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키스의 전주곡 (1992)   출연: 알렉 볼드윈, 멕 라이언

 줄거리 :  두 사람의 결혼식 날, 어떤 노인 (시드니 워커)이 나타나, 신부에게 키스를 청한다. 그러나, 키스를 하는 순간 리타 (멕 라이언)와 노인의 영혼이 바뀌어 버린다. (중략) 그들은 기억을 더듬어 리타는 아무 걱정 없는 노인을, 노인은 리타의 젊음과 생명력을 얼마나 부러워 했었는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다시 간절히 예전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한다... 노인도 더이상 오래 산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리타도 그 경험을 통해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치유되었다.

이 영화를 보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줄거리를 보니까 TV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잡지에서 어떤 사람이 쓴 글을 보았는데 할인마트에 갔다가 굉장히 귀여운 어린 꼬마를 보고서 이 영화가 생각이 났다고 한다. 그 아이와 자신의 영혼이 뒤바뀐다면? 그래서 '지금 갖고 있는 지식과 기억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면'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의 기억과 정신연령을 가지고 중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좋겠다 하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후회를 하지 않도록 이것저것 해 보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 때무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아직도 내일이 당장 시험인데 국어, 국사 같은 과목을 하나도 공부 하지 않아서 놀라는 꿈을 가끔 꾼다 --; 대학 때는 오히려 열심히 공부 하지 않은 것을 지금 와서 후회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내 삶의 주인으로서 내가 능동적으로 주도한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전에 술자리에서 어떤 형에게 이런 얘길 했더니 과거로 돌아가면 오히려 불행해질 거라고 한다. 왜냐고?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이니까. 하긴 그 때 그렇게 재미있었던 친구들과의 이야기며 놀이가 지금 다시 한다면 별로 재미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 나이 때 했던 고민과 지금 하는 고민도 많이 다를 거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맺은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 동안 실패와 좌절만 겪었던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로 인해 신나고 즐거웠던 일들도 많지 않았는가. 또 힘들고 고통스럽고 후회되는 일들은 그만큼 나를 단련시켜 왔을 것이다. 그런 경험들이 없었다면 "사람은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 착함을 지키기 위한 강함도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라는 전우익 선생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