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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 김현의 詩 처방전 시요일
김현 지음 / 창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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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 개의 [사연+처방시+처방전]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 사연을 읽고 처방된 시와 사용법이 담긴 처방전을 읽으면 책의 제목처럼 누군가 사연자 혹은 나의 슬픔을 훔쳐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사연이라고 해서 슬프고 안타까운 것들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 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내용들이라 더 좋았다.
당장 내일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인생라는데, 그런 의미에서 긴 시간 옆에 두고 생각 날때 마다 꺼내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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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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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은 모든 것을 옥상에서 만났다. 절망적인 자신의 삶을 마주한 것, 세 명의 언니들과 잠시 동안의 자유를 누릴 수 있었던 것,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다고 믿는 외계인 행색의 남편까지 모두 옥상에서 만났다.
회사의 옥상에서 마지막으로 남편을 만나고 주인공은 옥상에서 만난 것들을 차례로 잃어갔다. 절망, 언니들 그리고 남편이라 부르는 것까지도 그렇게 거의 모든 것을 잃어갈 때쯤 주인공은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건강한 관계들이 다시 회복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주인공은 그것을 옥상에 남겨두고 왔다. 자신이 변할 수 있었던 그 비결을 또 다른 자신이 될 누군가를 위해. 가슴과 허벅지 언저리를 오고가는 더러운 손길들로부터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는 냄새나는 농담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치가 더욱 현실적인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외계인 남편을 도피의 장치로 설정한 것은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암울한 현실임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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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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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처음에는 시시한 요괴이야기, 뻔한 전설 속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야기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 수록, 보기왕의 정체가 드러나면 드러날 수록 비과학적인 '그 존재'가 과거 사회와 현대 사회의 사실들과 얽히고 섥혀 점점 현실적인 공포가 되어 나를 찾아왔다.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는 '인과응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증오, 부정, 저주, 혐오의 마음이 보기왕을 불러냈고, 보기왕은 그 더럽고 추악한 마음을 갉아먹었다. 결국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치게 만들었다.
요괴, 괴물 혹은 귀신? 이 중에 보기왕이 어떤 영역에 속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영적인 존재인 것 만큼은 확실한 보기왕은 우리가 진짜 무엇을 두려워 해야 하는지를 아주 잘 알려주고 있다. 보기왕은 그런 것들을 대표하는 이름에 불과할 뿐이었다.
책을 읽을 시간이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자기 직전, 틈틈이 읽었는데 '보기왕이 온다.'를 읽는 동안 무려 세번이나 악몽에 시달렸다. 그 꿈의 내용은 대부분 가족을 잃는 내용에 관한 것. 요괴, 괴물 혹은 귀신따위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가쁜 숨을 몰아 쉬며 깨어날 정도로 무서운 꿈이었다. 어쩌면 나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을 추악한 마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그런 꿈을 꾼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나에게 어떠한 절망이 찾아와도 절대 비인도주의적인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고, 언제나 도덕적으로 살겠다고 나와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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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디스 파트
틸리 월든 지음, 이예원 옮김 / 창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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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그래픽 노블
'처음' 접해보는 장르였다. 그림(graphic)과 소설(novel)의 합성어로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태를 취한다는 포털 사이트의 설명으로 나는 소설처럼 심오한 내용을 다룬 만화인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책은 너무 얇았고, 말풍선은 적었다. 심지어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배경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부분도 있었다. 그래픽 노블은 그림 한장 한장이 각각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장르였던거다. 그 그림을 보고 우리의 경험을 녹여내어 읽는 장르, 얇은 책에 비해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2) i love this part
이 책은 '처음'에 대한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두 아이가 이어폰 한쪽씩을 나눠 끼고 함께 음악을 들으며 책의 제목처럼 "이 부분이 제일 좋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그 장면을 보고 내가 즐겨 듣던 '신혜성&바닐라 어쿠스틱의 첫사람'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어쩌면 두 아이는 이 노래를 듣고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처음은 하나뿐인 거니까 변할 순 없잖아요.' 이 부분이 제일 좋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다.
3) 편견
당연히 왼쪽편에 앉아 있는 아이가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둘 중 한 명은 남자 아이고, 나머지는 여자 아이겠거니 생각했다. 이 책은 그렇게 생각한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번째 장면에서 두 아이 모두 여자임을 겉모습으로 나타내 주었다. 사실 잘 모르겠다. 어쩌면 겉모습으로만 성별을 판단하는 것도 나의 편견일지도.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려 노력하는 이 사회에서 나 자신도 그 누구보다 더 편견을 깨부수려 노력하고 있다 생각했건만 나의 생각이 얼마나 큰 자만이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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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감 -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창비청소년문고 31
김중미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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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토록 찾던 책이 여기 있었다. '삶의 태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 말이다. 나는 종종 상대적으로 나보다 약한 존재들을 마주할 때면 마음이 저릿해지면서 눈물이 고일 때가 있었다. 친구들은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감성이 풍부해서 그렇다고 위로 했지만, 사실 나는 이 느낌이 감성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런 느낌이 들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는 나때문에 더욱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고싶었다. 그들을 마주했을 때 내가 그들에게 어떤 마음을, 시선을 보내야하는지 말이다.
김중미 작가님은 '들어가는 글'에 왜 존재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자세히 언급하셨다. 자존감을 중요시 하는 사회에서 자존감을 잃은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 받고 존중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것, 존재감. 모든 사회 구성원이 높은 존재감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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