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향기 나는 삶이 아니어도 나는 나를 사랑하리
3spoons 지음 / 좋은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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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시를 읽는 방법이 대해서 배운적이 없는 것 같다. 밑줄을 긋고, 단어에 동그라미를 치고, 임이 뜻하는 것은 떠나간 임이요. 그저 선생님께서 하라는대로 필기를 했던 기억뿐이다.
여전히 나는 시를 제대로 읽을 줄 모르지만, 3spoons가 적어둔 검은 글자들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익숙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신선한 표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에서 함축된 표현이 중요하다면 작가가 독자들로 하여금 반쪽씩 숨겨둔 의미들을 찾아내는 것도 시를 읽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이 시집은 세 명의 동네친구가 모여 만든 책이라고 한다. 시를 읽다보면 각기 다른 세 명의 '시' 스타일을 느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2spoon님의 시들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왜냐하면 2spoon님의 시에는 자연현상과 관련된 표현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과학을 좋아하는 나로써 자연이 인문학적 표현으로 등장하면 몇 배로 공감이 되고, 갑자기 흥미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아마도 나와 같이 이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내 말에 동의를 할 것이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spoon의 '달'이라는 시의 "새벽 내내 흘린 달의 땀방울 풀잎에 이슬 맺히고"라는 표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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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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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에 담긴 단편 소설들이 대체로 어렵 게 느껴졌다. 주인공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추상적인 표현이었으며 그 추상적인 표현들은 과하게 세부적이었다. 그래서 글을 읽고 있자면 새하얀 안개 속에서 그 장면들을 흐릿하게 보고 있는 듯한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이 한 가지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괜찮지 않은' 상황을 알면서도, 그 상황에 무뎌져, 혹은 다른 것들의 눈치를 보느라 알아채지 못해 자신은 '괜찮은 사람'이라며 안도하며 살아간다. 그 인물들의 모습이 어쩐지 우리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전혀 괜찮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겨우 괜찮다는 말 한 마디만을 건네며 괜찮은 척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말이다. 그래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분은 그 안개 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찜찜하고 갑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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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1
백세희 지음 / 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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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일상이 담긴 이야기 속 나와 같은 감정에 공감했고, 평소 내가 느끼지 못한 우울에 '나에게는 그런 일이 없어 다행이다.'라며 안도했다. 선생님의 말씀에 따끔하게 아프기도 했고,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렇게 이기적일 수가 없었다. 내게 필요하면 받아들였고, 불필요한 것은 가차없이 무시했다. 평소 스스로 착하고 예쁜 마음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나였다면 그런 나의 이기적인 마음에 그래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 자책했을테지만 이 책은 그런 나에게 "그래도 괜찮아. 사람 마음이라는 게 원래 그런거야. 너는 전혀 이상하지 않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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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들 창비청소년문학 86
누카가 미오 지음, 서은혜 옮김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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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중 한 구절인 "어느 누구도 상처 없이 지나갈 수 없는 잔혹한 청춘"에 작가, 누카가 미오가 이 책을 쓴 의도가 전부 담겨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청소년 문학을 좋아한다. 청소년 문학을 읽으면 어른이 되어버린 내가 한 때 청소년일 때 느꼈었던, 지금은 잊어버린, 그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심리들을 다시 떠오르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주인공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자의 이유로 초등학생때의 모습을 잃게 된 주인공들은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다. 변한 모습의 '나'도 결국은 '나'인 것이다.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고, 사죄를 하고, 용서를 하며 그것을 깨달아간다. 
 사실 어른이 된 나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저 그런 상처에 무뎌지고, 돌보지 않아 나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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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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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차례를 보면 스물 두개의 산사가 소개되어있다. 이 중에 당신은 얼마나 가보았는가? 안타깝게도 나는 단 하나도 가보지 못하였다. 사실 가본 곳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으니 설령 갔다한들 허투로 본 것이다. 이 책은 사실 어렵다. 모르는 단어들이 투성이고, 한 문장에 여러 개의 한자가 등장하기도 하며, 생소한 건축 구조의 명칭도 등장한다. 하지만 친절하다. 직접 두 발로 산을 올라 산사에 가본 것처럼 산사에 담긴 정보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발품을 팔지않고 책상에 앉아 편안하게 정보를 얻는 주제에 어려운 단어들을 접하는 것은 충분히 감수할만한 일이었다.

 '정원과 사찰의 도시' 일본, '정원의 도시' 중국 그리고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산사의 나라 대한민국. 이 책은 '우리나라는 산사의 나라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며 나에게 있어서 산이라 함은 어딜 가나 볼 수 있는것, 산사라함은 산에 가면 볼 수있는 건축물 쯤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산사의 나라다.'라는 이 문장에서 우리가 지금껏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산사라는 존재가 세계에 얼마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에 소개된 산사들 중,순천의 선암사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글쓴이가 외국인과 동행하며 외국인의 시야에 비춰진 우리나라의 산사와 정경들을 묘사해줌으로써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에서 새로운 아름다움과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글쓴이가 외국인에게 한국 특유의 겹쳐진 산세를 깊은 산 (Deep mountai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산을 수식하기에 적절치 않은 '깊은-'이라는 단어를 한국의 산을 보며 이해하는 외국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평소 등산도, 산사와도 친하지 않은 내가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장 가장 가까운 산사에 찾아가 그 것이, 그 곳에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혼자 분석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말이다. 그 만큼 이 책에서 산사,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그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해야할 공부를 한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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