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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외딴방은 바이올렛 이후 두번째로 접한 신경숙님의 작품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우울하고 슬픈 분위기의 한국문학은 접하지 않으려던 나였기에 이제서야 외딴방을 읽게 되었다.
누군가 신경숙을 회색빛 작가라고 칭했었는데, 그 말은 참 적절한것 같다. 외딴방 곳곳에서도 우울하고 침울한 회색빛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회색빛 속에서도 빛나는 여명을 보았다면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
작가는 이 글을 사실도 픽션도 아닌 그 중간쯤의 글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이 문학이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도 이야기한다. 결과를 알 수 없어 두려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보이는것 같아 나는 처음부터 고백하는 듯한 이 글이 좋아졌다.
이를테면 이것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 외딴방에 가둬두고 꺼내지 않았던 그녀의 과거를 그녀는 힘겹게 토로하고 있었다. 열 여섯에 서울로 상경했던 이야기를. 공장에 다니면서 산업체특별학급에 다녀야했던 이야기를. 그리고 외딴방에서 만난 희재언니 이야기를.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70년대 후반, 80년대 초의 우리나라의 현실은 암담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고, 노동자의 권리는 지켜지지 못했다. 그런 회색빛 암울한 현실을 10대 소녀로 맞아야했던 작가는 그래도 꿈을 잃지 않았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빛을 본 것만 같았다. 그리고 작가의 글에는 가족이 있었고, 화해가 있었고, 용서가 있었기 때문에 마냥 회색빛은 아니었다.
오히려 소설을 쓰는것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진실을 외면할 수 없을테니까, 자기자신을 속일 수는 없었을테니까.. 작가가 얼마나 힘겹게 글을 쓰는지 알 수 있었기에 나 역시 이 글에 애착이 생겼다. 외딴방은 더이상 외딴방이 아니었다.