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12년 째 저자거리의 세월을 같이 보내고 있는 필통 테루군이다.

천안에 살 때 아내와 마트갔다가 문방구 코너에서 업어왔는데

어쩌다보니 세월이 그만큼 흘렀다.

 

회의가서 살림살이를 주섬주섬 꺼내다 마지막에 필통을 올려놓으면

몇 사람들은 웃으며 묻는다.

"아직도 필통 가지고 다니세요?"

"그러게 말입니다"

 

볼펜 여덟자루, 연필 세자루, 만년필,칼라태그,리필잉크,USB메모리, 포스트잇...

테루군의 식구들이고 그의 집은 내가 늘 메고 다니는 배낭 오른쪽 포켓이다.

 

식구들이 늘어나서 한동안 더 큰 필통을 찾아다니다가 마음을 접었다.

무생물이건 생물이건 이름을 짓고 호명하는 그 순간부터

피차간에 '연기(緣起)'가 시작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잘지내자.

꼬질꼬질한 테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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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 2015-07-23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선배 글씨체를 참 좋아했는데,
글씨체도 여전한가요? ^^

알케 2015-07-23 16:03   좋아요 0 | URL
늙더라 ;(

붉은돼지 2015-07-2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겹습니다.^^

알케 2015-07-23 16:04   좋아요 0 | URL
ㅎ 반갑습니다

라로 2015-07-23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통 가지고 다녀요~~~^^; 님의 필통처럼 오랜 시간 함께 한 녀석은 아니지만요~~~^^;;;
글씨체도 보고싶네요~~~^^*

알케 2015-07-23 16:04   좋아요 0 | URL
우격다짐으로 이름하나 붙여주세요 ㅎ

라로 2015-07-24 01:15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ㅎㅎㅎ 토리씨라고 부를께요~~~~=.=

sslmo 2015-07-23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이 글도 좋아요.
제 필통도 언제 함 올려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