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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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상황은 천주교 박해가 한창이던 시절.
읽고 싶은 책을 엉뚱한 제목 달아 소리 없이 주고받아야 하는 이야기를,
아이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재미있다며 단숨에 읽고 내려놓은 아이에게 꼬집어 물어보진 않았다.  

이 책의 놀라운 묘미는 이런 거다.
도저히 이해와 가늠이 안 되는 시대상을
아이가 가진 인식의 테두리 선에서 충분히 받아들여
책과 노닐 수 있게 한다는 점. 
책과 노니는 집이란 현판을 굳이 내걸지 않아도
아이들이 차가운 방바닥에 앉아서도
푹 빠져 읽고 내려놓을 수 있게 한다는 것.  

쬐끔 넓은 집으로 이사한 후, 아이는 제법 제목이 보이도록 꽂아놓은
책장 앞에서 틈틈이 노닐게 되었다.
이 아이에게 천주교 박해나 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은 전혀 없다.
하루 종일 책장 앞에 붙어 있을 수 있다면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온종일 뒹굴거리는 즐거움이 있을 터.
그럼에도 수학도 조금 공부해야 하고,
영어도 조금 들어야 하는 방학이 얼마나 성가실까.
이 책을 단박에 읽고 맛난 치킨 뒤끝처럼 입맛을 다시던 아이를 떠올리니
책과 충분히 노닐 수 있는 현실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씁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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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 딱 좋은 소품공예 32 - 클레이아티스트 신효진의
신효진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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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여름방학 숙제는 마냥 놀다가 나중에 혼쭐이 났다.
이번에는 좀 더 여유있게 해보자며 이 책을 사줬다.
물론 숙제고 뭐고 아이는 이 책을 보자마자 좋아서 펄쩍펄쩍.  

책에 나온 것들은 무척 쉬워 보인다.
그럼에도 무척 앙증맞고 똘똘해 보이는 녀석들이 많다.
실제로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아이가 뚝딱 만들어서
냉장고 자석이라며 이미 붙여놓은 것도 있다.
손재주가 별로 없는 편인데도 그럴 듯했다.  

이번 방학숙제로는, 하나의 컨셉을 세워놓고
예시로 나온 것들을 취합하고 응용해서 만들기로 했다.
내가 만들 것도 아니지만 아이가 열성을 보이는 걸 보니
제법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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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오르간 연주곡집 - 전례시기별
정지련 지음 / 상지원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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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아무런 가감없이 정말, 쉬운 오르간 연주곡집, 이다. 
당장 쓸 수 있는 곡들이 많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  

하지만 손건반이 너무 쉬워서 아쉽고,
발건반을 쓰는 곡들이 대부분이라 아쉽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면 오르간 반주를 겁없이도 시작할 수 있겠다.
그것도 장점이라면 장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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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간 연주법
폴린 리들 지음, 배동선 옮김 / 요단출판사 / 199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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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간 반주를 시작하면서 맨 처음 구입한 책이다.
단행본이라기보다는 소책자 같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오르간을 전혀 모른다면
이 책을 한 번 훑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오르간이 앞에 있다면 한 번씩 탑을 눌러보면서 익히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대강의 오르간 내용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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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의 비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추지나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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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장편도 좋지만 단편이 훨씬 좋았다.
경쾌한 스토리의 흐름 속에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사유가 번쩍이며
시선을 멈춰 세운다. 
원래 단편은 그래, 라고 말하기엔 많이 아쉬운 것이, 
작가의 단편이 그 누구의 이야기보다 산뜻하고 명쾌하며
아름다웠던 것이다.  

모든 단편이 좋았지만, 딱 하나의 단상을 짚자면,
안녕 기리하라씨, 의 할머니.
내게도 할머니가 있었다.
무척 건강하고 활달하며 목청이 청청한 할머니였다.
한데 할머니는 손자손녀들이 커가면서 점점 멀어져갔다.
같은 집 안에 살면서도 할머니와 오손도손 얘기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할머니는 밖으로 돌아다니는 식구들과 함께 사는 이유로
식구들과 얘기하기보다는 텔레비전 앞에 앉아 계시는 시간이 많아졌다.
가족 구성원 누구든 외로울 수 있다.
하지만 할머니는 늙어가는 시간 속에서
그 외로움의 두께가 훨씬 두꺼웠을 것이다.
안녕 기리하라씨, 에서는 오래 전 나의 할머니가 있었다.
점점 귀 어두워지고 눈 깜깜해지지만
기억과 생각은 날이 갈수록 또렷해지고
외로움은 휘장처럼 둘러지는 시간 속의 할머니.
이제 와서야 그 모습이 그리 나와 다르지 않은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흐르는 것이므로.  

미야베 미유키의 아름다운 단편은 솔직히 의외였다.
사건을 파헤치면 어김없이 나오는 추악한 사람을 거침없이 다루던 작가라는
선입견이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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