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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 - 돈이 굴러들어오는 지갑 사용 설명서
카메다 준이치로 지음, 박현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은 후 몇 가지 팁을 머리에 넣어뒀다.
그러고 나서 나의 첫 액션은 장지갑을 산 것.
책이 이처럼 재빠른 후속조치를 취하게 한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
내가 생각해도 조금 우습지만,
어쨌거나 책을 읽고는 당장 마음가짐을 가시적인 것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어쩌면 남들이 보기엔, 장지갑을 사고 싶은 마음에
핑계김에 구입한 건지도 모른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궁색한 변명이라도 대자면, 사실 나는 굳이 장지갑을 피하던 사람이는 것.
장지갑이 싫어서 일부러 작은 반지갑을 사용했다.
그건 돈을 철저히 가벼이 생각하려는 내 무의식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상하게도 돈 액수 같은 건, 비상하리만치 외우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암기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편도 아니다.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 따위는 약간 비상할 만치 머릿속에 오래 남으니까.
그러다 보니 돈을 모으는 데는 완전 바닥을 긴다.
이러다가 정말 노후엔 철저한 가난뱅이가 되겠단 두려움이 엄습하면서,
이 책을 잡았고, 결국 반지갑을 버리고 장지갑을 손에 잡았다.
물론 이 책에서는 지갑의 액수 곱하기 200배를 하면 미래의 연봉이라고 했다.
그러자면 엄청 비싼 지갑을 사야 하겠지만,
그 지점에서는 또 굳이 내 식대로 저렴하고 튼튼한 걸로. ^^
돈을 지나치게 가벼이 생각하는 나는, 나쁜 버릇이 있다.
내 지갑에 돈이 얼마 있는지도 잘 모른다는 것.
그러니 가장 먼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건,
저자의 말마따나 지갑을 잘 보살피는 것이다.
또, 내가 얻은 팁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500엔(원으로 생각하고) 짜리 동전은 무조건 쓰지 않는 것,
저금통에 들어가는 돈으로 생각하자는 것.
한 달에 두 번, 계획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인출하여
지갑에 넣어두고 쓰자는 것.
나야말로 돈을 조금 쓰자는 생각에서
조금 인출하고, 또 다음날 인출하는 우를 범하는데,
사실 이럴수록 돈을 적게 쓰기는커녕
내가 얼마나 쓰는지도 잘 파악 안 될 때가 있었다.
이 책은 책 가격에 비해 내용이 가볍다.
가벼운 책으로 만들어줬다면 별 한 개쯤 더 넣어줄 용의도 있다.
하지만 책 내용이 가볍다고 금세 잊혀지는 건 아니다.
말하자면,
내 지갑의 삶(?)을 조금은 급격하게 바꿀 수 있고,
어쩌면 내 경제적 삶도 서서히 나아질지 모를 거라 생각이 드는 책,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