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리고 연말의 스산함이 아침과 낮, 저녁 내내 꼬리를 드리운다. 늘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도는 삶이라 계절이 혹은 해가 바뀐다고 해서 새삼스러울 것이 하나도 없지만, 바쁘게 주변을 스쳐가는 사람들의 안부인사에 괜히 마음이 심란해졌다가 풀어졌다가 한다. 남의 일에 유난히 관심을 가지고 참견하는 사람을 두고 오지랖도 넓다고 한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따뜻한 말 한마디도 적절한 때가 있다.
새해에는 조금만 더 밝고, 건강하고, 따뜻하기를 소망한다. 내가 알고,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도 나쁜 일 보다는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 아무리 혹독한 현실일 지라도,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고 낙관하는 여유가 아주 조금 있었으면 한다. 남의 행복을 시샘하지도 말고, 내 불행을 비관하지도 말고 사는 건 다 그래라고 웃는 가난하지만 소박한 마음이 풍성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