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 시키지 않아요'
이래 저래 시끄러운 나라에 연일 기름을 끼얹는 일이 터진다.
어제는 한 아이돌그룹의 가수가 라디오에서 극우사이트인 '일베'의 어법으로
발언해 난리가 났다.
'민주화'란 명사의 일베식 동사 활용은 이렇다.
"오늘 선생님한테 혼났어" -> "오늘 선생한테 민주화당했어"
"오늘 우리 사이트 왜 이래"-> "사이트, 민주화당했어요"
'민주화'의 반대말은 '산업화'란다. 지랄.
어제 여러 반응을 보니 일베가 어떤덴지 모르는 이들도 많다.
광주항쟁을 '폭동'으로 폄훼하고 살인마 전두환을 칭송하며
'홍어'운운하며 혐오스러울 정도로 지역비하를 일삼고
'김치년' 운운의 극단적인 여성혐오 언사를 내뱉으며
네오 나찌 수준의 외국인 혐오에 심지어 수간 인증, 강간 모의, 폐륜 행동 인증까지...
단순한 정치적 극우사이트가 아니라 말종들의 '드립 향연장'이다.
문제는 이 사이트에 십대, 이십대 심지어 나이 먹을 대로 쳐먹은 인간들까지 모여서
저 지랄을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언어와 표현 방법은 각 커뮤니티 게시판의 글들과
게임 화면의 채팅창을 통해 유포되고 확산되어 공동체의 역사와 언어,
가치와 정서를 파괴하고 있다.


(이 개자식들이 만든 광주항쟁 조롱글이다. 하단에 '민주화'란 버튼이 보이시나.)

이 새끼들은 러시아나 독일의 네오나찌, 스킨해드보다도 더 흉악한 무리들이다.
최소한 그들은 이런 '역사적 범죄'행위에 대해서 이런 식의 조롱은 안한다.
그런 곳의 언어를 방송에서 그것도 아주 '정확한 용례'로 말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소위 '일밍 아웃'한 이 가수를 어찌 해야 하나. 아이돌 가수라 해서 어린 십대 인줄 알았더니
대학을 다니는 스물 다섯살이란다.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란 말에 광주항쟁도, 87년 유월도, 박종철도 이한열도..피 속에
쟁취하고 이루어 낸 민주적 절차와 정당성도 다 부정당한 셈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미국 티비에 출연해 KKK단의 슬랭이나 또는 네오 나치식의 어법으로
말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
사상과 언론의 자유를 말하더라만는 인종주의자, 폭력적 극우주의자, 파시스트들,
극단적 여성 혐오자 그리고 역사와 상식의 가치를 부정하고 범하는 이들의 발언과 행동은
제재하고 격리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 문명 사회의 합의된 양식 아닌가.

가카-공주님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우경화는 정말 우려스러울 정도이다.
여론조작, 현대사 왜곡, 백색테러, '친노종북' 운운의 낙인 찍기...이런 것들의 기저에
일베같은 사이트들이 세를 떨치고 있다. 그 뒤에 국정원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단다.
할배들은 어버이연합가서 난장을 치고 애들은 일베가서 저 지랄을 하니...
어린 십대 학생들을 둔 가정에선 아이들의 말투를 잘 살피고 또 그들의 역사관을 들어보길.
잘못하면 우리는 나이들어 정말 '어처구니' 없는 세상에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 기성 세대인 '내' 책임이고 '우리'가 이렇게 만들었다.
큰일이다. 진짜.
아래 영상 한번 보시길...지금 여러 커뮤니티마다 이른바 물타기가 한창이다.
'어린 영혼의 무지의 소치로 인한 실수'라는 패턴과 '마녀사냥'이라는 패턴으로 말이다.
그 대응영상인데.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