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 러브 디스 파트
틸리 월든 지음, 이예원 옮김 / 창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1) 그래픽 노블
'처음' 접해보는 장르였다. 그림(graphic)과 소설(novel)의 합성어로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태를 취한다는 포털 사이트의 설명으로 나는 소설처럼 심오한 내용을 다룬 만화인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책은 너무 얇았고, 말풍선은 적었다. 심지어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배경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부분도 있었다. 그래픽 노블은 그림 한장 한장이 각각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장르였던거다. 그 그림을 보고 우리의 경험을 녹여내어 읽는 장르, 얇은 책에 비해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2) i love this part
이 책은 '처음'에 대한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두 아이가 이어폰 한쪽씩을 나눠 끼고 함께 음악을 들으며 책의 제목처럼 "이 부분이 제일 좋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그 장면을 보고 내가 즐겨 듣던 '신혜성&바닐라 어쿠스틱의 첫사람'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어쩌면 두 아이는 이 노래를 듣고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처음은 하나뿐인 거니까 변할 순 없잖아요.' 이 부분이 제일 좋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다.
3) 편견
당연히 왼쪽편에 앉아 있는 아이가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둘 중 한 명은 남자 아이고, 나머지는 여자 아이겠거니 생각했다. 이 책은 그렇게 생각한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번째 장면에서 두 아이 모두 여자임을 겉모습으로 나타내 주었다. 사실 잘 모르겠다. 어쩌면 겉모습으로만 성별을 판단하는 것도 나의 편견일지도.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려 노력하는 이 사회에서 나 자신도 그 누구보다 더 편견을 깨부수려 노력하고 있다 생각했건만 나의 생각이 얼마나 큰 자만이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