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책은... 앞서 지어진 뉴베리 아너 작품
"Long Way from Chicago"를 먼저 읽은 후에 읽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 이야기는 같은 할머니를 중심으로 쓰여진 이야기이고,
먼저 쓰여진 책은, 뉴베리 아너를 받았고,
이 책은 뉴베리 메달을 받았습니다.
책 소개하는 많은 분들이, 이 책보다는 honor를 받은 전작이 더 좋다고들 많이 하셨는데,
두 권을 다 읽어보고나니, 전작보다는 이 책이 더 짜임새 있게 느껴졌습니다.
가슴에 와 닿는 부분도 많았고요...
첫번째 책은, 주인공이 Joey라는 9살 소년이었고,
여동생과 함께 15살이 될때까지 매년 여름마다 일주일씩 할머니댁을 방문하는 에피소드로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이야기는 큰 개연성이 없이, 별도의 이야기로 읽어도 무방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들면서,
더이상 할 이야기를 어디서 찾아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같은 방식을 기대했던 저에게, 다른 방식으로 다가왔습니다.
1937년 미국대공황기에,
아버지가 직장을 잃어 아파트를 비워야하게 된 상황에서,
여동생 Mary Alice는 시골 할머니댁에 가게 됩니다. 늘 함께 가던 오빠는 서부에 나무심는 일을 하러 가 있었고요...
도시의 깍쟁이 여고생이 부득이하게 1년동안 할머니와 살면서, 촌동네 작은 학교에 다니는 이 이야기는
물론 챕터가 나뉘어져 있지만,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전체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집니다.
할머니는 여전히 엽기스럽지만,
16살이난 된 Mary Alice는 할머니를 전보다는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요,
숨어있다가 언뜻언뜻 보이는 할머니의 애정에 가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언제나 퉁명스럽고, 무뚝뚝하고, 거대한 할머니는
세상에 배타적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적재적소에서 사람들을 돕고
자신이 가진 정의 기준에 따라 일관성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0원에도 덜덜 떠는 할머니는 크리스마스에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사람이지만
뜻밖의 선물로 독자까지 감동시키기도 하고
할머니와의 생활이 힘겹기만 했던 메리 앨리스는
일년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할머니와 계속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할머니를 사랑하게 됩니다.
시골에서 나오는 단어들이 제게는 좀 익숙치 않아서 은근 괴로운 면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을 극복하고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메달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고요... ^^
시골 노인들의 비문법적인 문장들이 좀 거슬릴 수도 있지만
은근 유용한 표현도 많이 나오더라구요. (저에게는 말이지요..)
나중에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책입니다.
다시 읽으면, 더 씹어먹을만한 것이 있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