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7일 저녁 7시 30분, 대전 문화 예술의 전당

대전 문화 에술의 전당, 작년에 개관한 깨끗하고 규모 큰 공연장이다. 조수미를 비롯해 유명한 사람들이 개관 기념 공연을 하고 갔는데 그 때만 해도 문화생활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_- 지휘자 함신익을 영입한 대전시향의 수준도 상당하다고 하던데 다음엔 꼭 가 볼 참이다. 10월엔 지휘자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의 공연이 있다. 관람료가 무척 비싼데도 늦바람이 무섭다고 많이 고민 안하고 덜컥 예매를 해 버렸다. 물론 R석, S석은 너무 비싸서 인터넷 예매 20% 할인을 받아 A석으로 하긴 했지만 ㅎㅎ 

아! 장한나 내한 공연 얘기인데 서론이 길었네..

드디어 그녀를 만나러 간다. 이른 저녁을 먹고 준비를 한다. 반바지만 입다가 오랜만에 남색 면바지를 꺼내고, 티셔츠만 입다가 오랜만에 남방을 꺼낸다. 옷을 다 입고 거울을 한 번 본 후 운전을 해서 약속된 장소에 간다. (선보러 가냐? ^^;)



 

 

 

  이름 : 장한나
  생년월일 : 1982년 12월 23일수원 출생
 악기 : 과다니니 (1757년 제작)
활동 : 1992년 월간음악 주최 전국 콩쿠르 1위
           1994년 10월 제5회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국제 콩쿠르 최연소 대상, 현대음악상 수상
           1997년 에코 클래식 음반상 올해의 영 아티스트 선정
학력 : 미 하버드대 철학 전공
좋아하는 음악가 : 하이페츠(Jascha Heifetz), 루빈슈타인(Anton Rubinstein),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주요앨범 : 1995년 데뷔앨범 , 2000년 <The Swan>, 2003년 <Prokofiev>외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Gyorgy Ligeti Sonata for Cello solo, Johann Sebastian Bach Suite No 5 for Cello Solo BWV 1011, Benjamin Britten Suite No 1 for Cello Solo Op 72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그래도 귀에 익은 악장이 있었으나 리게티와 브리튼의 곡들은 쉽지 않았다. (실은 이 두 작곡가의 이름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 하지만 역시 연주자의 실력을 믿고 가 볼 만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양미간을 찌푸리고 때로는 거친 호흡 소리도 내뱉는 열정적인 연주를 보여 주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협주곡을 연주하는 모습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앵콜도 두 곡이나 했는데 그걸 위해 계속 박수치느라 쪼금 힘들었지만 ^^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번 공연의 홍보 문구에 '천재 소녀에서 진정한 연주자로'라는 말이 있었다. 10년 전 데뷔할 때의 귀여운 모습이 이제는 스물셋의 어엿한 아가씨가 되어 있었는데 비단 외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계속 성숙해 가고 있으리라. 장한나, 그녀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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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8-1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한나양의 첼로 소리를 들어본 적이 한. 번. 도 없네요. ^^; 슬라바 할배를 별로 안 좋아하다보니 그 가지들에게도 손이 안 가는 건지. 작년에 그라모폰이 선정한 올해의 협주곡 음반이 그녀의 프로코피에프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인걸 보니 괜찮을 것 같게도 한데 나중에 들어봐야겠습니다. 하여튼 부럽습니다. =)

머털이 2004-08-1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매너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이 기회에 님께서 추천하신 Fournier 음반을 들어 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

Fithele 2004-08-22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한나의 강점은 역시 큰 손이죠 ^^ 95년에 드레스덴이랑 하이든을 협연했을 때 보니까 첼로를 뒤덮는 손밖에 안 보이더군요. 첼로 파트 수석이 그녀를 정말 뚫어져라 쳐다보던 게 기억에 남네요. 잘 모르는 우리 관객들에게도 신기하지만 프로에게도 무쟈게 신기했었나 봅니다. 그때 파란 드레스 입고 깜찍하게 인사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사진을 보니 완전히 참한 아가씨가 되었네요.

머털님 서재엔 글을 처음 쓰는 것 같군요. 저도 대전 산답니다. 이번달에 돈 쓸일이 너무 많아서 공연은 엄두도 못 냈는데, 빚을 내서라도 갔어야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머털이 2004-08-2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모르겠네요 ^^; 님 서재에 보니 피델이라고 쓰셨던데 그럼 피델님이라고 할게요.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뵈요.

BRINY 2004-08-23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내일 서울로 보러갑니다.
첼로 독주회는 처음이라서 어떨까했는데, 기대 많이 해도 되겠네요.

머털이 2004-08-2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처음 뵙는군요. 반갑습니다. :)
공연 끝나고 나오는데 어떤분이 이렇게 얘기하시던군요. 대중성보다는 예술성과 작품성이 강한 곡들이었다구요. 그만큼 쉽지는 않았다는 뜻이겠죠 ^^ 저도 비슷한 느낌을 조금 받았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님께서도 꼭 공연 후기 올려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