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노래가 있음에도 머릿속은 늘 기억 따로 이름 따로 부유한다. 계기는 과꽃이 뭐냐는 원이의 질문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필 만큼 흔한 그 꽃의 정체를 모를 수 있다니. 초롱꽃목 국화과. 취국 혹은 당국화라고도 불림. 쌍떡잎식물. 한해살이풀. 원산지는 한국 혹은 중국이다.
며칠 마당에 앉아 햇볕을 쪼이며 하찮은 노동 아닌 노동을 했다고 양쪽 팔뚝에 오도도 좁쌀 같은 두드러기가 생겼다. 일명 햇빛 알러지 같은데, 그동안은 무탈하게 살다가 갑자기 나타나다니 당황스럽고도 걱정이다. 일단 연고를 발라 심하게 가렵지도 않고, 보였다 사라졌다 하니 크게 고민할 일은 아닌 듯싶지만 이후론 가급적 노출을 삼가야할지도 모른다. 이 햇빛 알러지로 여름마다 고생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아주 심한 경우로 얼굴이며 팔뚝이 온통 울긋불긋하고 염증까지 생겨 일상생활을 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바라보면서 연민을 금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나한테도 덜컥 생길 줄이야.
오늘 처음 안 새로운 사실. 카네이션이 여러해살이 라는 것. 지금 화단에서 소복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저 녀석을 내년에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버이날 동생이 사온 분홍색 바구니 속의 카네이션이 왜 그렇게 못 미덥던지. 눈인사만 잠깐 하고는 탈싹 쏟아놓고 볕 좋은 자리에 심었었다. 한두 개 피어 있었던 꽃잎이 시들시들 하는데도 다른 꽃망울이 도무지 터지질 않길 레 가망이 없는 건가 했는데, 어느 사이에 잘도 천연덕스럽게 복스러운 꽃잎을 피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