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오딧세이
진회숙 지음 / 청아출판사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클래식에 관심은 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한 게 사실이다. 바로크, 고전, 낭만파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들로는 누가 있으며 그들의 어떤 곡이 유명한지, 또 그 곡들을 어떤 지휘자와 어느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것이 유명한지 등등 클래식 음악에 조금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겁이 나기도 한다. 처음엔 나도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책, 즉 흔히 말하는 클래식 입문서를 원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러한 것들은 중고등학교 음악 참고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으며 요즘같은 시대에는 조금만 품을 들여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된다. (이럴 땐 지식 검색 네이 ㅂ가 참 유용하다) 또 그러한 내용이 활자로 된 책으로 되어 있다면 읽다가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부제가 얘기하는 그대로 '한폭의 그림 보듯 클래식을 그려 놓은 음악 에세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곡의 형식이 어떻고 악장의 구조가 어떻고 하는 식의 곡목해설을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약 스무편의 대표적인 클래식 곡을 선정하고 각각의 곡에 대해서 한 편씩의 에세이를 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각 에세이마다 강한 인상을 주는 작곡가의 초상화로 시작을 하고 곡에 대한 부제도 달아놓았다. 주목할 것은 음악평론가답게 각각의 곡과 작곡가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기본이고 그 음악이 주는 느낌이나 시대적 배경과 어울리는 다른 여러 문화 장르를 예로 들며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술에도 문외한이었던 내가 캐테 콜비츠를 알게 되었으며, 뭉크의 그림을 보게 되었고, 로댕의 작품에는 생각하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술뿐만이 아니다. 절묘한 부분에서 톨스토이와 괴테가 등장하고 동양시인 이태백도 만날 수 있다. 정치적 인물 히틀러도 나온다. 또한 유럽을 대표하는 각 도시의 아름다운 풍광에 관한 생생한 묘사를 통해 다음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러한 점들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이런 글쓰기가 가능한 것은 작가 자신이 유럽에서 직접 겪은 체험들을 자산으로 삼아 서로 다른 것들로부터 공통점을 찾아내고 엮어내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다른 클래식 입문서들보다 이 책을 먼저 읽게 됨으로써 클래식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시간을 좀 둔 다음 한 번 더 읽어볼 참이다. jinodyssey.co.kr에서 음악도 같이 들어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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