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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B. It (Paperback)
사라 윅스 지음 /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 2005년 10월
평점 :
몇년전 번역서로 읽으면서 무척 좋아했던 책이어서,
원서 읽기를 시작하면서, 꼭 이 책을 다시 찾아보고 싶다...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원했으면서도, 손에 넣고 난 후에는 금방 읽게 안되더라구요.
아마, 내용을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이었겠지요?
이번에 발목 다쳐서 꼼짝 못하고 있으면서, 기회를 삼아,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었던 기억으로,
읽으면서 진도가 잘 안나가지 않을까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이 책은 참 수월하게 쭉쭉 읽혀나갔습니다.
사용하는 단어가 그리 어려운 것이 많지 않고요,
문장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으며, 경쾌하다고 해야할까...
읽어가면서 힘겹다고 느껴지지 않고, 흐름을 따라가기 쉬운 책이었습니다.
내용은 물론, 기대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번역서로 읽었을때와는 느낌이 또 완전히 다르고, 더 가슴 가까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주인공 아이 Heidi의 기분과 느낌.... 즐거움과 안타까움, 나름의 합리화 등등이
호소력 있게 다가왔고,
마치 끝을 모르는 양, 쉴 새 없이 책에 끌려갔습니다. 손을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오디오북을 듣다가, 소리 내서 읽다가...를 반복하다가,
나중에는 막 엉엉 울었습니다. 아무래도 소리내서 읽으면 감정이 더 북받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침 집에 아무도 없어서 더 편안하게 울었네요.
정신지체아인 엄마, 광장공포증으로 집 밖으로 한발짝도 못나가는 이웃집 아줌마 버니
(하지만, 원래는 한 집이었던 아파트 구조때문에, 중간 문을 뜯어내고 한 집처럼 살아가죠)
이 두사람과 살던 열두살 주인공 하이디는, 어느날 엄마의 몇개 안되는 단어들 중에
의미를 알 수 없는 soof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마음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줄거리는 더이상 적지 않을게요,
더 이상 쓰면 스포일러가 되니까 재미도 떨어지고요... ^^;;;
웬만하면, 제가 책소개를 할때면, 번역서 미리보기를 링크 거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안했습니다.
번역서를 다시 보니 좀 기분이 나빠지더라구요.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는 결론 부분을 미리 부각시키고,
심지어 책 뒷표지에 가장 중요한 파트를 다 적어놓았지 뭡니까!
이건... 책을 읽는 사람들에 대한 매너가 아니라고 보였어요!!!
마치, 영화 보러 가려는데, 영화 결론을 미리보기로 보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요...
번역서 보지 마시고, 반드시 원서로 보세요~
내용 중에 한 부분을 소개할게요.
엄마는 모든 색을 다 Blue 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하이디는 문득 생각합니다.
엄마가 가진 단어수가 얼마 안되는 것처럼, 엄마는 색도 정말 구별 못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슬픈 일인거죠. 세상에는 분홍, 노랑, 보라 등등 예쁜 색이 참 많은데요.
하지만 곧 이렇게 생각합니다.
But I knew Mama loved me even though she didn't have words to tell me, so I decided the same thing was true of the colors - just because she didn't have words for them didn't mean she couldn't see them.
물론 그 뒤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만, 여기까지만.... ^^
오늘부터 이 책은, 저의 완소북 Top 5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꼭 다시 읽고 싶고요,
아이들과도 꼭 북클럽을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강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