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선생 노릇을 했다고 - 아이들을 살리는 이오덕의 교육 이야기
이오덕 지음 / 삼인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이오덕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후, 선생님께서 손수 엮어놓고 미처 세상에 내 놓지 못한 원고 뭉치를 엮은 것이다. 긴 기간동안 쓴 글을 모아놓은 것이라 몇몇 표현과 어법들은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쓰기'와 '우리 말 살려쓰기'에 제시된 것과 배치된 것도 있어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손질을 보고 계셨던 것으로 보이는데 엮은이는 그러한 잘못된 표현들을 선생님의 뜻에 맞게 수정하여 책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그런만큼 책은 굉장히 쉬이 읽힌다.

오랜기간 쓴 글을 모아 낸 것이라 책에서는 비슷한 취지의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때문에 솔직히 말하자면 다소 지루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 교육을, 그리고 우리 사회를 조금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시려던 선생님의 노력이 조금더 절실하게 느껴졌었고, 아울러 우리 교육현실이, 아니 오늘의 우리 사회 병폐가 그때나 지금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사실이 나로써는 꽤나 충격이었다.

책의 부제는 '아이들을 살리는 이오덕의 교육 이야기'라고 되어있지만, 책은 단순히 교육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어떤 것도 교육과 연관되지 않은것이 없어서 그런것인지는 몰라도, 나는 선생님의 교육 이야기가 외려 사회와 정치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에 관한 이야기로 들렸으며, 때문에 선생님의 따뜻하지만 날카로운 질책과 주장들은 나를 정말이지 너무도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부끄러움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그러한 주장들을 다른 누가 아닌 선생님 스스로가 너무도 잘 지키고 사셨다는 점에 있는 듯.

'아이들을 죽이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선생님이 제시하신 해결책은 너무도 당연하기에 우리 모두가 어찌보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덕목들이다. 하지만, 우리 또한 그 잘못된 세상에 많든적든 일조하고 있기에 그 당연한 덕목들을 실천하며 살기는 너무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역설적으로 그러한 이유로 우리의 아이들, 그리고 우리의 교육-단순히 학교교육 뿐 아닌 가정교육, 그리고 사회적 교육-은 오늘날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이며, 때문에 허구헌날 입시네 자살이네 사교육이 어쩌네 하는 이야기로 가득 채워지는 우리의 '교육'을 보면 희망보다 절망만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어쨌건 선생님같은 분이 있으셨기에, 그리고 '아이들'이 있기에 이 땅에 희망이 없다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찌보면 우리 모두 교육자이고 학생이기에 이 책을 단순히 교사에게'만' 추천하는 것은 아쉬운 일일 것이다. 때문에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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