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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
과학아이 글, 엄영신.윤정주 그림 / 창비 / 2000년 2월
평점 :
동네 아이들(3학년)을 모아놓고, 함께 책 읽고 이야기하는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짬짬이 발표력 기르기 위한 훈련을 하는데,
다음주에는 '내가 읽은 책'을 주제로 해서 준비를 하기로 했어요.
읽은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그것에 대해서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죠.
꼭 독후감 형식으로 발표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책을 읽은 다음 하고 싶은 말들을 하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선택한 책이 바로 이책, '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라는 책입니다.
며칠동안 읽고 또 읽더니, 원고를 썼다며 봐달라고 가지고 왔습니다.
물론 내용은 수정할 곳이 여러곳 있었지요.
"여기는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나와 있지 않잖아.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야?" 했더니만
금세 눈물이 글썽글썽하더니 말을 못하네요.
혹시 내가 꾸중하는 것으로 느껴져서 그런가 하고 봤더니 그게 아니더군요.
"고래가... 너무 불쌍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흑흑"
품속으로 파고 들더니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엄마... 고래를 돕기엔 제가 너무 작은거 같아요."
상업적 고래사냥을 하는 이들, 환경파괴... 이런 큰 힘들과 싸워 이겨야한다는 사실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버겁고 안타까운 모양이었습니다.
아이의 안타까운 마음이 저에게도 전해져 마음이 짠 하더군요.
그래서, "고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지 인터넷에 찾아볼까?" 했더니만
열심히 뒤지고 읽고 하면서 원고를 마무리 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많은 아이들이 이같은 마음을 가지고
고래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