점 그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다. 문제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무조건적으로 길 것, 두꺼울 것. 대신 값은 저렴할 것.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던 시절의 소망은 그랬다. 하긴 요즘도 길이에 비해 값이 저렴하다 싶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보고 또 봐도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책들의 대부분은 그런 선택의 기로에서 건져올린 것들이다. 물론 길이에 비례하여 재미가 없다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지만.
재미만 있다면야 그것이 어느나라 누구의 것이든 상관이 없다고 말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본의 일본인에 대한 애증은 두터워져만 간다. 선망일까 자격지심일까.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알게된 사실 하나, 나는 엄청난 일본소설 애호가였다.
소설을 읽는 절대적인 방법은 주인공으로의 감정이입을 통해 책이라는 가상의 공간 속으로 빨려들어가 비루한 현실을 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기 전까지는 절대 책을 손에서 내려놓으면 안된다. 소설중독자들은 보통 폐인들이 많은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소설 안에서 문을 잠그기 때문이다.
감성에 흠뻑 젖어드는 만화. 때로는 미소 가끔은 눈물(소리없는)로 꿈을 꾸는 만화. 현실보다는 몽상에 취한 듯 매료되어 행복한 만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